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렌지땡꽃게면이라는 라면이 새로 나왔다.
통상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한동안의 탐색전을 거쳐 판매가 이루어지는 시점까지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마련...
광고가 기억에 남거나 CF모델이 유명인이면 그 시간은 줄어드는 것은 인지상정!
전지현이 나오는 남양유업의17차도 처음에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광고가 나오다가 판매가 부진하자 CF계에서 죽어가는 제품도 살린다는 "전지현"이 나오자 판매가 급등. 우유로 먹고사는 남양유업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간만에 등장한 "고소영"을 모델로한 롯데의 "오늘의 차"가 17차를 위협하며 녹차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중...
렌지땡꽃게면은 전자렌지에 돌려먹을 수 있는 종이재질의 포장(기존의 제품은 전자렌지용 종이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나 잘 모르고 그냥 돌려먹는 경우)을 사용하여 2분간 돌려먹으면 그 냄새가 진동하여 다른 라면에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단, 일반 큰사발라면과는 달리 가격이 950원이라는 점이 다소 망설이게 하는 흠이라면 흠!
필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처음에는 새로운 제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그들이 950원이라는 거금(?) 때문에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 결국 다른 제품을 구입하고는 다른 사람이 렌지에 돌려먹는 것을 보고 다시 망설이는 모습을 표출!
여기서 이상한 현상이 목격된다...바로 학생들이 신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돌아서서 구입하는 제픔은 어김없이 "신라면"이라는 것이다.
신라면의 매운맛에 이미 매료된 고객들은 새로나온 라면에 일단 관심을 보이다가 구매결정의 순간이 오면 과감하게 도전하지 못하고 몸에 굳은살 처럼 딱딱하게 배긴 "신라면"의 맛을 찾아간다. 마케팅점에서 우리는 이런 현상을 "습관적 구매"라고 한다.
즉, 새로운 구매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에 선호제품이 치고 있는 진입장벽을 순간적으로 무너뜨려야 하는데, 일반적인 고객은 새로운 구매충동이 강력하지 않으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쉽게 거둘 수 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수 많은 기업들이 사전광고나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 거리행사나 협찬등을 통해 기존제품의 진입장벽을 허물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진입장벽을 허물 순 있어도 결국은 새로운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현재의 경쟁상태를 봤을 때는 그 장벽 또한 오래가지 못함은 자명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제품 구매패턴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대다수의 고객들은 결국 또 다른 제품이 들어 오고자 하는 길을 스스로 막아 원래의 제품을 또다시 구매하는 "습관적 구매"를 다시 시도한다.
"신라면"의 구매는 바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싫어하는 한국민들의 구매패턴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굳은살은 아무리 찔러도 아프지 않다. 그 크기가 클수록, 오래 된 것일수록 더 딱딱하게 굳어져 감각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누구나 굳은살에 새 살이 자리를 잡고 다시 원래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살이 나오기를 바란다.
바로 여기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라는 명제가 도출된다.
현재 한국사회의 시스템 속에 이상하리만큼 만연되어 있는 굳은살들...
신문을 읽고 있노라면 이 굳은살들이 새 살이 되기는 애초부터 틀려먹은 느낌이 들 정도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뒤로 미룬채 습관적인 구매만 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스스로 한탄만 하고 있지는 않나 의문이다.
너무나 많은 굳은살들이 도처에 널려있어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경제가 어렵다. 내년에는 더욱 어렵다고 한다.
여러가지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결국은 새 살을 만드려는 노력은 뒤로한 채 지금까지 한대로 눈치만 보고있다.
정부에서 나서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뭔가를 준비하고 도전해야 한다.
내년에도 또 신라면을 먹을 것인가?
-06년 10월 28일
心心fULL이(마음과 마음이 가득찬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