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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실 그날 지하철에서 좀 서러웠다 -_-
게시물ID : humorstory_1492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저주받은척추
추천 : 10
조회수 : 34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8/02/02 08:44:02
안녕하세요

닉네임 그대로 저주받은 척추를 타고난 22살 대학...아니, 휴학생입니다.

선천적 척추기형, 신경다발구조 기형 + 4,5번 추간판 폭발(-_-;...)...아니,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해서...

남들 신체 건강히 잘 다녀온다던 군대마저 면제당하고(병무청에서 MRI 재촬영까지 하면서 2번 검사받고 면제됬습니다 ㅡ,.ㅡ...절대, never 자원입대조차 불가능할 허리라고 하더라구요)

후유증으로 아직 오른쪽 다리 신경이 돌아오지 않은 저는 오래 서있는 것 자체가 좀 힘듭니다 ㅡ,.ㅡ;;...

그러던 어느날...

지하철을 타고 가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다리가 그날따라 통증이 심한게, 등에서 식은땀이 날 정도더라구요 -_-;;...디스크가 재발한게 아닌가하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마침 자리도 비었겠다, 갈 길도 멀고 하니 저는 일반석 자리에 앉아 묵묵히 음악을 들으며 통증을 참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요...

솔직히 전 몰랐습니다 ㅡ,.ㅡ;;...너무 아파서 앞에 할아버지께서 서계셨다는 것을...

왠 정의감에 불타는 아저씨가 -_-; 저의 어깨를 콱 잡으며 약간 큰 목소리로 한마디 하셨습니다.

"어이, 학생! 자네, 몸도 건강해보이는 학생이 그러면 안되지! 자리 양보해드리게!"

...저는 몰랐기 때문에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당황해 하고 있었고 -_-;;...심지어 제가 쓰는 이어폰이 커널형 이어폰이었기 때문에 외부 소리가 거의 차단됩니다 ㅡ,.ㅡ;;...그래서 잘 못들었지요

"아니, 학생! 내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안비켜드릴건가?"

저는 그때서야 상황판단을 하고 말씀드렸지요...

" 죄송해요, 제가 허리디스크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다리가 너무 아파서 잘 몰랐어요 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할아버지께 양보를 해드렸는데...

"아니, 사내자식이 비겁하게 변명을 해?!"

...ㅡ,.ㅡ;;...

아니...진짜라구요 ㅠ...내가 그러면 이럴 때를 대비해서 진단서라도 가지고 다녀야 한단 말입니까 ㅠ

저는 진짜로 허리디스크 때문에 다리 신경에 이상이 있다고까지 이야기를 드렸건만 왜 이러시는겁니까 ㅠ...

안그래도 그때 마음도 심란하고 다리도 아퍼 죽겠고 허리도 애려오는데 왜 이러시는겁니까 ㅠ...

저는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내릴 역을 8정거장 앞두고 내려버렸습니다...

.................................................왠지 그날은 저녁밥이 잘 넘어가지 않더라구요 orz

여러분, 혹시라도 저같은 분 보면 측은히 -_-;;...여겨주시고 자비를 ㅠ...

...그럼 저는 마침 일이 끝났기 때문에(재택근무중;;...) 이만 휴식을 취하러 가렵니다 ㅠ...

그럼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시구요, 저는 저주받은 척추를 쉬게 해야겠습니다 ㄱ-...

그럼 ㅠ...

p.s: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병입니다 ㄱ-...저도 재활을 거쳐서 그나마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로 다리 회복을 하였지만, 다리 바깥쪽 신경도 덜돌아왔고 오래 걷지 못합니다 ㅠ...덕분에 수술해서 등에 王자 흉터가 ㅠ...남들 배에 왕자 만들때 저는 등에 만들었어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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