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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학교 친구가 유서를 썼습니다. 친구의 억울함을 밝힙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4962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isk
추천 : 3
조회수 : 67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3/05 15:40:54
지금 고 3인 학생입니다. 학교 친구의 억울한 심정을 밝히고자 용기내어 판에 글을 씁니다.
사실 저희반이나 옆반에 판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저인걸 바로 알아챌 거라고 생각해요.
이 글로 인해 혹시라도 파장이 생길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해요 저에게는...
제발 이 글 묻히게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도와주세요...
 
 
 
 
 
 
 
 
 
같은학교 친구가 오늘 유서를 쓰고 조퇴를 했습니다. 저와는 작년에 같은반, 올해 옆반인데요.
조퇴를 하고나서야 유서가 발견돼서 담임선생님이 속이 터지시는 모양이시더군요.
담임선생님께서 올해 부임하신 분이라 아직 이 친구를 잘 모르십니다. 선생님들끼리 비상사태 걸렸습니다.
 
이 친구가 몸이 아주, 아주아주 나쁩니다. 심한 빈혈? 지병? 그런 게 아닙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바로 발작이 일어납니다. 잘못하면 저세상 문턱을 밟을만큼 심합니다.
지능이 초등학교 2학년 수준에 멈춰있는데다가 호흡기 쪽도 좋지 않은 걸로 알고있습니다.
하도 몸이 좋지 않으니 별 생각 없이 조퇴 허락하신 모양인데 집에 안들어갔답니다.
 
왜 아이들이 이 친구를 놀리는 줄 아세요? 단지 뚱뚱하고 지능이 낮아서 그렇습니다.
앞에서 대놓고 놀립니다. 냄새나는 돼지x이라고 마구 비웃고 책상에 낙서를 하고 분필가루를 텁니다.
그래놓고 재밌다고 낄낄댑니다. 더합니다. 들켜서 혼나면 왜 혼나야되냐며 침을 뱉고 돌아나옵니다.
 
어느날 울면서 조퇴를 하길래 왜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자긴 가만히 있었는데 너무 억울하다면서
차곡차곡 가방을 싸더군요. 잘 보니까 책상에 매직으로 <xx이 의자는 90kg> <돼지x 꺼져>
등등 참 말도 못하게 악의적인 낙서가 가득하더군요. 보다못해 제가 지우개로 다 지웠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선 영문을 모르시길래 저랑 친구가 살짝 귀띔해드리니 종례시간에 말씀하셨습니다.
 
얘 잘못하면 정말 죽는다고. 너희 살인자 된다고. 선생님도 힘들긴 마찬가지라고.
그래도 같은 반 친구니까 선생님이 부탁한다고 제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참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애들 반응이요?
그 돼지x이 죽든말든 내 알바냐. 그런 x은 죽는 게 도와주는 거다.
 
전 수학여행을 가지 않았었는데, 수학여행 갔었던 친구 말이 더 가관이더군요.
 
 
ㅡ애들 그때 술담배 장난 아니었다. 담배 한개비 돌려피다가 마지막에 필터 빠는 애가
담배연기 불어넣은 술 마시는 게임을 했는데, 그 때 xx이 옆에서 자고있었다.
몸 안좋은 거 알면서 그러는거 보니 내가 다 화가 나더라. 게다가 xx이 가방에 과자같은 게
있었는데 xx이 자는 거 확인하더니 전부 뒤져서 말없이 다 빼먹었다.
 
 
이런데 친구는 말도 못합니다. 보복당할까 두려우니까요. 소위 노는 애들이라 말을 못하니까요.
저도 혼자선 말할 용기가 없습니다. 제 친구 여자이긴 해도 운동했던 친구라 싸움 잘하고 인맥 넓어요.
그런 애도 말을 못해요. 다수에 의해 소수는 묻혀도 괜찮다고 그간 쭉 배워왔으니까요.
특히 저 과자 뺏어먹은 애중에 평소에 그 친구를 위해주는 척 하던 아이도 껴있었다는 데 충격받았습니다.
 
보다못한 저랑 제 친구들이 xx아 애들이 뭐라고 하면 일러도 되는거라고, 화 좀 내라고도 해보고
같이 밥먹자고 몇번이나 말을 붙여봤지만 그저 말없이 고개 숙이고 밥도 잘 안먹더라구요.
 
그러다가 그러다가 오늘 유서를 쓰고 조퇴를 했답니다.
맥이 탁 풀리더군요. 종례 직전에 그소리 듣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엄마 아빠 정말 죄송한데 저 살기 싫어요 죄송해요... 그렇게 적어놓고 사라졌댑니다.
 
웃으면서 그 소식을 전하던 C군. 꼴에 유서씩이나 쓴 게 웃기다던 P군.
앞장서서 xx이를 괴롭히고 욕하고 비웃었으면서 막상 그 소식을 들으니 어머 뭐야, 불쌍하네~ 라고,
뭐냐며 태연히 말하던 세 명의 K양, 두 명의 L양, S양, J양, H양, P양, Y양 등.
그 외에 그런 괴롭힘이나 욕설을 묵인하고 오히려 동조하며 웃어대던 수많은 클래스메이트들.
 
저 역시 힘이 없어 안타깝게 바라보기만 했던 잠재적인 살인자일 지도 모릅니다.
제 친구들도 마찬가지고, 딱히 그 친구를 위해 해준 게 없던 학교도 마찬가지일 지 모릅니다.
 
하지만 자꾸만 억울한 심정이 듭니다. 그 친구가 죽었을 때 과연 몇 명이나 진심으로 애도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들이 과연 자신이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과를 전할까요?
 
아뇨, 전 2년간 저들을 지켜봐왔습니다. 저들은 반성하지 않아요. 없던 일처럼 잘 살겠죠.
자기 손으로 죽인 게 아니거든요. 그냥 놀렸을 뿐인데 자기 멋대로 피해자 흉내낸다고 둘러댈 거거든요.
그런 게 있었나? 그렇게 잊어가겠죠. 선량의 가면을 쓰고 사회로 나가면 모든 게 없던 일이 될거니까요.
 
저들을 증오합니다. 저 자신도 물론 증오해요. 제가 조금만 더 도왔더라면 괜찮지 않았을까...
그 친구에게 편지를 썼는데 반 년이 지나도록 전해주지 못했던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정말로 무사했으면 좋겠어요. 어서 부모님이 그 친구를 찾아서 집에 잘있었으면 좋겠어요.
내일 학교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됐는지 몰라서 발만 동동 구릅니다.
 
친구 무사히 돌아오면 판 다시 한 번 쓸게요. 혹시라도 그 친구 잘못되면 실명 다 까발릴겁니다.
억울하게 당하고만 사는 그 꼴 못보겠습니다. 이제 용기내서 소리지르고 욕해줄겁니다.
 
저도 그냥 조용한 성격이란 이유로 놀림받고, 뒤통수에 수건 맞은 적도 있어요.
그 심정 너무 절절하게 와닿아서 제가 다 눈물이 나는걸 어떡하나요.
 
도와주세요. 묻히지만 않게 도와주세요. 실질적으로 지금은 아무것도 못할지 몰라도 묻히지만 않게해주세요.
그 친구한테 못전한 편지 전해주고 싶고, 나도 그런 적 있었다고 얘기하면서 조금이라도 학교생활 나아지게
도와주고 싶은데 왜 진작 그러질 못했는지 후회하고 있어요. 제발 무사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글 보고있을 인간말종 쓰레기들아.
 
사람 하나 죽이고 나니 속이 편하니? 내일 무사히 학교 오면 허세라고 지껄이면서 또 반복할거니?
마음이 죽었다. 너희 때문에 그 착한 애가 아무도 못믿고 마음을 죽였다.
몸이 죽은 것보다 더 힘든 게 마음이 죽은거다. 그게 너희때문이다 이 쓰레기같은 새끼들아.
죄책감이라곤 눈곱만큼도 못느끼겠지. 상관없어. 내가 대신 까발리고 다닐테니까.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빌어라. 제발 무사히 돌아와달라고 빌어라.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너희가 인간이란 증거라도 보여라. 내가 이렇게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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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에서 퍼왔구요 정말 글 읽으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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