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 때 질문글에 친절하게 답변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베스트 게시판까지도 갔더라고요! 그걸 모르고 오늘에야 발견했는데 ㅎㅎㅎㅎ
주작이 아니냐는 덧글도 많아서 ㅎㅎㅎ 우선 인증사진부터 올리고 ... 하소연을 좀 할까 합니다.
오프라인 구입했구요, 플스4프로는 UHD TV 있어야 한다기에 그냥 플스4슬림 사고, 제가 할만한 게임 추천 받아서 샀고 듀얼쇼크는 빨강이 좋아서 빨강 추가로 샀어요 나머지 액세서리는 샵에서 선물로 주었습니다.
여기서부터 하소연(?) 들어갑니다 ㅎㅎㅎ
사실 제가 막 부자라서 플스 선물을 막 사주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결혼한지 지금 두 달이 되었는데, 남편이 프로포즈를 정성스레 해준게 너무 고마워서, 겨울이 되면 생일선물+크리스마스 선물로 제대로 보답이 하고파서 이렇게 콘솔 게임이라는 아이템을 고르게 된 것이구요. 그리고 솔직히 주변에 물어보기도 하고 이곳 게시판에서 질문했을 때도 반응이 다들 "우와 남편 참 좋겠다" "엄청 기뻐할듯" 이래서 내심 한달동안 비밀을 지키면서 설렜습니다. 한 달 전에 미리 샵에 달려가서 시세도 파악해 놓고 때를 기다리다가, 자꾸만 농담인 척 플스 얘기를 하는 남편에게 1주일 쯤 전에 이실직고 하고 오늘 직접 끌고 샵으로 출동했어요.
우선 남편은 수줍음이 많아서, 제가 당당히 들어가서 가격을 물었습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수능도 끝나고 수요가 많아져서 한달 전보다 몇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더군요. 그래도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 사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무슨 게임이 하고 싶으냐고 물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남편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멍을 때리고 있는 겁니다 ㅠㅠㅠㅠㅠ 직원분께서 무슨 게임을 좋아하냐고 물어도 그냥 멍... 솔직히 분위기가 어땠냐면... 제가 남편 생일 선물을 사주러 온게 아니라 저의 쇼핑에 억지로 끌려온 사람 마냥 넋이 나가서 아무 말도 안하더라구요 ㅠㅠㅠ 엉엉엉어어ㅓㅓㅇㅇ엉ㅇ 제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얼굴이 화끈거려서... 지금 이 플스를 사야 하는 것인가 말아야 하는 것인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조금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고 샵을 나왔습니다.
플스가 갖고 싶긴 한 것인지, 게임이 하고 싶긴 한 것인지, 그 질문을 왜 지금 내가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물어보고 얘기를 좀 해봤더니, 원래는 제가 좋아하는 철권 타이틀을 사려고 했는데(제가 여자이긴 하지만 학창시절 철권을 좋아했었어요) 그게 아직 출시가 안되었다고 하니 다른 게임이 생각이 안 났다고 해요. 최근에 게임을 많이 안하다보니 잘 모르겠다고.... 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제가 생일선물로 갖고 싶은게 아니면 차라리 다른 걸 사주겠다고도 하고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어느 순간 확 끓어올라서 폰을 들고 게임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 안하면 제가 할려고요!!!!! 원래 플스 얘기가 나온 발단이 "우리 집에 DVD 플레이어가 없다"라는 것이었는데 정말 플스4를 사서 DVD 플레이어로만 써야 하나 속이 부글부글.... ㅠㅠㅠ 그리고 나서 다시 샵으로 가서 위와 같이 구매하고 나왔습니다. 역시나... 남편이 선물 받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저한테 지름신 와서 쇼핑하는 광경이었어요.. 내가 원하는 장면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남편에게 선물 사주는거라고 하고 생색도 내보고 싶었는데...... 생색은 커녕... 현실은 ㅋㅋㅋㅋ 본인 거 사러 와서 깎아줄 수 없냐고 하는 아줌마같은 모습의 저.... 흑흑 왜 오늘 나는 아줌마였어야 했나 ... ㅠㅠㅠ)
그래도 플스를 사줬는데, 싫어할 리는 없잖아요? 그쵸!?
앞으로 이걸로 DVD도 보고, NETFLIX도 이용하고, 게임도 할 거에요~ 즐거울 거에요...... (쓰면서 왜 슬프지)
분명 '남편에게 플스를 사주는 와이프는 멋진' 것인 줄 알았는데... 왜 그런 기분이 아니죠!!!!
이게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참 좋은 일이라고, 누가 남편에게 한마디 던져줬음 좋겠는데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생각 안나고.... 간만에 질문글 보러 들어왔다가 후기 삼아 여기다가 글 남기네요 참 ㅠㅠㅠㅠㅠ
저 넘 서운해요!!! 남편한테 한마디씩 해주세요 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엉엉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