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에게 잘해준다면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게 생각이면 그런 생각이 나오게 된 원인측을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폭행죄로 진술을 하게 되는데 형사가 가해자에게 왜 때렸냐고 묻자 화가 나서 때렸다고 한다면 의도를 말한 게 아닙니다.
의도라면 만만했기 때문에 화가 나서 때렸다가 맞는 겁니다.
본능상으로 만만하지 않은 대상에게 화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은 자신이 때린 대상이 과거에 트라우마와 겹쳐 보여서 흥분해서 때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도 철저하게 의도를 밝혀 진술하는 게 좋은 관계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의도가 공유되지 않을 때 일어날만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게임에서 게임 아이템이 거래될 때 선제(아이템 가격을 먼저 제시해달라는 의미) 해달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매매하려는 아이템 시세를 잘 모르는 유저가 선제를 하면 아이템 시세를 잘 아는 유저는 정보격차를 이용해 착취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의 가격이 1500만원인데 판매자가 시세를 잘 몰라 1300만원 혹은 1700만원이라고 불렀다고 칩니다.
구매자는 판매자가 1300만원을 부르면 구매하고 1700만원을 부르면 원래시세는 1500만원이라고 말합니다.
구매자는 판매자가 1700을 불렀을 때는 1500이 정가라고 말했으나 1300을 불렀을 때는 1500이 정가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판매자가 호구인 걸 이용해먹은 겁니다.
현실적인 예시로 식품업체에서 식품의 원재료 물가가 올라 식품의 값을 올리는 경우는 있지만 식품의 원재료 물가가 내려가 식품의 값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가가 올라갔을 때는 소비자들에게 타당성을 제시하여 금액을 높게 받지만 물가가 내려갔을 때는 타당성을 숨기고 차익을 크게 남기려 합니다. 물가가 올랐을 때는 소비자에게 사실이 공유되지만 물가가 내려갔을 때는 사실을 은폐하여 득을 취합니다.
마케팅이라면 자기 제품의 대한 단점을 알려주지 않고 장점만 나열합니다. 단점은 소비자가 똑똑해서 알아서 알아야 할 부분입니다. 식품만 봐도 건강의 효능은 많고 부작용은 적습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좋다는 말이 안 좋다는 말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익이 되는 정보는 공유하고 불이익이 되는 정보는 은폐하기에 정보를 몰라서 당하면 호구가 되는 겁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이것을 속물이라 하고 남자의 돈을 원해 접근하는 여자나 여자의 몸을 원해 접근하는 남자나 의도를 감추고 정보의 격차를 이용해 착취합니다. 의도가 들통나면 당사자의 충격은 엄청납니다. 자식은 부모를 이렇게 생각하고 부모는 자식을 이렇게 생각해왔는데 어쩌다가 서로의 의도가 공유되었을 때 각자가 생각하던 인상의 차이가 너무 심한 겁니다. 긴밀하거나 긴밀해야 될 사이라면 제때에 의도를 공유해서 피드백을 통해 개선해나가는 게 낫습니다. 의도를 공유하지 않다가 나중에 터져버리는 의도는 피드백할 량이 너무 많고 통제가 안 됩니다. 너무 정리되지 않은 방은 어디서부터 치워야 할지 엄두가 안나는 거랑 같습니다. 묵은 때가 지워지지 않은 것 처럼요.
조루거나 지루인 남자가 여자랑 사귄다면 처음부터 자신이 그런 입장인 걸 밝히는 게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고 불행을 최소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자가 처음부터 의도를 알았다면 애초부터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초기에 피드백을 통해 관계를 개선할 수 있지만 의도가 은폐되어 나중에서야 드러날 때는 서로에게 지금까지 만났던 게 헛짓거리일 수 있고 뒤늦게 피드백해서 심히 고생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의도를 밝히는 건 장점과 같이 단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마케팅에서 다들 장점만 나열하고 단점은 숨기는데 단점도 장점과 같이 나열하는 마케팅이 있다면 그건 정당한 것이지만 경쟁에서는 손해를 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다들 손해를 안 보려고 장점만 보여주고 단점은 숨깁니다.
인간은 자기애가 강해서 자기를 부정하는 선택을 잘 못합니다. 불의더라도 득이면 취하고 싶고 정당하더라도 손해면 하기 싫다는 겁니다. 의도를 밝히는 것은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기에 자신만 손해를 감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의도를 밝히면서 상대에게도 같이 밝혀달라고 하는 게 인간관계에서 규칙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안 밝히는 사람이면 이미 사기꾼 배신자일 확률이 높은 거죠. 그런 사람과는 긴밀해질 이유가 없습니다. 교육에서도 인간은 의도를 은폐하려는 본능이 있고 그로인해 인간관계에 불행이 있다고 교육을 하고요. 따지고 보면 다들 인간관게를 통해서 손해는 보기 싫고 득은 취하고 싶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