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은, 햇수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친한친구들도 있고
나를 아껴주고 사랑주는 남자친구도 있고
언제 어디서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들도 있음에도
나는 오래도록 말못하고 간직한 비밀이 많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채 살아왔어요.
우선 나는 모든 이에게 착하게 비춰지기를 바랍니다. 착한척도 오래하면 그 자체로 착한 성품이 된다는 걸 어디서 본적이 있는데,
저는 아직까지도 그 '착함'을 노력하고 애쓰고 있다는 걸 제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의지해주고 기뻐해주고 위로가 된다는 말에, 너는 믿을만 하다는 눈빛, 착하다는 그 말과 대우가 좋아
나는 시시각각 노력합니다. 이건 내 본성은 아닌것 같아요.
초등학교때 왕따를 당했습니다. 몇 년을 뛰어넘어 고등학교때에도 쓰라린 미움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에 겪은 아픔으로 무너진 채 살 수는 없었어요. 사람사이의 관계유지에 부단히 노력하고 머리를 굴렸습니다.
저도 사랑받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멋진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었어요.
조금씩 고쳐나갔고, 감정표현에 솔직했고, 열과 성의를 다했습니다. 착한 사람으로 탈바꿈해갔습니다.
지금은 슬프게도..하나의 요령이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게 비치고, 선해보일지 안듯한 기분..
저에게는 이런 모습을 유지하는 것 조차도 일상이 되어버려 불편함도 조금씩 조금씩 바위가 바람에 깎여가듯 무뎌지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때때로 제 자신 그대로를 사랑해달라고 무심코 내뱉은 말에 아차, 하면서 되려 제가 상처를 받습니다.
제 모습이 싫어 착한 가면을 쓰고 살아온 제가 제 입으로 제 자신, 나 자체를 사랑해달라니요..
이런 모순이 또 있을까요.
그동안 저는 이십대 중반을 살아오면서 이 방식이 저의 자존감을 높혀주고 사랑하는 법일꺼라고 믿고 있었습니다만,
요새들어 많이 흔들립니다. 조금만 속내를 건드려도 불안하고 지인들 사이의 관계가 잠깐이라도 흔들리면 초조합니다.
얇은 유리벽처럼 금방이라도 깨질것 같아요. 저를 내려놓아도 곁에 남아있어줄 이가 몇명이나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눈을 제가 똑바로 바라볼 날이 올까요?
제 마음을 온전히 진심을 담아 그들에게 보여줄 날이 올까요?
겨울나무에 매달린 낙엽처럼 아슬아슬한 마음이 몇 밤째 계속되어 자상한 고게에 글 몇자 올립니다.
제 글로 인해 위로 받아야할 다른 익명의 글이 가려지지 않기를 바라며..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