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이 있지만 기억력이 좋은 한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매일 오리너구리인형을 가지고 다니며 학교에선 혼자서 조용히 책만 읽는다.
이런 소녀에게 한 소년은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며 데이트 신청을 한다.
"저기, 나랑 같이 영화보러 가지 않을래?"
"몰라"
"아.. 알았어.. 생각할 시간은 줄게!"
"못해"
"...왜?"
"언제인지를 몰라"
"아, 그래.. 토요일 여덟 시는 어때?"
"....."
".. 어때..?"
".....
알았어."
"그럼 그때 보자!"
하지만 영화관에서 소년은 소녀를 만나지 못하고 결국 혼자서 영화를 보다가 도중에 영화관 밖으로 나온다.
그 순간 어디선가 소녀도 같이 영화관 밖으로 따라 나온다.
"어? 계속 여기 있었던 거야? 로비에서 기다렸어, 네가 안 온줄 알았다고!"
"..왜 나온거야? 우리 영화 같이보러 온거잖아."
"응? 그 질문은 내가 하고 싶은데"
"무슨 소리야? 우린 영화를 같이 보고 있었는데, 네가 갑자기 나갔잖아"
"우린 영화를 같이 보던 게 아니야.. 네가 어딨는 지도 몰랐다고!
내가 있는지 봤으면 내 옆자리에 왔으면 됬잖아?"
"그게 무슨 차이가 있는데...?
우린 같은 데서 같은 영화를 보고 있었던 거잖아."
"아.. 하하하하"
"왜 그래?"
"넌 정말 특이한 것 같아.."
"...영화 같이보기 싫다는 거야?"
"물론 같이 볼거야! 자, 끝나기 전에 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