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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사태는 종교가 뭐냐고 묻는다
게시물ID : sisa_11505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방
추천 : 1
조회수 : 42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02/26 13:36:08

요즘 신천지때문에 난리니 아주 원천적 질문이 떠오릅니다. 바로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인데 저는 이 질문을 철학적으로 던지는게 아닙니다. 과연 누가 종교단체로 가입가능한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누군가가 우리는 종교단체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순간 세상에는 아주 많은 편의가 제공됩니다. 


세금을 안내도 되는 것이 예입니다. 세금을 자발적으로 내는 종교단체도 있습니다. 불교나 천주교는 그러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안 그러는 곳도 있고 특히 어차피 종교단체는 세무조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안내도 그만입니다. 단속할 근거가 없으니까요. 분명히 말도 안되는 일이 있어도 종교단체는 그걸 종교탄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하는 삼성입니다만 삼성은 기업이죠. 그런데 만약 삼성직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면 어땠을까요? 과연 삼성의 총수가 뒤에 물러나 있고 한가하게 명단내놓으라고 국민들이 압박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요? 당장 이재용같은 총수가 성명을 발표하고 사과했을 겁니다.


그런데 대단하다는 신천지지만 일개 종교단체에 불과한 신천지는 정부나 지자체와 다툽니다. 이제까지 교주는 미디어에 얼굴도 내밀지 않습니다. 종교단체니까 교주가 직접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확실한 것일텐데 말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근거에는 바로 신천지는 삼성과는 달리 종교단체라서 그렇다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묻게 됩니다. 종교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다시 말하지만 철학적 질문이 아닙니다. 누가 예를 들어 생활협동조합같은 것을 한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이것은 기업이니 세무조사도 받고 힘도 없습니다. 간섭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활교요라고 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생활교가 제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해도 갑자기 관용의 정도가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납니다. 


누군가가 생활교에 대해 간섭을 하려고 하면 그들은 이건 종교탄압이라고 말합니다. 지난번에 종교단체 과세문제로 사회적 논란이 있었을 때 기독교 단체들은 반대를 많이 했지요. 백번 양보해서 거대 교회들은 제대로된 종교라고 해봅시다. 그렇다고 해도 종교란 우산 아래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원인이 바로 그 종교투쟁에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지요. 그러니까 종교 단체 가입이란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 잘 해야 하고 설립요건을 엄격하게 해놓았다고. 그런데 종교가 뭔지를 정의할 수 없는데 그걸 어떻게 엄격하게 정의하겠습니까? 결국 어떤 방식으로건 돈 잘버는 집단이 있으면 변호사 사서 단체등록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일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블로그 운영하는 제가 재림예수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가족은 종교단체라고 등록한다고 해도 정부에서 네가 재림예수라는 걸 증명하라고 하겠습니까?


웃기는 것은 저같은 과학기술자들이 모여서 우리는 과학기술이라는 신을 섬기는 종교단체라고 등록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뒤에서 보면 정부는 과학기술자들을 차별하고 비과학적 세계관을 설파하는 사람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말하면 지구는 둥글다고 말하면 처벌받는 세상입니다. 왜냐면 지구가 평평하다고 말하면 자유를 얻고 세금 특혜를 받으니까요. 반면에 과학자들은 거짓말 한번 하고, 실수라도 한번 저지르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고 온갖 사회적 비판을 받지 않습니까? 황우석이 좋은 예입니다. 황우석에 대한 어떤 판단을 내리던 황우석이 받았던 처분과 사이비종교 교주가 받는 처분을 생각해 보십시요. 


이것은 저만 이렇게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일찌기 리처드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을 쓰면서 신은 환상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책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신은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자유인데 신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박해받는 세상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겁니다. 무신론자도 권리가 있지 않냐는 겁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학설을 내놓았는데 근거가 부실하면 엄청난 비판을 받고 그 학설은 사라집니다. 결코 이럴수도 있다고 하지않습니다. 그런데 종교라고 선을 그으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세상은 그러려니 합니다. 박정희가 반인반신이라는 이야기가 21세기에도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까? 만약 어떤 과학자가 여성이나 아시아인이 열등하다는 유전적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면 세상이 아 뭐 그런 주장도 있을 수 있지하고 가만히 있을까요? 분명히 요즘 세상은 과학과 합리주의자가 박해 받는 측면이 있지 않습니까?


결국 오늘날 종교는 개인의 마음속에만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단체는 그냥 평범한 개인의 단체로 취급받아야 하며 종교단체라고 따로 구분되어 특혜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믿음은 자유지만 법은 지켜야 하고 특권을 누릴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나서서 신천지같은 사이비 종교를 격려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코로나 사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어떤 사회적 비용을 가져오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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