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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위기..
게시물ID : corona19_18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릭녀
추천 : 14
조회수 : 2586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20/03/30 01:50:25
독일도 드디어 한국 모델을 따라가겠다고 해요. Bosch랑 Qiagen에서 multiplex Realtime RT-PCR를 다량 생산해서 테스트양을 확실히 올린다고 하네요. 그전까지는 테스트 하나 받을 때까지 참 길고 까다로운 과정이었는데, 이제 드디어 무증상 환자도 테스트한다고 해요. 드라이브스루도 이미 초반부터 따라했었죠.

외출시 2인 이상 함께 외출 금지, 산책이나 운동, 병원가거나 출근해야하는 사람들 외엔 외출 금지, 슈퍼, 택시기사, 배달원, 병원에 일하는 사람, 경찰, 등 외엔 다 홈오피스. 불필요한 가게 다 문닫고, 식당, 카페도 다 문 닫았어요 (배달, 픽업만 가능). 여기서 생겨나는 경제적 부담은 메르켈이 맡겠다고 하네요. 이미 자영업자 서포트 시스템도 생겼구요. 

거리나 공원에서 정말 1,50미터 떨어져 걷는지 경찰이 확인한다고 해요 (저는 출퇴근 말고는 집콕이라 공원 못가본지 3주가 되가지만요..). 덕분에 당분간 정말 유령타운 같았는데, 어제는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공원에 다시 사람들이 바글거렸다네요. ㅎ...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나가면 힐끗힐끗 쳐다보지만, 그래도 종종 마스크 착용하는 사람들도 보이네요 이제 (대도시에 살아서 그런걸수도). 금요일에 퇴근길에 슈퍼를 갔는데, 한명 나가야 입장 가능한 시스템이더라구요. 대부분은 카트를 이용해야해요 (거리두기 위해). 거부시 경찰 부르고요.. 이젠 대부분 카드 결제만 가능하고, 캐시어도 유리 혹 플라스틱 보호막이 있어요. 이젠 손세정제, 파스타, 파스타소스 등 품절이던 제품들 다시 다 들어왔는데, 휴지는 계속 사기 힘드네요 ㅎ 전 그래도 휴지 한번 살때 그냥 간편하게 많이 사두는 편이라 독일에 코로나 터지기 전에 늘 하던대로 한꺼번에 많이 사둬서 (두봉지) 걱정이 덜하네요. 결제 기다리는 줄은 거리 두기 위해 바닥에 거리가 표시되어 있구요, 슈퍼에도 종종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보여요.

그래도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많이 부정적인것 같아 정말 답답해요. 약국이나 인터넷에선 다들 사재기하느라 품절이라는데 왜 거리에 나가면 안보이는지... 친구들이랑 얘기해도 그거 의료진만 쓰는 거라는 인식이 제일 강해요 (지들도 의료진이면서 ㅎ 집에 퇴근할 때는 마스크를 벗고 간다네요..). 이번 의사협회장이 천마스크여도 좋으니 쓰라고 권유했는데도, 그전에 워낙 의료진들도 부족하고 어차피 효과없으니 쓰지 말라는 언론이 주를 이뤄서 인식이 바뀌기에 좀 힘든가봐요.

마지막으로... 이번에 독일의 의료체제 자체에 대한 비판이 드러나고 있어요. 저녁 7시마다 각자 베란다에서 의사들, 간호사들 수고한다고 박수 쳐주는건 고마운데, 저희가 원하는건 시스템 자체의 개선이에요. 의사 부족, 간호사 부족... 이거 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란거 이번에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의대생들이 왜 공부 마치고 스위스, 오스트리아, 미국으로 빠지는지 정부가 고민 좀 해봤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사실 문제는 중환자실이나 호흡기 부족이 아니라 확실히 의료진 부족이 가장 문제가 될거라 예상중이고요. 사태가 심각해질시 은퇴한 의료진들도 불러낼수도 있다네요. 아직은 이태리, 프랑스 환자들을 데려와 치료해 줄만큼 여유가 있어요.

저는 제 외래 환자들 영상통화로 계속 진료중이에요. 과 특성상 가능해서 다행이네요. ㅎ 이번에 제발 아날로그 독일이 디지털 세계의 장점을 받아들이길 바라는 중이에요 ㅎㅎ

이기적인 마음 같아선 한국 가고 싶지만 여기서 계속 제 할 일도 해야하고, 괜히 가족에게 민폐 끼치고 싶지도 않고요. 그때까지 진정된다면 가을쯤에 엄마가 해주는 집밥이 먹고 싶네요. 괜히 일기 쓰듯 써봤어요. 두서 없는 글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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