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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로스트(Lost) 중간 시청평.
게시물ID : mid_149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러브액땜얼리
추천 : 4
조회수 : 2049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09/18 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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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최근 한 달은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미드 로스트를 보며 세월을 lost 한 것..ㅎ
원래는 다 보고 난 후 좀 정리해볼까 했는데, 
내용이 워낙 방대하여 어떤 식으로든 중간 정리를 해야했다.

7년 동안 방송되며 무려 130여 편이나 되는 장편 작품을
한 달 여에 쉬지 않고 달리는 것도 좀 무리다 싶다.
그래서, 어제 마지막 시즌6에 돌입한 기념으로 조금 끄적거려본다.

세상엔 많은 미드가 나와 있고, 재미있거나 훌륭한 미드가 많다.
하지만 시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든 미드를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나름 미드 선정기준을 가지게 되었는데,
일단 역대 에미상(Emmy Awards) 수상작들을 위주로 보게 되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왔다.

트루 디텍티브, 하우스 오브 카드, 브레이킹 베드 같은 작품들이 그랬다.
로스트는 2006년에 에미상을 받은 작품인데,
보기 전 알고 있던 정보는 김윤진이 나왔다는 거 정도 빼곤 거의 없었다.

시즌 5를 마친 지금 생각은,
역대 미드 중에서 몇 순위 안으로 꼽혀야 할 웰메이드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감독과 극본을 맡은 J.J.에이브럼스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겨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
클로버필드, 슈퍼에이트, 미션임파서블3 등을 감독하기도 한 그는
이 작품 로스트에서 이야기꾼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못 견디게 만드는 그는,
아라비안나이트를 1,001일 동안 이야기하는 현대의 세헤라자드가 아닌가 싶다.

이 이야기의 구조는 위대한 고전, 호머의 오디세이를 닮았기에 집중하기 좋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야기인 오디세이는 
'집을 떠나 많은 모험을 하고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는, 끝날 듯 말 듯 이어지며 감정을 고조시켜가는 쇼팽의 녹턴을 닮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할 듯 말 듯한 단조의 선율로 그 다음 악장을 이어가는 쇼팽처럼,
오딧세이, 쇼팽, 로스트는 모두 집에 도착해 깊은 안식을 취하고자 하는 욕망을 변주한다.   

에이브럼스 감독은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떡밥의 제왕이다.
대부분 작품에 그다음 회를 위한 떡밥이 숨겨져 있다.
그렇게 130회를 끌고 나간다.
3,000 피스 조각 퍼즐처럼 떡밥을 풀고 맞춰가는 즐거움이 있다.
처음엔 로빈슨 크루소 같은 무슨 무인도 이야기인가 했더니,
어느새 권력관계를 다룬 파리대왕이 되었다가,
전체적으로는 잘 짜여진 미스터리 물이 되었다.

미드 치고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도 거의 없어,
한국식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익숙한 와이프가 관심을 보이며 새벽 시청에 동참하더니,
어느새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진도를 뽑아가게 되었다.ㅎ
급기야 와이프는 즐겨보는 수목드라마를 미루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로스트 폐인으로 만든 책임감을 살짝 느끼게 만들었다.ㅎ 

p.s : 

동영상 두 개 정도를 소개하자면,
하나는 2분짜리 트레일러,

https://youtu.be/KTu8iDynwNc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감독 J.J.에이브럼스의 20분짜리 TED 강연이다.
'세상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측면에서 보면 흥미롭다.

http://www.ted.com/talks/j_j_abrams_mystery_box?languag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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