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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19) 부레이커
게시물ID : readers_148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seeFallowme
추천 : 2
조회수 : 38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8/14 20: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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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언제나 내 안의 답을 이끌어 내주는데 도움을 주죠 완벽한 결혼생활을 원할 때 처럼요
책게에는 당신의 답을 찾을 수 있는 힌트들이 숨어있을 겁니다.
-파울로 코엘료 신작 소설 '불륜'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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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하고도 4시간 25분

내가 그를 관찰한 후 부터 흐른 시간이다.

내 이름은 ---
한 의사를 향한 나의 복수심은 불을 집어삼키는 업화처럼 뜨겁게 타오른다.

약 3주 전 나의 자식같은 아이를 이 의사 때문에 잃게 되었다.
아니, 아직 살아있으니 잃었다고 하긴 이른가?
아무튼 누워만 있는 그 녀석을 대신해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그를 심판할 것이다.

바로 오늘이다.
2주간의 관찰 결과 오늘 그는 병원에서 야근을 할 것이며, 스스로의 나태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주위에 아무도 두지 않을 것이다.
다시 깨어나지 않을 아이를 생각하면 아직도 손이 떨리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렇게 밤이 찾아왔다.
이젠 눈물을 훔치는 행위는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다. 눈물이 나오려고 할 때마다 그의 고통어린 표정을 볼 수 있을테니까.
목적은 간단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오늘 밤 그의 근무지에서 나는 그의 부ㅡ랄을 터트릴 것이다.

*3주전
평소와 같이 혼자만의 성 생활을 즐기다가 나는 쓰러졌다.
그리고 깨어난 곳은 한 비뇨기과 병원 응급실이었다.
부끄러움이 내 머리를 지배하기 전, 문득 불안감에 휩쌓이기 시작했을 때 그 의사가 들어왔다.
- 아 안녕하세요. 의사 000입니다. 아, 음... 말씀드리기 죄송합니다만...
뭔가 주저하는 모습에 내 불안감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 갔다.
- 선생님께서 과도한 자위행위로 쓰러지신 이후 이 병원에서 응급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선ㅅ...
더 이상의 대화는 들리지 않는다. 이미 그가 말할 내용은 내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
- 안타깝게 됐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의사는 더 이상 내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늘
나는 평소와 같았을 뿐이다. 평소와 같은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음을 납득 할 수 없다.
이건 의사의 잘못이다. 의사의 불필요한 수술집행이 날 나락으로 이끌었고 악마로 만든 것이다.
의사의 부ㅡ랄이 터지는 이유로는 너무나도 충분한 내용이다.

그가 숙직하는 위치로 가보니 역시나 잠을 청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밤, 그가 뜬눈을 지새며 응급환자를 맞이할 가능성을 제외하면 그가 깨어나 있을 이유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앞에 내가 있는 것이다. 난 병원에서 구한 매스로 그를 감싸고 있는 천 조가리를 잘랐다.
그의 부ㅡ랄을 움켜쥐는 순간 그는 깰 것이다. 나의 경우 고통없이 소중이를 보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내게는 고통, 피, 신음소리가 필요하다.

그가 깰 시간이다. 아직 잠든 그를 위해 조금의 도움을 주고자 한다.
-...컥!
그가 잠에서 깬다. 벌써 깼나? 내 얼굴을 기억할지 모르겠네
- 당신은...? 아 그렇군 이제 온건가 생각보다 이르군
의사는 당황하다 이내 침착한 모습을 보인다.
뭐지? 이 놈의 침착함은? 허세인가 하고 생각해봤지만 움켜쥔 왼손에서 쪼그라듦을 느끼지 못했다.
이건 허세가 아니다.
- 내 일정을 2주 정도 파악하고 3주나 지나야 올 줄 알았는데 성격이 조금 급한가 보구만
조롱하는 듯 한 말투에 발끈에 왼손을 좀 더 강하게 오므린다. 으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나는 걸 보니 신체는 평범한 사람이 맞다.
- 자... 잠깐 조금은 진정해주길 바라네. 자네가 온 이유는 방향 잃은 분노 때문이지 결코 나 때문은 아닐걸야.
무슨 소리지?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
-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네.
웃기는 소리! 난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해왔어. 이런 비참한 꼴이 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 평범한 사람은 한번에 7회 이상 자위를 하지 않아. 당신의 전립선이 이미 일평생 쓰일만큼 쓰였고,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 의사로써 당연한 선택인거야.
흣... 내 고자질엔 책임자가 필요해 그게 나일 수는 없고 당신의 논리는 틀렸어. 내 고통, 당신도 느껴보라고.


- 한 사람은 멀쩡해야 할 것 아닌가
그의 부ㅡ랄을 터트리기 위해 가장 강한 힘을 가하기 직전 그가 나즈막히 내뱉었다.
뭐라고? 내가 잘못들은 건가.
- 하루에도 많게는 수 십번 씩 반복되었던 당신의 행동, 뭔가 이상하지 않나? 그 이유는 바로 당신은 만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네. 당신의 성적 쾌감은 그곳엔 없는거야.
망치로 머리를 얻어... 아니 망치로는 부족하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진자 운동 추가 비웃는 듯이 면상에 꽂히는 기분이다.
인정할 수 없어. 난...
- 그건 사회가 만들어낸 고정관념이지 과거 그리스의 사랑은 남자와 남자간의 사랑을 말했었네. 즉, 지금은 시대에 따라 남여간의 사랑과 쾌락만이 정상으로 느껴질 뿐이야. 하지만 본질은 같다는 거지.
주춤하는 사이 제압했던 왼 손의 힘이 풀렸고, 의사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ㅡ랄을 잡았던 왼손과 매스를 쥐었던 오른손을 가볍게 제압했다.
- 자네가 화를 내는 건 당연해. 하지만 왜 당연하지? 남성성의 의미를 잃어서? 그 남성성은 누가 만들었나. 자신이? 혹시 사회가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의사는 내 눈을 똑바로 보지만 나는 왠지 그와 눈을 마주 칠 수 없어 고개를 돌린다.
- 이제 스스로를 깨워보게.
이 말과 함께 그의 혀가 나의 고막을 찌른다.












* 3주 전
- 응급환자입니다! 선생님 이건... 늦은 건가요?
- 글쎄? 아직 살릴 수... 음? 아, 아닐세 바로 수술 들어가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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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을 잊기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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