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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tar_14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잊었다니까★
추천 : 19
조회수 : 179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1/08/07 02:52:09
군필 이라고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옛날에는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훈련소 생활이 끝날때쯤 행군을 합니다.
38킬로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저녁 8시쯤 출발해서 날이 밝아서야 다시 숙영지로 돌아옵니다.
뭐...그 뒤에 자대에 가서는 아무것도 아닌 거지만...
그 당시에는 아직 몸이 반쯤은 민간인이었던 관계로...정말 힘들었습니다.
새벽이 밝아올때쯤...한발자국 띄는게 죽을만큼 힘든 상황으로 돌아온 숙영지 입구에는
조촐한 (?) 군악대가 미리 나와 있다가 팡파레를 불어 줍니다.
절뚝이며 들어온 훈련병들은 숙영지 연병장에 집합해서는 누구 할 것 없이 눈치를 보다가...
이내 훌쩍거리기 시작합니다.
훌쩍거림은 마술 처럼 전염이 되고, 연병장은 시커먼 사내 녀석들의 울음소리가 가득찹니다.
...
힘들어서 우는게 아닙니다.
자신을 다 던져 무언가를 이루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순간의 가슴 벅참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더 힘든일을 해 봤다고 해서,
그 순간의 정점에서 스스로에게 보내는 박수를 받고 있는 사람을 비웃는 것은
한번도 마음이 무너져 내릴 만큼 무언가에 몰두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
무한도전의 울보들은
아마도...
이제는 그 순간이 주는 가슴 벅참과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성취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
기억하시나요??
여자 복싱 특집에서
일본인 선수의 대기실로 찾아간 형돈이가
눈물을 흘리면서 건넨 첫 한마디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였습니다.
그 선수가 불쌍해서 흘린 눈물이 아닙니다.
치열한 링 위에서의 사투를 지켜보며,
그도 느껴 보았음이 분명한 그런 감동을 대신 느꼈을 것이며
그러한 마음을 가질 만큼 위대한 경기를 보여준 선수에게 보내는 찬사였습니다.
그 눈물은
아무것도 아닌 일일지라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아주 작은 보상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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