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카페에서요, 너무 맛있는 푸딩을 먹었어요.
그거 한입 먹는 순간요,
내가 방금 전에 한강에 뛰어들지 않았음이 다행이라고 느껴지더라고요.
이상하죠.
가족이라던가 취직이라던가 열등감이라던가 갖은 것들이 대단하다고 여기고 살아왔고 또 그것들 때문에 죽으려했건만
막상 죽음을 한 끗 벗어나자
이 푸딩 한 접시 먹는 시간이 이렇게 소중하다니... 이렇게 맛있는 걸 두고 죽으려고 했다니...ㅋㅋ...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머리가 약간 느슨해진 것이.
비교하지 않고, 그냥 소소하게 살자 라고. 악쓰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대충, 내가 즐거운대로 편안하게 살기 시작한 게.
"인간적으로 더 나은 삶을 바래야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은 들지만.
어쨌든 전 아직 살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