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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돌아댕기다 본 건데,
말 바꾸기 귀찮아서 그냥 긁어 올립니다. 삼성 다니다 아마존으로 이직했다는 사람이 쓴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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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기업에서 'PPT를 잘 만든다는 것'은 꽤나 인정 받는 능력입니다. 대학 시절부터 PPT 제작을 담당했던 이들은 사회 진출 이후, 곧바로 실무에 투입되어 꽤나 예쁨을 받을 수도 있어요.
이렇게 다양하게 쓰이는 PPT.
그런데,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에서는 PPT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발표도 편해지고, 설명도 편해지는데... 도대체 왜일까요?
아마존 다니는 OO : 사외 발표를 할 경우 자료를 만들어 가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퇴사할 때까지 파워포인트를 사용할 일이 없어요. 대신 글을 작성하는 거죠.
사실 처음엔 노 파워포인트 문화가 꽤 충격적이었어요. 이전 직장인 삼성에서 정말 수많은 PPT를 만들면서 나름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한동안 쓰지 않던 워드만 써야 한다는 점이 너무 낯설었거든요.
아마존을 다니며 글을 쓰는 문화에 익숙해진 요즘은 누가 "아마존에서 무슨 일을 하세요?"라고 물어보면면 농담처럼 이렇게 답해요. "저는 아마존에서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회의 때도 글만 읽는다는데]
아마존 다니는 OO : 짧게는 한 장, 길면 여섯 장 정도 되는 분량의 글을 작성해 회의를 진행해요. 임원이나 타 부서와 회의할 경우 우리는 준비한 글을 읽는 것으로 회의를 시작해요. 아주 간단한 구두회의가 아니라면 모든 회의에서 첫 10분 동안은 글만 읽어요.
제가 쓴 글을 읽었던 첫 회의가 잊히지가 않아요. 10분 동안 이어졌던 그 정적과 긴장감.
아마존 다니는 OO : 글이 PPT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문장 흐름은 얼마나 부드러운지, 혹시 어려운 표현이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는지, 이 글이 얼마나 논리적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는 거죠. 고민하며 글을 적다 보면 제품의 단점이나 놓쳤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고요.
또 글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언변이 좋은 사람들에게 PPT는 더할 나위 없는 매개체겠죠. 논리적이지 않아도 충분히 타인을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발표를 듣는 사람이 완전히 설득 당해, 발표하는 사람의 생각에 끌려가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글을 누구에게나 공평해요. 내향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끌어내기에도 적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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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