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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고등학생 연구에서 발생한 IRB 문제
게시물ID : sisa_11400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rinus
추천 : 19
조회수 : 3814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9/09/11 11:26:31
김현조군과 조민양이 각각 고등학교때 썼던 논문 때문에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IRB 문제 관련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래, IRB 안 받았다는 글에 댓글도 달긴 했었는데...)

혹시, 뭘 안다고 IRB에 대해서 이야기 하냐고 하실까봐...
현재 근무하는 기관에서 IRB 심의 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글이 길어서 아래 요약 적어놨으니 그거만 보셔도 됩니다 ㅎㅎ)

먼저, 조민 양의 논문 입니다.

해당 논문이 병리학회지에서 철회된 결정에 주된 사항 중 하나가 IRB 허위 기재 입니다.

해당 논문의 방법에, 이 논문은 단국대학교병원의 IRB 승인을 받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 The study was approved by the Institutional Review Board of Dankook University Hospital.)

허나, 장영표 교수가 IRB 심의를 받지 않고 그냥 이런 문장을 적었고, 
중대한 위반 사항입니다. (대개, IRB를 받은 경우 해당 IRB 승인 번호도 함께 적습니다..)

왜 안 받으셧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 그냥 귀찮아서? 혹은 조민 양이 1저자로 실험을 하다보니 IRB 절차를 하는 것이 복잡해서 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견 이상의 교수들은 대개 IRB 초기 심의나 중간 보고, 결과 보고를 직접 쓰지 않고 주니어 교수나, 전임의 전공의, 혹은 연구원들을 시키죠.

이 과정에서, 외부에서 온 고등학생이 시행한 연구라 IRB 심의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이 절차를 몰라서)

나중에 논문 작성 과정에, 해당 교수가 

"IRB는?" ==> "안 했는데요..." ==> "그냥 했다고 써"

이런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아쉬운 것은, 조민 양의 연구는 과거에 모아둔 검체를 가지고 분석을 하는 연구였기 때문에

IRB 신속 심의를 통해 심의 면제로 통과, 그리고 서면 동의서 불필요 과제로 처리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몇가지 서류 절차만 했으면 간단한 일이었을텐데 좀 아쉽죠.


연구 과정에서 연구에 혈액과 의료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연구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미 과거의 일이어서 이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요)



다음으로, 김현조 군의 연구 입니다 (포스터 발표만 한 걸로 되어 있어서 연구라고 쓰겠습니다)

이 연구는, 애초에 IRB 위반이 아닙니다.
IRB자체를 받지 않아버린 거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IRB 를 받고 시행했어야 하는 연구에 IRB를 안 받은, 더 큰 문제입니다.

해당 연구는 1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2가지 방식의 기구를 적용해 비교한 연구입니다.


당연히, 해당 성인 피험자에게 동의서를 받고 연구를 진행해야 하고요,

이 동의서는 IRB 승인을 받은 동의서를 사용해야 합니다.


IRB가 애초에 이런거 하려고 만들어진 기구 입니다.

연구자가 동의서 없이 연구를 하거나, 혹은 동의서에 위험에 대한 내용을 빼고 썼거나, 혹은 경제적 이득이나 취약한 피험자가 강압에 의해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요.


해당 피험자인 건강한 성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동의서 획득 절차 없이 연구를 진행했다면
연구 윤리 위반입니다.

혹시, 김현조 군이 자기가 자원해서 하고 쓴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healthy male subject라고 되어 있어서. 보통 healthy male adult subject 로 성인임을 쓰거나 혹은 나이를 밝힐 텐데요.
나이에 따라 심박출량도 달라지고 할테니)

이럴 경우, 소위 "취약한 피험자" 에 해당하고 더더욱 동의서를 받고 연구를 진행해야 합니다.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 연구원, 직원 등등은 모두 취약한 피험자이고 더 큰 규제를 받습니다.


IRB를 안 받았다고 해서, 포스터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IRB 를 안 받았다고 하면 논문으로 내지는 못합니다.

논문 제출시, 동료 평가를 하는 다른 연구진이, "IRB 받았음을 확인해서 기록하라" 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언제나.


논문이 안나온 이유도 아마 그럴 가능성도 있죠.



이런 일이 확인되었으니, 서울대병원 IRB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면,
이제 윤형진 교수님이 그동한 한 연구와 그동안 발표한 논문, 학회초록 등을 뒤져서 IRB 허위 보고나 이상이 없는지를 감사 하게 될 겁니다.

해당 연구에서 동의서 없이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는 이 연구를 withdrawal 하지는 못하겠지만,
최근 수 년간의 연구나 IRB 현황을 뒤져서 무언가 발견되면 일정 기간 연구 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환자 진료를 하지 않는 비임상 의대 교수에게는 치명타 죠.

서울대 병원 IRB가 잘 돌아가고 있기를 바랍니다.


정리하면,

1. 조민 양의 논문 --> IRB를 안 받고서는 논문에는 받았다고 허위 기재 --> 장영표 교수가 잘못함 
                    --> IRB 를 받았다면, 대개 신속 심의 통해 IRB 면제 과제 + 동의서 획득 불필요 로 간단히 넘어갔을 과제라 아쉬움

2. 김현조 군의 논문 --> IRB 를 받고 진행해야 할 연구인데 받지 않음. 피험자 동의서 꼭 받았어야 함. --> 연구 윤리 심각히 위반
                      --> 이 연구만으로 무언가 제제하기는 어려운데, 과거에도 이러한 사례가 있는지 IRB가 조사해야 함.
                      --> 조사에서 문제가 밝혀지면 꽤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음.


이 글에도, 쥬디였나? 그 분과 초코바나나? 여튼 그런 분들이 좀 의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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