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먹어가고 기회는 사라지고 몸도 점점 병들어가고 있어요. 좀 더 어릴 때 더 즐겨볼껄..하는 후회도 하지만, 스스로 잘 알죠. 그때로 돌아가도 결국 똑같을꺼란걸. 이런 현실 속에서 참 짜증나는 건.. 쓸데없는 긍정과 희망을 자꾸 고개를 든다는 거에요. '난 좋아질꺼야. 살도 빠질거고 몇년 뒤엔 더 나은 직장에 다닐 수 있겠지? 언젠가 만족할 만한 사람도 만나서 행복해질 수 있을거야.난 그럴 수 있어'라는 그런 희망.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다죠?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 빛이 있어서 어둠이 더 어두워지는 것 같네요. 자꾸 절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데..절망이 절 끌어내리네요. 지금 제 삶은 기계같아요. 녹슬어 닳아버리고 고장날 때를 기다리며 재깍재깍 움직이고 있어요. 학생때는 제가 이렇게 살 거라곤 생각안했었죠. 이런 삶을 살지말라고 배웠으니까요. 더 웃긴 건 모순적이게도 이런 제 삶을 제가 유지하려 한다는 거에요. 왜냐하면 지금 이 상태가 편하니까... 어둠에 빠지는 건 너무 쉽고 편하지만, 빛을 찾는 건 어렵고 금방 사라지고 고통스러워요. 변화하는 게 두려워요. 냄비 속의 개구리를 코웃음치던 저였지만. 어느새 전 달아오르는 냄비 속에서 비웃음을 흘려듣고있네요. 저는 눈물만 흘릴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