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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갱' 16년만에 완결, 신영우 만화가 뒷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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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조폭을 엮어 독자들에게 큰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던 '키드갱'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장장 16년만이다. 그 동안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키드갱이 네이버 웹툰에서 시즌2로 다시 부활해 완결이 됐다니, 기자이기전 그를 좋아했던 독자로써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그래서 신영우 만화가를 찾아갔다. 키드갱 뒷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다. 그의 심정과 앞으로 어떤 만화를 계획하고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만화에서 다루지 못한 키드갱 뒷 이야기, 신영우 만화가를 통해 들어봤다.
키드갱 연재가 끝났다. 기분과 심정은?
부끄러운 얘기지만 20여년 만화를 그려오면서 최초로 제대로 된 완결을 해봤다. 출판사가 사업을 접든지, 인기가 없어서 중간에 연재중단 통보를 받든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완결 지었던 만화가 많이 없었다.
그래서 무척 기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안도감이 든다. 나도 이제 완결이라는 걸 해봤구나 하는 그런 안도감!(웃음)
그냥 담담하고 다른 만화도 제대로 완결을 내고 싶은 바람뿐이다. 이제 새로운 걸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도 생긴다.
▲ 만화가 신영우
키드갱은 어떻게 탄생된 작품인가?
단순한 캐릭터의 구상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당시 조직폭력배에 관한 영화들이 많이 나올 때였고, 조폭 이야기는 우리나라 정서상 액션이라는 걸 표현 할 때 거부감이 별로 없었다.
액션이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조폭이란 소재는 실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을 법 하니까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울 것 같았다.
007 같은 첩보원이나 총이 나오는 액션물은 외국이니까 먹히는 느낌이랄까…국내 정서랑 맞지 않아 선택하지 않았다.
특히 내가 스토리를 구상할 때 쓰는 방법은 가장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사람을 한 공간에 넣고 부딪히게 하는 거다. 조직폭력배가 나오면 그와 가장 반대되는 캐릭터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생각난 것이 아기였고, 아기와 조폭이 만나면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까 해서 그리게 됐다.
▲ 키드갱은 조폭과 아기라는 소재로 독자들의 큰 재미를 줬다.
15년동안 연재하면서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야 수도 없이 많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잊혀지지 않는가! 기억나는 건 굵직굵직한 것들이겠지만 서도...(회상)
출판사를 옮기고 또 연재 매체가 없어지면서 공중에 붕 떴다가, 단행본으로만 발행하게 되어 게을러진 덕분(?)에 죄송스러운 기억이 제일 크다.
연재는 펑크를 내면 잡지가 못 나오던지 하는 불상사가 있으니까, 스토리가 생각나든 안 나든 억지로라도 마감을 하는데, 단행본은 내일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지 하면서 미뤄두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한 달 두 달 미뤄지고 왜 후속권이 나오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으면 고개를 들 수가 없다.
▲ 키드갱 인기 캐릭터 강거봉, 철수, 홍구
작가가 뽑은 키드갱 명장면은?
내 입으로 명장면이 이거다 라고 말하면 우습지 않나.(웃음) 원래 그려놓고 나면 내 만화를 거의 안본다.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술 한 잔 하고 볼 때가 있고,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단락들도 있다. 그런데 그건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른 거라서 고르기는 힘들다.
언젠가 내가 만족 할 만한 만화를 그릴 수 있는 날이오면, 그 때는 이렇게 어설프고 못 그렸지 하면서 명장면을 찾아 보겠다. 아마 그런 날은 언제 올지는 모르겠다.(웃음)
작품 시나리오나 구상은 어떻게 하나?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캐릭터부터 잡고 들어간다. 캐릭터의 성격을 정하고 이 캐릭터가 하면 어울릴 만한 직업이 뭘까를 생각한다.
캐릭터와 공간이 잡혔으면 이 캐릭터와 상반되는 조연급 주연을 잡으면 기본적인 골격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두 사람을 붙여놓으면 이야기는 알아서 진행되는 느낌이랄까!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탄탄하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캐릭터와 큰 그림만 잡고 들어가면 스토리가 어디로 갈지 나도 모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금은 이런 방식이 좋아서 하고는 있지만, 언젠가는 공부도 하고 취재도 해서 이야기를 먼저 만들고 그 안에 캐릭터를 배치하는 방식의 스토리를 써나갈 것이다.
급하게 마무리하는 느낌도 있는데…
없잖아 그런 느낌이 있다. 보통의 드라마 구조상 철수와 대봉이 패거리들이 헤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도 만들면 좀 더 완성도가 있을 것 같다.
조연들의 이야기들도 한 번씩 어려움을 주고 다시 풀어줬으면 급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조연 캐릭터들에게 애정이 없는 건 아닌데, 지금까지 스토리 진행상 큰 고난을 주지 않은 건 사실이다. 간단한 이야기 몇 줄로 풀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조금은 아쉽다.
어쨌든 키드갱의 메인 줄거리는 철수와 대봉일행이 어떤 일을 겪으면서 어울리고 행복해지는가와 대봉 일행이 엮여있는 과거의 이야기다. 이 두 가지를 해소했으니 완결을 해야 한다고 본다.
술먹는 술홍 홍구와 칼을 든 사신 칼날 등장은 계획한건가?
언젠가는 나와야 한다는 것만 정해뒀었다.(웃음) 마지막에 나오니 급한 마무리 같았지만...
앞으로의 계획과 차기작은 언제쯤?
만화가 이기에 앞으로 계획은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것이다.
완결 짓지 못한 만화 중에 더블캐스팅이란 만화가 있다. 사실 이걸 완결하라는 요청을 좀 많이 받았다. 나 스스로도 아쉬움이 있어 그러고 싶은 마음도 있다. 다만 너무 설렁설렁 작업한 곳들이 많았다.
더블캐스팅을 다시 하게 된다면 아예 리메이크로 처음부터 다시 그릴 생각이다. 이리저리 알아보겠지만 더블캐스팅을 받아줄 매체가 있다면, 우선 더블캐스팅을 그릴 예정이다.
(더블캐스팅을) 받을 매체가 없다면 새로운 뭔가를 구상해서 시작할 것이다. 뭐 서울협객전도 곧 끝나는데 놀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나.(웃음)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16년 키드갱을 관심 깊게 봐 주신 독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중간중간 그리지 않아 실망시킨 것도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
한 명의 만화가로, 더 좋은 만화를 구상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만화가 신영우
- 출생 1971년 7월 6일
- 데뷔 1994년 만화 '남자만들기'
- '키드갱' 완결 '서울협객전'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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