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고민은 아닌데 이렇게 적으려니 좀 걱정스럽네요
근데 엄마랑 대화가 너무 안 통해요 ㅠㅠㅠㅠㅠㅠㅠ 핵답답 ㅠㅠㅠㅠㅠㅠ
저는 20대 중후반 여자고, 엄마는 50대 후반입니다.
엄마가 은퇴하셨고, 거실에 주로 계시고 저는 방에서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얼굴을 봐요. 2년 됐고요.
근데 거의 매일 대화가 겉돌아요!!!
완전히 그 뭐야... 벽에 공 부딪히는 운동... 슬러시? 그것처럼 ㅠㅠㅠㅠ 제가 뭘 물으면 그 대답이 그대로 튕겨져나와요!!
엄마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매일같이 읽으시고 TV도 보시고 공부도 하시고 참 열심히 사시는데
오늘도 물 마시러 나오니까 [섬]이라고 적힌 책을 읽고 계시길래 (저한테는 표지가 바로 보이는 위치)
저 : (소설책인가? 요즘 한동안 소설 안 읽더니) 무슨 책이야?
엄마 : 도서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는 뜻)
저 : 아니 당연히 도서관이지! 무슨 책이냐고
엄마 : 섬.
(이 책이었어요!!!)
저 : 그러니까 소설인지 뭔지 그게 궁금한 거라고!
엄마 : (말끊음) 야 가서 베란다 문 닫아!
저 : (베란다로 가면서) 그러니까! 소설인지, 장르는 뭔지!
엄마 : 그 옆에 작은 창문도 닫아!
저 : (문 닫으면서) 대답을 해야지!
엄마 : 소설.
후!
문 순순히 닫는 건, 안 그러면 '키워봤자 소용이 없지~아이고~' 하는 거 듣기 때문에.....
후......
며칠 전에는 밤에 들어왔는데 EBS 다큐가 틀어져 있고, 오며가며 보니까 내용이 궁금한 거예요
화면은 딱 다큐멘터리 화면이고, 화면 오른쪽에 [EBS 다큐] 라고 진짜 커다랗게 글씨가 박혀 있길래
저 : (아이작 뉴턴 얘기랑 지구가 나오네...주제가 중력인가?) 무슨 다큐야?
엄마 : EBS.
저 : EBS인건 나도 보면 알아! 써져있잖아ㅋㅋㅋㅋ 무슨 다큐냐고.
엄마 : (한참 말이 없다가) 다큐.
저 : !!!
(옆에서 지켜보던 아빠가....과학다큐라고 소심하게 대답해줬어요...후.....)
이런 식이에요....
이게 왜 답답한지 이해가 안 가시면 2년동안 계속! 이렇다고 생각해보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쁘게 요리를 하시길래 '저녁 뭐 하세요?'라고 물었더니 '저녁이야~' 라고 대답하는 듯한....다행히 아직 그 수준은 아니에요...
다른 중요한 일이나 그런 건 대화에 문제가 없는데..... 가끔 엄마가 다른 걸 하시는 중에 제가 뭔가를 물으면 꼭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ㅠㅠㅠㅠ
혹시 엄마랑 저 같은 경우가 또 있나요? ㅠㅠㅠㅠ 우리집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만이라도 알고 싶어요...
설마 분란조장글은 아니겠죠...? 용기내서 닉도 걸고 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