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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우지 마세요. 피운 사람은 평생 들키지 마세요. 고백도 하지 마세요
게시물ID : gomin_1484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Jnb
추천 : 10
조회수 : 2104회
댓글수 : 233개
등록시간 : 2015/07/21 09: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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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베오베 철없는 아내 일본 스레 번역글을 읽다가
날도 우중충한데 옛날 기억이 또 떠올라 답답한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5년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저 하나만 사랑하고 귀엽다는게 최고 매력이었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원거리 연애였다는 점입니다.
일년에 3-4번밖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사귈때 대학 졸업까지 3년 남았으니 졸업하거든
데리러 갈테니 기다려 달라고 그랬지요.
 
원거리 연애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서로 사랑했다고 잘 지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년쯤 지났을때, 울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너무 그리워서 외로워서, 인터넷에서 만난 남자랑 하루 잤는데 너무 죄책감이 들어서
고백한다는 겁니다.
 
 
세상에 그런 충격이 있을까요.
화는 머리 끝까지 뻗치는데, 울면서 고백하는 여자한테 그럴수도 없고.
알았다. 근데 솔직히 화가 많이 난다. 이해는 하지만 마음이 진정이 안된다 하고 끊었었습니다.
 
며칠을 화가 났습니다.
뭐 원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만든게 저이기도 하고.
너무 외로워서 그랬다는 이유를 납득해보려고도 했지만
그 어떤 남자가 내 여자랑 몸을 섞었다는 상상을 하는 것 만으로도 소름끼치게 기분이 나쁘고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그 후, 약 1주일간 화를 삭히고.
저는 일단 용서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라 하고 평소처럼 지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도 2-3개월에 한번정도 만나는 원거리 연애가 지속됐죠.
그 사건 후, 애정은 많이 떨어졌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마음은 엉망이 됐습니다.
 
하지만 용서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맨 처음 결혼 전제로 사귀어달라고 한 제 말을 지켜보려고
졸업후, 반년만에 여자 집 근처에 직장을 잡고 이사를 갔습니다.
 
그 후, 약 일년간의 반 동거(일주일의 절반은 제 집에 있고 반은 자기 집에 있고) 생활을 지냈습니다.
아마 그 사건 이후로 더는 바람피우거나 딴 남자를 만나거나 하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몇번이나 내 여자를 어떤 남자가 안고 있는 그 광경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겁니다.
용서해야된다. 난 용서하기로 했어라면서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세뇌하고.
그 과정을 여자에겐 한번도 말한 적 없었습니다만. . 나날이 이 기억은 절 괴롭혔습니다.
 
 
결국엔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것만이 모든 원인은 아닙니다.
결혼은 그냥 남녀의 결합뿐이 아니고 양가 집안의 결합이기에, 부모님이나 주변환경도 문제가 좀 있었죠.
하지만 제 의지만 있었으면 결혼을 관철시킬수는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그 이미지가 머리속에서 지워지지를 않는겁니다.
 
 
날 배신한 여자의 모습이.
 
 
스스로 고백했는데도 이정도라면,
현장을 목격했거나.사진이라도 봤으면 칼부림 나는것도 이해가 갈 것 같았습니다.
 
 
 
 
헤어진지 3년 후.
저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아무문제 없이, 깨볶는 신혼살림차려서 잘 지냅니다.
하지만, 전혀 상관없는 지금의 아내의 자는 모습을 보다가도 불현듯 그때 기억이 떠오릅니다.
 
혹시라도.......
 
라는 의심이.
 
 
물론 제가 나쁩니다.
순수한 사람을 괜히 의심하게 되는 제 자신이 싫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로 화가 납니다.
저에게 이런 기억을 남긴 전 여자친구에게.
 
사실 전 여자친구가 바람피게 된 경위나 그 과정은 매우
단순해서 어찌보면 용서할 수도 있었을지 모르는데
제 마음이 좁았으려나요.
 
 
 
 
뭐...
이런저런 넋두리를 했습니다만
하고 싶은말은 이거였습니다.
 
 
바람피우는 분이 있다면, 평생 숨기고 사세요.
사랑하니까 솔직하고 싶어서 고백하고 싶다구요? 하지 마세요.
고백하면 당신 본인은 좀 편해지겠죠. 상대가 물렁하다면 아마 저처럼 용서도 해주긴 할겁니다.
입으로는.
 
하지만 그냥 평생 죄책감 안고 사세요. 그게 당신이 저지른 죄의 댓가입니다.
 
난 차라리 그 고백을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몰랐으면 그냥 계속 행복하게 사랑하고 살았을 거에요.
누군가가 나를 배신했다는 감정은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우중충한 글 써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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