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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존감을 갉아먹던 부모님
게시물ID : gomin_14949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Vqa
추천 : 5
조회수 : 28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8/06 13:12:38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올라갔을때
엄마가 첫시험이 중요하다고 하도 그러는바람에
나도 첫 중간고사를 엄청 열심히 준비했던 생각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결과는 상당히 좋았다.
반에서 1등 전교에서 12등..
 
아버지가 내 성적을 듣고
뭔가를 생각하다가 한말이
반이 총 11개반인데
12등을 한건 진정한 1등이 아니라고 ㅋㅋ
 
그때 그 말이 지금까지 왜 안잊혀지는걸까?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대학교를 입학하게되었다.
내가 정말 가고싶었던 대학이 있었는데..
결국엔 떨어지고 안전빵 학교가 붙어서 갔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은 나에게 한번도 고등학교 졸업해서 축하해
성인되서 축하한다. 대학생활 재미있게해라 이런 말 한마디도 없으셨다.
뭐 부모님도 맘에 안드셨겠지.
 
지금생각하면 그렇게 안좋은 학교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2등급은 맞아야되는 학교이고 학교 순위로 따지면 20위 학교인데..
 
난 20살부터 24살까지 정말 괴롭고도 긴 학벌컴플렉스와 싸웠어야했지.
우울증도 왔고 자학도 하고 자책도 하고 자살충동도 오고..
 
한번은 술먹고오셔서 아버지가 한말씀이 생각난다.
내 면상에 대고 한말은 아니지만
그따위 대학이 대학이야
그 말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러다가 뭐 여러가지일이 있고 대학을 졸업하고
8개월 백수질만에 2금융권에 합격했다.
물론 나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
내 첫사랑이자 첫연애상대였던 그녀는 1급융권에 들어갔으니..
상대적 박탈감도 있었고..
 
암튼 그렇게 첫출근하고 집에왔는데
아버지가 집에있던 양주를 다 드시고 헤롱헤롱하고있었다.
실수로 떨어트린건지 화가나셔서 던진건지
양주병과 컵이 깨저있었다.
 
난 안그래도 심란한 첫출근을 마치고 집에오자마자
빗자루로 깨진 병과 유리잔을 치우고 있는데
아버지가 나한테 그랬다
거기밖에 못들어가냐고
대기업 못들어가냐고.
 
친구한테 말하니 자기 부모님같으면 엄청 칭찬할것같다고 놀라워했다.
 
뭐 부모님 말씀때문에 관둔건 아니지만
나도 그냥 나하고 잘안맞아서 1년을 못채우고 결국엔 관뒀다.
 
관두고 여행도갔다오고 긴방황끝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자 맘먹고 준비하는데..
 
가족끼리 식사를 하는데 아버지가 그러셨다
사법고시 붙는 사람도 있는데 그깟 9급으로 쩔쩔매냐고
 
순간 욱했던 나는 그대로 말을 돌려줬다
아버지는 국회의원 된사람도 있는데 아버지는 그것밖에 못됬냐고
 
아버지는 하실말씀이 없으셨는지 그냥 허허 웃으셨다
 
그때부터인것같다.
그렇게 날 무시하고 아버지 생각엔 채찍질이었다고하실진모르겠지만
그런 아버지도 성공한 인생이 아니란걸 깨닫게됬다.
 
허망했다.
이 나이 먹고 부모님 원망하기는 싫지만..
그래도 조금만 따듯한 응원의 한마디
나를 붇돋아주는 말한마디 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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