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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했어요
게시물ID : lovestory_89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선너와난후끈
추천 : 1
조회수 : 2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1/28 16:43:53

그래요. 한 잔 했어요. 기분이 좋은 날이었거든요.

 

노래방을 갔어요. 혼자. 5900원 짜리 와인을 사서, 동네 아무 노래방에 들어갔죠.

노래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당신이 즐겨 부르던, 노래를 틀었어요. 한 잔, 한 잔, 그리고 또 한 잔. 지금 내 곁에는 없는 당신이 즐겨 부르던 노래가 흘러가네요. 당신의 목소리 대신, 와인 한 모금이 목을 넘어갑니다.

 

한 잔 했어요(아꼬박, 190315)

그래요. 한 잔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잘 지내시는지.

 

참, 당신 노래 참 못 불렀어. 그건 알고 있었나요? 음정도 박자도 맞지 않았어. 그러면서도 나를 위해 열심히 연습했다던 노래를 불러 주었을 땐, 그나마 들을 만 했다. 다만 지금 기억에 남기로는, 음정도 박자도 맞지 않고 당신이 신나게 불렀던 이 노래. 당신의 옆모습.

 

괜찮습니다. 취하지 않았어요. 다만, 언젠가 어디선가 당신이 이 노래를 부르게 된다면 한 번쯤은, 나를 돌아봐 주세요.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을 보면서 웃고 있는 내가 있어요. 노래가 끝나고 부끄러워 내 품에 안겼던 당신이, 오늘 밤엔.

 

한 잔 했어요. 취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잘 지내나요.


출처 https://www.facebook.com/lifeis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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