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을 쓰기에 앞서 누군가를 폄훼하고자 쓴 글은 아니며 단지 제 생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을 많은 분들께서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고 현실적 조언을 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다는 생각으로 쓰는 글이오니 인생에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상황 설명부터 드리겠습니다. 제 친구는 내년에 서른셋이 되고 여자친구는 서른 초반입니다. 처음부터 가벼운 만남이 아닌 나이도 있다보니 서로 조금은 진지하게 시작을 한 사이이구요. 그런데 만난지 3개월쯤 되었을 때 덜컥 아이가 생겨버려 급하게 결혼을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친구다보니 거리낌 없이 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쿠퍼액으로 임신이 된 듯한 뉘앙스였습니다. (친구가 한 얘기라 확신은 안가지만, 콘돔은 .끼었다고 했기때문에..) 이야기를 하는 자신도 얼떨떨한 것 같았습니다. 여자친구분 생리가 6일?정도 늦어져서 임테기를 해보니 임신이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서로 결혼을 생각하고 만났던 사이니까 친구는 바로 책임을 지기로 하고 일사천리로 결혼준비를 해나가는 과정이었는데요 빨리 결론하고 싶어하던 녀석이었기에 현실적인 부분부터 이상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쓰고 준비하는 모습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배우자가 되서 좋은 가정을 꾸리면 선남선녀의 좋은 커플이 될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상견례날 솔직히 말씀드리면 친구 부모님은 꽤나 잘 사는 집안이구요. 친구는 조그마한 회사에 다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번도 이제까지의 친구 여자친구를 마음에 들어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관상이 어떻다 집안이 어떻다 내력이 어떻다 그것때문에 친구랑 부모님이랑 많이도 싸우고 힘들어했구요 상견례 한 날 어땠냐고 물어보니 친구는 잘 끝났다 그랬고 별 문제 없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때 일이 좀 있었더군요 상견례자리에서 친구네 부모님이 여자친구쪽 집안을 좀 무시하는 뉘앙스로 말을 했다더라구요. 우리집안 돈보고 결혼시키는거 아니냐고요
사랑해서 지금 당장 결혼하겠습니다가 아닌 아이가 생겨서 서두르는 감이 있었기에 트러블이 좀 있을꺼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날 이후로 갑자기 여자친구분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그 날 밤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상견례때의 그 말로 인해 나는 결혼 할 마음이 사라졌으며 부모님이 너무 자존심 상해하신다 이 아이는 어떻게든 지울 계획이다. 나에게 연락하지 말고 연락해도 받지 않겠다. 수술 동의가 필요 할 때 연락할테니 그 때 와서 사인만 해라. 라는 식으로 메세지를 보내고는 완전히 연락두절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친구 입장으로서는 부모님 실언때문에 (이런 저런 일들때문에 평소 부모님과 사이가 가깝지 않습니다.) 하루 아침에 자기 아이를 잃게 되는건데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상의를 한 것도 아니고 이러이러해서 나는 결혼을 못할것같다. 아이를 지우고 싶은데 넌 어떻냐 가 아니라 그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고 아이를 지우겠다고 한 여자친구분이 심적으로 얼마나 힘들면 그랬을까 싶다가도 한 생명이 걸린 일이고 서로가 함께 해서 생긴 아이인데 어떻게 한 쪽 생각만으로 지워버릴 수가 있겠나 싶기도 하고.. 서로 부모님과 떨어져서 사는 방법을 생각해도 될텐데 (어차피 친구네 부모님은 경제적 지원을 조금도 해주시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너네 사는거 봐서 지원해주겠다는 식) 어떻게 서로 상의 없이 이럴 수 있나 싶고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하루종일 연락이 되지 않는 여자친구분으로 인해 친구는 패닉 상태였고 결국 그 집까지 찾아갔으나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그쪽 부모님이랑만 얘기했구요..
그리고 며칠 후 연락이 와서는 아이를 지우러 가자는 이야기를 다시 했고 그 후 아이를 정말 지웠습니다. 솔직히 전 이때 좀 현실감이 없더라구요 ㅎㅎ
이미 결혼 이야기도 서로 주변사람들에게 다 해두고 결혼 관련된 대부분의 준비들도 예약이 다 되어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결혼은 파토가 나는듯 했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분이랑 그때 만나고 나서 아이를 지웠어도 친구를 사랑한다며 단지 너에게 실망이 커서 그랬다. 좀더 잡아주길 바랬고 왜 그러지 않았냐. 난 아직 사진도 못지우고 있고 예식장 취소도 못하겠다이러며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친구 역시 마음이 있기때문에 쉽사리 헤어지지 못하는 듯해보이는데 저로서는 여기서부터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둘 다 아이없이 다시 준비해서 결혼을 할거라는 식으로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데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분명 여자친구분은 친구 부모님의 발언을 문제로 하여 이 결혼은 할 수 없겠다며 연락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아이를 지우겠다고 주장하여 결국 아이를 지웠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지운 지금 결혼을 파토내고 싶지 않다는 식으로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도 이해가 안가는게 이렇게 헤어지지 못 할거라면 서로의 소중한 아이는 왜 지운걸까요? 아이가 있어도 못하겠다던 결혼을 왜 아이가 없는데도 하고 싶어졌는지 저로서는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친구 부모님이 갑자기 없는 존재가 되는 것도 아니고 .
또 양가 부모님 입장을 생각해도 솔직히 아이가 있어도 결혼 허락을 못 이기듯이 해주는 상황에 친구 부모님 실언을 문제삼아 아이를 지웠는데 그러고 갑자기 결혼을 하겠다는게 저는 부모에 대한 기만이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기때문에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여자친구분은 임신 사실 알고 얼마 안되어 직장을 그만 두었습니다. + 식장은 아직 취소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