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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 이야기
게시물ID : history_148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oble6
추천 : 16
조회수 : 1591회
댓글수 : 49개
등록시간 : 2014/03/20 13:51:59
인류사의 절반은 전쟁이죠.

이 전쟁에서 수많은 무기와 인간 군상들이 뒤얽혀 싸우며 피비린내를 내뿜었고, 전쟁의 향방에 따라 국가의 흥망이 좌우되곤 했습니다.

이 전장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게 바로 기병입니다.

인류가 말이란 짐승을 길들여서 목축과 농업에 쓰는 것 뿐만 아니라 전쟁에까지 끌어들여 쓰게되자 등장한 병종이죠.

제가 다루고자 하는 기병의 이야기는 나폴레옹 전쟁 당시의 기병들에 관한 것입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의 기병들은 그 역할이 어느정도 축소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기병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기동성과 충격력이었는데, 총포의 발전과 더불어 기병들을 상대하는 전법이 발전하게 되면서 이러한 장점들이 상쇄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병들은 주로 적 기병들의 공격을 저지하거나, 후퇴하는 아군을 노리고 달려드는 기병들의 추격을 역공하거나 기동전으로 교란하는 전법을 구사하곤 하지요. 그래도 이 기병들이 가진 충격력과 기동성은 무시못할 요소였기에 기병은 전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이 당시 기병도 명칭과 그에 따른 임무수행도 각양각색이었는데 대표적인 것들을 몇가지 추려 간략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흉갑기병(Cuirassier)

흉갑기병들은 현대전으로 치면 전차와 같은 역할이었습니다. 총포의 발달로 기사의 갑옷이 쓸모가 없어지긴 하였으나 그래도 밀집된 기병대형의 돌격은 적 진형을 붕괴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쇄도해오는 기병들을 막는다는 것은 잘 훈련된 보병이 방진을 끝까지 유지했을 때의 일이지 오합지졸들이 암만 뭉쳐봤자 사기가 떨어지면 그냥 주옥되는거 순식간입니다.

이 시기의 중기병들인 흉갑기병들은 기사들처럼 완전한 갑옷차림 대신 가슴받이 갑옷, 즉 흉갑과 헬멧을 착용하고 묵직한 기병도를 휘두르며 적진에 돌진하였습니다. 또한 당시 지휘관들의 인식이 그래도 갑옷과 헬멧으로 무장했으니 어느정도 방호가 가능할 터, 적들에게 입는 피해도 적을테고 할 것이니 최전선에서 적 대열의 붕괴가 가능할 것이다였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임무에 투입시키곤 하였습니다.

때문에 흉갑기병들은 기병들 중 정예였으며, 가장 용기있고 신체 건장하며 경험이 많은 병사들이 선발되었습니다. 또한 흉갑기병들이 타고다니는 말들은 타 기병들의 군마에 비해서 가장 크고 우람하였습니다. 이 묵직한 흉갑기병들과 거대한 군마들의 밀집대형이 이루는 충격효과는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지요.

055_Charge_of_the_Cuirassiers.jpg
(아무리 보병방진과 화포가 발달했다 하더라도 여러분이 전장에서 흉갑과 예리한 검을 번뜩이며 거대한 군마를 타고 돌격해오는, 한명도 아닌 수백,수천의 기병대가 여러분을 죽일거다! 라는 기세로 맹렬히 쇄도해오는 것을 정면으로 마주치면 지리지 않고 별수 없을겁니다.)


창기병(Lancer)

Uhlans_of_Polish_Army_of_November_Uprising.jpg


창기병은 가장 유서깊고 유명한 병종입니다. 인류가 마상에 오를 때부터 이용한 무기가 바로 창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창기병들은 단 한자루의 창에 의지하여 싸우나, 그 충격력과 기동성은 흉갑기병에 버금갔으면 버금갔지 매우 매섭고 위협적이었습니다. 흉갑기병들이 전차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였는데, 이 흉갑기병들은 상대 기병들을 저지하는 탱커 역할도 맡았습니다. 흉갑기병들이 적 기병들을 상대하면서 차단시키는 동안 창기병들이 그 틈을 타서 쇄도하여 적의 옆구리를 뙇! 스트라이크 놓는 역할을 하죠.

또한 패주하는 적들을 추격하여 열심히 창질로 확인사살하면서 아군의 전과를 올리는 역할도 합니다.

이러한 창기병들은 가장 각광받고 지휘관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또한 가장 많은 전과와 훈장을 수여받은 병종이기도 합니다. 나폴레옹을 비롯하여 각국의 원수들은 창기병 연대를 가장 총애하였으며 이들은 그에 걸맞은 부흥을 하며 전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칩니다.

하지만 창기병들의 경우 운용이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이들의 충격력과 기동성이 발휘되려면 정확히 편성된 대열이 계속해서 유지되어야 했는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창이란 물건은 앞만 바라보고 가는 직선적인 물건입니다. 때문에 측면에서 노리고 들어오는 적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였지요. 따라서 항상 이를 엄호해줄 다른 기병대의 존재가 필수적이었습니다.

또한 마상에서의 창을 숙달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백일도, 천일창, 만일검이란 소리가 있지요. 도를 다루는 데 걸리는 시일이 백일이면 창은 천일이 걸리고, 검은 만일이 걸린다는 소리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것을 흔들리는 말 위에서 하려니 당연히 쉽지 않지요. 게다가 자유자재로 창을 다루면서 쓰려면 그만큼 마상술이 뛰어나야 했고요.

여러분이 잘 아는 폴란드 창기병이 유명했던 이유가 타 기병들에 비해 그 숙련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마상술을 비롯하여 창을 다루는 솜씨도 대단히 뛰어났기 때문이지요. 폴란드 창기병 하사관이 나폴레옹의 정예 중기병인 척탄 기병들과의 모의전에서 일대 다수로 붙었는데 그 기병들을 현란한 창솜씨로 쓰러뜨립니다. 그것도 황제 나폴레옹 면전 앞에서 말이죠!

물론 잘 유지된 보병방진을 기병들이 깨뜨리는 경우는 매우 적었으며, 창기병들 역시 보병방진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지만 타 기병들에 비하여 창기병들은 의외로 보병방진을 잘 깨뜨렸습니다. 타 기병들이 깨뜨리지 못하는 보병방진에 닥돌해서 무너뜨리는 경우가 상당수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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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수염이 인상적인 창기병 하사관. 그만큼 전장에서 구르고 구른 잔뼈굵은 병사라는 이야기겠지요?)


총기병과 용기병(Carabinier, Dragoon)

가장 유사하면서도 헷갈릴 수 있는 기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명확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총기병은 총을 무기로 하는 "기병!"인 것이고 용기병은 보병이 말에 올라타서 전장으로 이동한 뒤 내려서 총들고 싸우는 거지요. 즉 현대의 기계화보병이 이 용기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총기병은 승마전투에 특화된 기병인 것이고 용기병은 말 그대로 기마 보병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용기병은 결국에는 총기병화가 되어서 승마전투에 특화되지요.

그래도 이들은 말에 내리면 보병의 임무, 말에 타면 기병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재다능성 때문에 점령지의 치안유지에 주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점령지의 치안뿐만 아니라 국내의 치안유지에도 동원되었죠. 즉 군대 헌병대의 역할을 수행하곤 하였습니다.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라마르크 장군의 장례식에서 봉기한 민중들을 진압하려드는 초록 군복의 기병들이 바로 이 용기병들이지요.

Detaille_-_Artilleur_a_Cheval.jpg



경기병과 추격기병(Hussar. Chasseur)

경기병들은 예나 이시기나 임무는 비슷하였습니다. 즉 적의 동향을 살피는 척후 임무와 적의 측후방을 교란하며 아군 중기병을 엄호해주는 임무를 맡곤 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아군의 눈과 귀가 되고 손발이 되어주었죠. 게다가 경쾌한 기동성을 갖추어 치고 빠지는 교란전에 매우 특화되어 있는 기병들이었습니다. 

300px-Detaille_4th_French_hussar_at_Friedland.jpg
(기껏 검색해본 경기병 돌격 사진 사이즈가....OTL)

그리고 추격기병들은 같은 경기병과이긴 하였어도 전장에서 패주하는 적들을 추격하며 섬멸하는 기병이죠. 패주하는 적들이 재집결하여 반격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추격해서 섬멸하며 그와 동시에 아군의 전과를 올려주는 역할을 하죠. 뭐....굳이 비유하자면 막타치는거라고 해야겠죠? 특히 프랑스의 추격기병들이 유명하며 이들의 제복은 화려하고 아름다워 나폴레옹도 종종 이들의 군복을 입곤 하였다고 합니다.

chasseurs.jpg
(그지같은 전장에서 패배한 것도 서러운데 간신히 빠져나올라치면 이 무서운 형들이 시퍼렇게 날을 간 칼들고 쫓아옵니다.)

이렇게 기병들은 전장에서 전차가 등장하여 그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몰아내기 전까지 전장에서 활약하며 그 기록을 영원히 남깁니다. 기병대 최후의 순간은 폴란드 창기병 여단인 포모로스케 창기병 여단의 몰락으로 그 정점을 찍게 되지만요.

별 내용도 없는 허접한 글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하고, 어디까지나 아마추어의 아마추어적인 역사이야기인 만큼 많은 분들의 첨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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