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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지금 웃을때가 아니다;
게시물ID : sisa_1486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9/4
조회수 : 103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12/19 13:12:20
김정일 죽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닌게, 지금 상황에서 김정일 사망이 우리한테 이득될게 하나도 없음.
북한에 혼란이 오면 직격탄 맞는게 우리라, 향후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어느정도 '안정화' 될때까지 우리 사회, 경제, 안보 모조리 흔들릴 수 밖에 없기 때문. 더구나 현 정권의 대책없는 남북관계 경색 덕분에 북한과의 대화채널이 몽땅 단절된 상황이기에 북한 내부에서 어떤 흐름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길도 없음. 강경파가 득세하는지, 세습체제가 돌아가는지 예측을 못하기에 대비하기도 어려움. 살살 구슬려 전쟁위협을 줄이고 상황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기는 커녕 그냥 위성사진 보면서 북한군 이동상황이나 살피고 앉아있어야 할 판. 둘 중 어느 상황이 우리 국민들 마음과 경제 시장에 안정을 줄 지는 뻔 한 거지만 이미 선택권따위 없음.

독재자가 죽었으니 기뻐해야한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언제부터 북한 국민(인민이라고 하자, 우리나라 국민과 쉽게 구분하기 위해) 인권을 그리 걱정했었는지 궁금한거는 차치하고, 김정일 사망을 북한 체제 붕괴나 북한 민주화랑 동일하게 생각하는 거 자체가 에러. 카다피 축출, 사망 같은거하고는 전혀 다른 사건. 북한 인민들이 독재를 타도하고 민주정권을 세우는게 아니라 그냥 체제가 그대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자인 김정일 혼자 죽은 것 뿐임. 세습이 이어지든 새로운 세력이 쿠데타로 집권하든 독재상황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음. 김일성 사후 십수년간 우릴 괴롭혀 왔던 김정일이 사망했다고 낄낄 거릴 수 있는 건 그냥 표면적이고 원초적인 유치한 감정싸움 때문이지만, 사실상 김정일 사망은 북한 인민에게도 우리나라에게도 별 도움이 안되는 악재임. 문제는 김정일이 죽느냐 사느냐가 아니라, 김정일 사망이라는 커다란 사건의 후폭풍을 우리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그럴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음. 김정일 건강 악화가 벌써 몇년전에 나온 이야기인데, 내부 선거 북풍 이용할 생각으로 대북관계 악화만 시켜놓고 외교적 핫라인마저 다 끊어두고 별 진정성없는 낚시성 남북대화 시도 덕에 북한 성질만 건드려놓고 북한과의 연결고리가 하나도 없음. 이런 커다란 혼란 상황에서 눈뜬 장님 수준. 게다가 지금까지 보여준 외교력도 개차반 레벨이라 임기응변마저 기대 못 함.

김정일 사망은 북한 체제 붕괴가 아니라, 더 굳건하게 유지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음. 게다가 되려 더 강경하고 무대뽀인 놈들이 들어설 가능성도 높음. 김정일 하나 죽었다고 낄낄거릴 때가 아니란 소리.

'잘 죽었다 낄낄낄' 이런 건 휴농기 시골 마을 노인회관에서 할아버지들 막걸리 한잔 걸치면서 주고받을법한 이야기고, 정부 차원에선 조문보내고 눈치 살피면서 외교/첩보라인 풀가동을 시켜도 모자랄 판국인데 현 정부가 과연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지는 지난 4년간의 전례를 보아왔을때 졸라 참담함. 아싸 선관위 디도스 및 친인척/측근비리 덮였다! 좋아하고 있을 청와대랑, 지지율 개차반에 내년 총선 암울했는데 북풍이 알아서 불어주는구나! 좋아하고 있을 여당 꼴이 눈에 선하니까.(ㅅㅂ 선관위 디도스 수사에 청와대 개입했단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건 탄핵감이었는데..)

김정일 사망이 우리나라에 남긴 커다란 숙제 2개.

1.정부차원에서는 전쟁, 아니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위협 자체를 잠식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력/첩보력을 총동원해야함. 그러기 위해 지금이라도 당장 북한에 화해의 손을 내밀어 관계를 가까이 해두는게 필요. 천안함/연평도 건이 있지만 그건 일단 그거대로 잠시 보류해두고 지도자 사망에 대한 조의를 핑계로(이 얼마나 좋은 핑계냐! 다른 건을 '잠시'보류 해두면서 따로 손내밀 수 있는 훌륭한 명분이잖냐!) 북한과 관계개선을 시도해야 함. 무엇보다 북한 내부 권력 이동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는게 중요.

2.국민 입장에서는 물론 무척이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정국이 되긴 했지만 그런다해도 우리 정치는 우리 정치, 북한 일은 북한 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함. 선관위 건이나 각종 권력비리 사건들을 잊어서는 안되고, 북풍에 휩쓸려 안보무능 보수참칭 집단을 다시 지지할 생각도 접는게 나음.(천안함 침몰때까지 북한 남침 후 공격 사실조차 '전혀 몰랐'음에도 수개월간이나 조사한 끝에 당당하게 '님들 우리 북한한테 공격당해 군함 침몰당함 우왕' 이 ㅈㄹ했던 정권임, 뭘 바람?) 우리 일은 우리 일 대로, 북한 일은 북한 일 대로 따로 나눠 둘 다 생각해야함. 하나 생각한다고 다른 하나 잊어버리지 말고. 머리 아프고 복잡하다고? 어쩌겠음. 이런 시대 태어나 살고 있는 업보지 뭐.(최소한 정권이라도 잘 뽑아놨으면 걱정 하나 덜었을텐데)

ps)김정일 사망하면 자동통일쯤 되는거라 착각하는, 심지어 혼란을 틈타 흡수통일이 가능할거라 착각하는 '철없는 6080' 님들아, 차린건 없지만 철 좀 드세요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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