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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된 소년.
게시물ID : humorstory_1490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의목소리
추천 : 2
조회수 : 3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8/01/28 22:48:01
  학교가 끝나고 같은 동내에 사는 친구 한명을 붙잡고 학교를 나왔다. 버스정거장에 가는 동안 담임의 종례시간과 시험기간 이야기를 지껄였다. 정확히 무슨 이야기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버스가 도착하고 몸을 실었다. 만원버스였다.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꺼워 더욱 붐비었다.



 태양도 점점 짧아져 하교하던 도중 멀리 건물사이로 깜박거리며 나타나는 조그맣고, 매연에 가려 누렇게 뜬 태양이 버스 안을 비춘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사람들이 하나둘 줄어든다.



 친구도 내려야 한다는 소리를 지껄이고 대화가 중간에 끊고는, 친구는 내일보자는 말과 함께 나를 내버려두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를 둘러보자. 노인한두분이 노약좌석 앉아있을 뿐이다. 나는 버스 손잡이에 맨몸과 그 등 뒤에 매달린 짐의 무게를 함께 싣고는 가장 뒷좌석으로 움직였다. 아무도 없는 버스의 가장 구석 편에 앉았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누렇던 동그란 전등하나가 사라져있었다. 조금 더 높이 있는 하늘로 눈을 돌리자 천천히 갈색, 빨강, 주황, 노랑, 파랑, 그리고 버스의 오른편에는 보랏빛 하늘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다시 갈색이 눈에 들어왔다.



  버스 안은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남기고간 냄새로 가득 차있다. 비워있지 만 흔적으로 차있는 버스에 몸을 싣고 달려간다. 이야기할 상대도, 딱히 할 생각도 딱히 없어 지금까지 온 거리의 절반도 안 되는 거리가 길게 느껴진다. 시간을 때우려고 잠시 하루 종일 접어두었던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한동안 쓰지 않았더니 근육이 뭉쳤는지 갑자기 큰 날갯짓은 무리였다. 가볍게 움직인 후 다시 날개를 활짝 피었다. 버스의 창문을 열고 날아오르자 공사 중인인 회색빛 아파트에 가려졌던 태양이 다시 붉게 타올랐다. 어느새 내 등 뒤에 있던 짐은 사라지고 하얀 날개는 태양빛을 받아 주홍빛으로 물들어졌다. 주위를 둘러보자. 구름이 속삭이고 뚜렷한 뭉게구름이 따스한 태양빛을 갈라 빛기둥을 만들었다. 

 

  

  이내 옆에 있던 작은 구름도 질세라 더욱 뚜렷한 구름으로 변하여 누가 더 멋있는 기둥을 만드는지 내기를 하였다. 내 몸은 여전히 주홍빛으로 감돌았고 더 이상 내 주위에는 어떤 갈색 빛 매연도 보이지 않는다.

 

 

  창공의 공기는 무엇보다도 깨끗하고 시원했다.

내폐를 씻어주며 하루 종일 숨을 못 쉰 등의 땀도 낚아주었다. 약간 추운감도 있지만 태양빛의 따스함으로 시원함은 더욱 깨끗하게 변하여 내 몸을 감쌌다.

 

 

  문득 내가 타고 있던 버스를 내려다보자 어두워진 대지의 주홍가로등 길을 타고 우리 집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날개를 접어 다시 짐으로 감추었다.

 

 

  벨을 누르고 철로 만들어진 이동수단에서 내렸다.

 

 

  내가 사는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다시 다리를 이용해 몸을 움직인다. 아파트는 점점 커진다. 입구에 들어서자 내가 알고 있던 밤하늘이 작아졌다. 오리온의 다리도 잘렸다. 하늘을 보고 걷는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하늘은 점점 작아지고 거대하게 솟은 아파트들은 여기저기서 빛을 내며 별빛을 가리고, 하늘을 토막 낸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그나마 보이던 밤하늘과 귀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사라졌다.

 

 

  유리문을 닫자. 문틈에서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 빨간불이 들어왔다. 태양과는 다른 빨간빛 이였다. 날개를 펼치기엔 너무 짧고 잠자고 기다리기엔 너무 긴 순간이지나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육면체박스로 들어가자, 세면에서 비추는 나의 영정들이 나를 바라본다. 숫자버튼을 누르자 문이 닫히고 잠시 잊고 있던 짐의 무게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묵묵히 커지는 붉은 숫자를 보며 눈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너무나 긴 순간이다.

 

 

  문이 열리고, 또다시 문을 열고 집이라는 장소에 들어갔다. 아무도 없이 어둠과 정적이 가득한 거실에 빛을 부여했지만 여전히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누나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고, 어머니는 연수중이라 늦게 돌아오신다. 아버지는 일주일에 하루 볼까 말까하니 이 집에는 나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하여도 좋다. 가방과 잠바를 아무렇게나 벗어 침대위에 집어던지고 내 몸도 같이 집어던졌다. 약간의 튕겨 오름과 함께 스프링소리가 들려온다. 창문을 바라보자 덕지덕지 붙어있는 물방울 하나하나에 온갖 세상이 축소되어 보인다.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고 휴지 몇 장을 뽑아 창문의 물방울을 닦았다. 촘촘히 작게 뭉쳐있던 세상은 이내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되고 반대편의 아파트와 밤하늘을 내게 보여준다. 창문을 열어 숨을 쉬었다. 상공에서 마시는 공기는 여전히 깨끗했다. 몇 분간 숨을 내쉰 사이 내안에 숨겨져 있던 구름 몇 조각을 만들었다. 숨을 내쉴 때마다 하나둘씩 생겨나는 구름 금방 사라지긴 해도 재미있었다. 창밖으로 손을 내밀자 땀에 젖어있던 손바닥이 시원해졌다. 손바닥에 숨을 내쉬어본다 별 의미는 없었다.

 

 

  그러던 도중 미지근한 체액이 얼굴을 타고 흐른다. 미지근했던 체액은 이내 기화하며 내 뺨의 온기를 빼앗아 달아나고 문득 내 몸의 모든 것이 더럽다고 느껴져 내 몸의 체액을 끌어내 세상 밖으로 흘려보낸다. 막지 않는다. 먼저 몇 방울이 어렵게 떨어지자 뒤따르던 것들도 앞서가던 누군가가 만든 길을 따라 무서운 속도로 세상 속에 흘러든다.

 

 

  가슴이 아프다. 몸속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서 도망치려한다. 심장이 떨어질듯 아프고 온기마저 나에게서 도망친다. 모든 것이 나에게서 도망칠 듯 두려움이 느껴진다. 방금 나를 떠났던, 눈에서 나온 액체가 문득 그리워진다, 보고 싶어진다. 더 이상 나의 몸을 잃고 싶지 않다. 내 몸의 구름도, 땀도, 눈물도, 가슴도, 마음도, 눈물이 나를 부른다. 그리고 나도 눈물을 그리워한다. 

 

 

  나는 거인의 눈물이 되어 흘러 떨어진다. 우뚝 솟은 거대한 건물의 눈 중하나에서 눈물이 흘러 떨어진다.  

 

  눈물은 생각한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저곳에서 나의 눈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요즘 제심정을 소설로 표현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무작정썼습니다.

너무답답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위로의 말씀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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