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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쓰레기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4879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lpY
추천 : 12
조회수 : 530회
댓글수 : 112개
등록시간 : 2015/07/26 23:33:49
저는 쓰레기에요
쓸데도 없고 쓸만한 것도 없거든요
어중간하게 공부해서 국립대 가고
군대갔다와서 일년 썩히고
공무원 준비한다고 노량진와서
1년 넘도록 학원 다니고 있네요
부모님 등골은 등골대로 빼먹고
친구들 사이에선 잊혀져가고
예전엔 사람들 북적거리는데서 돌아다니는게 너무 재밌었는데
이젠 고시원에서 혼자 밥먹는게 편하고
사람들 많은데 가면 고개부터 숙이고
조금만 오래있어도 불편하고 숨고싶어져요

공무원 공부 하고 싶은데 집안사정때메 힘드신분들
죄송해요
저 대신 태어나셨으면 집안에 도움도 받고 벌써 합격하셨을텐데
제가 괜히 여기 태어나서 
부모님 등골이나 빼먹고
산소낭비 자원낭바 공간낭비
온갖 낭비에 피해만 드리고 있네요
 한강에 바람쐬러 가고 싶은데
가면 생각없이 뛰어들까봐 겁나서 못가겠고
그러면서 죽고싶다는 소리는 입에 달고살고
저는 용기도 행동력도 없는 쓰레기인가봐요

내일 학원에 가려면 자야겠네요
주위 사람들은 다 저를 경멸의 눈으로 보는것만 같아요
생긴것도 못생겼거든요
그런애가 모자 눌러쓰고 옆에 앉거나
혹여 눈이라도 마주치면 
정말 그분은 소름돋으실꺼에요
하루종일 저때문에 기분 나쁘시겠죠
저는 더럽게 생기고 기분잡치게 생기고 소름돋게 불쾌한 사람이니까요

죄송합니다
괜히 태어나서 주변사람에게 피해만 주고 있는
한심한 인생이에요

저도 꼴에 남자라고 예쁜여자 지나가면 눈돌아가고
그런 제 모습이 너무 혐오스럽고 역겹고 더럼고 한심하고 비참해요

내년이 인생 시한부의 끝이에요
학교 복학해야 하거든요
학교 가도 잘 다닐 자신도 없고
그냥 내년에 한강 갈꺼에요
일년 더 살아보는거죠 그냥

모쏠에 스물다섯이라 이제 마법도 부리는 마법사인데
그 마법이 사라지는 마법이었네요

마주치기 싫고 혐오스러운 역겨운 마술사죠

텅빈 공연장에서 나만을 위해 멋지게 일년동안 공연하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마술을 보여드릴게요

이미 시작중이에요
옛날의 활기차고 웃음넘치던 제 모습이 없어졌으니깐요

하나씩 침착하게 나를 지워가면

나중엔 사라지는 마술을 할 준비가 끝나고
마음의 준비도 끝나겠죠

일년동안 멋지게 보여드릴게요사라지는 마술

공연장 밖에서 
참뱉고 역겹다고 욕하고 소름돋는다고
쓰레기 새끼라고 욕해도 좋아요

저는 검정 비닐봉투 속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안나게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잊혀져가는 저를 기억하려하는 제 모습을
조금씩 지워가면서
쓰레기통에 들어갈 준비를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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