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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괴담] 요재지이(聊齋誌異) 의 강시 괴담
게시물ID : humorbest_14873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34
조회수 : 4664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8/28 15:23:57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8/28 10: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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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서중 하나인
포송령(蒲松齡, 1640.6.5~1715.2.25)이 지은
요재지이(聊齋誌異)에는 여러 신화,전설과 함께
실제 사람이 겪은 괴담에 대해서도 적어 놓고 있는데
그중 한편을 소개 합니다..

 

저의 이름은 양고이며 장사꾼 입니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장사하는 것에 대해 쥐뿔도 모르면서,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수행하고 있었을 무렵의 일입니다.


네 사람이서 장삿길을 다니고 있었던 어느 날, 양신현(陽信縣:현산동성)의 채점촌(蔡店村) 이라는 마을에 당도했는데,
그만 날이 완전히 저물어 버렸습니다.
마을은 현성(縣의城)으로부터 5, 6십리 정도 나 떨어져 있어서 여인숙(客館)이 달랑 한 채만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하룻밤의 숙소를 부탁했습니다.


문을 두들기자 안으로부터 한 노인이 나왔습니다.
「정말로 정말 미안합니다. 오늘밤은 공교롭게도 방이 모두 차 버려……」
그러나 날도 많이 저물고 게다가 무엇보다 다리가 지칠대로 지쳐 묵을 데가 있는
다음 마을까지 이동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였습니다.


우리는 노인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노인은 잠시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가,
문득 무엇인가를 생각해낸 것 같은 표정을 띄웠습니다.

「단 하나, 비어 있는 방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여러분을 묵게 하기에는 도저히 권할 수가 없군요……」

노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우물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니 아니, 비와 이슬만 피할 수 있으면, 어떤 곳이라도 상관 않겠습니다」

「아니요 방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오늘, 며느리가 갑자기 세상을 버려서 그 방에다가 임시로 시신을 안치해 놓고 있어서요,
아들이 관을 사가지고 돌아오면, 사체는 곧바로 옮길 예정으로 있습니다만……」

우리일행은 서로 얼굴을 쳐다 보았습니다. 그러나, 찬 밥 더운 밥있을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마당 건너편에 있는 그 방으로 안내해 받았습니다.


방안으로 한 걸음 발을 내디딘 순간, 저는 말할 수 없는 싫은 공기를 느꼈습니다.
궤짝 위에 어두운 등불을 켜고 방안을 살피니. 한쪽에 휘장이 쳐져 있었고 그 안쪽에 여인숙 며느리의 사체가 뉘여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사체 쪽은 보지 않도록 하며 사잇문을 열고 그 건넌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모두 입을 다물고 잠자리에 들자, 낮의 피로 때문인지, 이내 코를 골고 잠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좀처럼 잠을 들지 못하고 눈만 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죽은 사람의 침상 쪽으로부터 바스락 바스락 하고 소리가 났습니다..

나는 문틈으로 살짝 엿보았더니, 아니- 휘장 사이로 죽은 사람이 자신의 몸에 감아 놓은 종이로 된 염(殮)을 벗겨내고 있는 게 아닙니까! 
이마로부터는 흰 비단의 머리띠를 늘어뜨리고, 시퍼런 얼굴을 한 여자가 이쪽의 방으로 향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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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동료 한사람의 베개맡까지 오더니, 그의 입에다가 후욱,후욱,후욱,하고 입김을 세번 내뿜었습니다.
그리고 옆의 다른 일행에게도 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다음은 내 차례였습니다. 나는 이불을 당겨 덮어쓰고, 코를 크게골며 필사적으로 자는 체를 했습니다.
여자는 이불위로 나에게도 세번 입김을 내뿜고 나자 방에서 나가는것 같았습니다.

다시금 바스락 바스락하고 소리가 들리고 이윽고 조용해 졌습니다. 조심조심 이불을 들치고 살펴보니까,
열려진 문 사이로 여자는 다시 전과같이 침상에 가로 뉘여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살그머니 발을 뻗쳐 근처의 동료를 흔들어 보았습니다만, 꼼짝 달싹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일각이라도 빨리 도망가려고, 일어나 옷을 걸치고 있으니까, 또 바스락 바스락 종이 염을 푸는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당황해서 다시 이불속으로 얼른 들어 갔습니다.

여자는 종이 염을 제쳐놓고 일어나서, 또 이쪽으로 다가와 조금 전과 똑같이 우리에게 숨을 세번씩 내뿜고는 돌아갔습니다.


여자가 다시 침상에 가로뉘여져 움직이지 못하게 된 것을 확인하자, 나는 이불에서 살그머니 손을 뻗어 바지를 끌어 당겼습니다.
여자의 모습을 엿보면서,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고 바지를 다리에 꿰 넣자마자 이불을 휙 제치고 힘차게 방 밖으로 튀쳐 나왔습니다.

그러자 여자도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곧바로 절 쫓아 왔습니다.
저는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하면서 도망쳤습니다만, 아무집에서도 사람이 나와 봐 주지 않았습니다.

마을 전체가 죽음의 마을이 된것 같이 고요히 정적에 싸여 있었고, 쫓아 오는 여자가 원망스럽게 흐느끼는 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서워서 뒤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어두운 밤길을 내달렸습니다.

한참 달리자, 절이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안으로부터 목탁 소리가 들려 왔으므로, 빈 절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있는 힘을 다해서 목탁소리가 들려 나오는 곳의 문을 탕탕탕 하고 힘차게 두들겼습니다.

목탁 소리가 딱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전혀 문이 여는 기척이 없는 것이엇습니다.
저는 주먹에서 피가 나도록, 문을 계속 두들겼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여자는 바로 뒤에까지 쫓아와 있었습니다.
이렇게 열리지 않는 문앞에서 우물쭈물 하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얼핏 주위를 보니, 가까이에 큰 백양나무가 있었습니다.
저는 나무 뒤에 몸을 숨겼습니다.

여자는 똑바로 나무 쪽으로 왔습니다. 여자가 오른쪽으로 돌면 이쪽은 왼쪽으로, 왼쪽으로 돌아오면 나는 또 오른쪽으로, 하며 나무 주위를 뱅뱅 돌고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독안에 든 쥐꼴이었습니다. 몸의 땀구멍이라고 하는 땀구멍에서는 차가운 땀이 분출하고, 숨도 끊어질 듯한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 여자 쪽이 딱 발을 멈추고 움직이는 기색이 없는 것이었습니다..저는 나무에 기대서 숨을 골랐습니다.

그 때입니다. 고목과 같이 야위고, 칼날과 같이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여자의 손이, 나의 어깨위로 쑤욱 하고 뻗혀 왔습니다.

전 비명을 지르며 죽을 힘들 달려 다시 한번 절문을 두들기고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눈을 떠보니, 저는 절간 안에 있었습니다.
절의 행자가, 백양나무아래에 쓰러져 있던 나를 도와 준 것 같았습니다.

「당신이 문을 두드리는 행태가 심상치 않아서, 틀림없이 산적일 것이라고 여기고 문을 걸어 버렸습니다.
나중 비명 소리를 듣고 나오긴 했지만 , 대체, 어떻게 된 노릇이었가요? 」

나는, 그때까지의 경위를 행자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설마, 혹여나 꿈이라도 꾸었던게 아니십니까?」
「꿈이 아닙니다!!!혹시, 아직 그 여자가 이 근처에 있을 지도 몰라요!」


행자는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무서워하는 나를 안심 시켜 주기 위해서,
밖의 모습을 보러 가 주었습니다.
잠시 후, 행자는 새파란 얼굴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나를 예의 백양나무가 서있는 곳으로 이끌고 갔습니다.


아침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여자가 나무에 있는 것이 똑똑하게 보였습니다..
곁으로 가보니, 여자의 눈꼬리는 치켜 올라가 있고,
입은 찢어져서 당장이라도 그 원망스런 흐느낌이 들려올 것 같이,
무서운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층 더 놀란 것은, 여자의 손가락은 갈고리 같이 굽었고,
그 날카로운 손톱은 나무에 꽉 박혀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죽을 힘을 다해 뛰었을때,
여자는 손톱으로 나를 찍어 잡으려다가
손이 나무에 콱 박혀 버린 것이었습니다.

행자는 곧 지현(知縣:현의 지사)에게 알리고 여인숙에도 연락이 갔습니다..
때마침 여인숙에서는, 사체가 사라지고 나의 일행 3명도 변사했기 때문에,
큰 소란이 나 있는 중이었습니다..


나중에 여인숙의 죽은 며느리는 강시라고 하는 말은 들었지만,
왜 강시가 됬는지,
왜 우리를 습격했는지, 그것은 아직껏 알지 못합니다.
다만, 나를 뒤쫓아 왔을 때의, 그 원망스러운 듯한 흐느낌은,
지금도 나의 귓전을 울리고 있습니다

출처 출처 : 중국 기담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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