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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광장
게시물ID : phil_148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임오유
추천 : 0
조회수 : 42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2/03 13:02:55
노인들의 정보에 대한 취향은 뭔가를 선택하게 될 때 마이너한 소스에서 나온 쪽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
물론 그게 자기랑 정서적으로 더 가까움

문자로 오는 메시지의 정보를 더 잘 믿거나, 아는 사람의 말인'백수오가 몸에 좋더라'라는 같은 정보를 믿음.

노인의 머리에 입력된 단편적인 이런 정보를 누군가 뒤집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함.

암에 걸려 죽는 순간에도 병원에서 정상적인 치료를 안받으려는 고집을 피우는 경우도 이런 정보를 취득한 경우.

노인들은 '공신력'과 이를 얻기위한 수단과는 무관한 세계에 살아가고 있음. 

한마디로 문제를 철저히 자기 중심적인 밀실의 세계에서 접근함. 

그리고 어떤 문제가 생기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함.

나는 노인들이 살아왔던 시대랑 지금 벌어진 사건이 광장을 배제한다는, 비슷한 성격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함.

그리고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인 습성은 명시적이지 않게 후대로 계승된다고 봄. 

가령, 우리네 부모님 세대에게서 흔히 듣던 말들을 떠올려보자. 쓸데없는 일 말려들지말고 공부나 해라 거나. 돈이 나오나 쌀이 나오냐 같은 류.




이게 구체적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의 차이를 보이게하느냐? (사회에 대해서 개인으로서 접근하는 관점과 광장에서 접근하는 관점.)

국회의원들 중 지역구에서 몇선 연거푸하는 사람들을 보면 일부는 대체로 입법 활동을 활발히 한 사람이 아님.

동네 사람들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예산 끌어오는 사람임. 토목 사업을 활발히 하고 땅값 올려주고.

입법 활동 열심히 해서 어떤 법안을 통과 시켰다고 하자. 

그리고 이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이나 고용안정에 아주 유의미한 법안이라고 하자.  

동네 사람들 반응은 "당장 내 손에 뭐 떨어지는 것도 없는데 그까짓 게 무슨 소용인가?" 임. 

그런데 이런 이들을 당선 시켜놓으면 사적인 밀실의 영역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공적 영역을 팔아먹는 일이 발생하게 됨. 그 피해는 모두의 것임.

엘시티 사건이 그런 사례라고 생각. 해운대 앞바다를 특정인이 가지는 소유물로 만든 것. 

덕분에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붙겠지만 그것은 공공의 영역을 점유한 댓가임.

하지만 이런 이들의 입장은 '나에게 벌어지는 피해가 아니면 된다'임. 

지금 노인들 입장에서 앞으로 살아갈 이들이 가질 공적인 영역이 자기가 팔아먹을 자산보다 가치있게 여겨질 리가.


보스 중심의 정치 구도나 지역주의도 여기(개인입장으로서 접근하는 이들의 원을 들어주는 정치)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함.  

낡은 정치를 벗어나야한다는 구호는 구호일 뿐 정치인들이 행하는 구체적인 행동은 이렇듯 실질적으로 개별 유권자들이 어떤 입장에서 접근하는가에 의존하게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함

결국 정치를 변화시키는 힘은 누군가의 구호에서가 아닌 광장을 복원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봄.

그리고 지금 우연찮게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음. 



참고로 여기서 '광장'은 직접 민주주의라는 의미보다는 밀실이 내포하는 바와 반대되는 개념임. 소설 광장이 의미하는 바를 떠옴.  

세월호에서 출발한 상황은 다음 부터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심정을 사람들에게 심어줌. '나는 그런 일 당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자신을 비롯한 타인에게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가 연장이 된 것이 지금 정치 상황이라고 생각함. 

물론 금리 오르면 아파트 값이라는 개별화된 개인이 닥친 거대한 밀실의 정치 상황 앞에서 또 사람들의 입장이 어떻게 될지 모름. 
개인에게 있어 언제든 개발독재의 과거로 회귀할 수 있는 탄성을 보이는 지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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