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고3인 여학생입니다.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때부터 재수를 생각하고 있어요. 이렇게 빠른 시기에 재수를 준비할 만큼 저는 제 자신밖에 모르고 남에게 의지하기밖에 할 줄 모릅니다. 정말이지 많이 노력해봐도 안되는 고민이 두 개 있어서 적어봅니다. 다른 분들 올리는 고민 보면 내 고민의 몇천만배는 되는 고통지수가 느껴지지만.. 그냥 올릴게요. 담고 있는 것보다.. 해결책을 듣거나 아니면.. 털어놓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첫번째 고민은 아버지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와 아버지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버지의 축 처진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싶고... 아무튼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실천도 잘 안하는 나쁜년입니다. 저는. 저는 말재주가 없어요. 친구들과 얘기할 때도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많이 고민합니다. 고민하다가 그냥 자버리구요. 친구들과 이야길 할 때도 듣는 편이지 많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앞에서 썼듯이 저는 말재주가 없다는 간사한 핑계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잘 들려주질 않아요. 저의 이야기를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생활해서일까요.. 어쨌든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서 저는 아버지께 조금이라도 잘 해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아버지랑 함께 사는 것이 아니에요. 한달에 한두번 만날까 말까 하는데.. 정말 힘들어요. 6개월만에 만난 아버지를 하루 동안만 이야깃거리는 쏟아내고는 그 뒤로는 말 한두마디도 하지 않은 적도 있어요. 나름대로 고민입니다. 오유에서 보니까 남자들은.. 이야깃거리 보면 "군대, 여자, 돈" 대충 이런거 한다고 제 나름대로 정의했어요. 그래서 아버지한테 첫번째로 "아빠, 군대 얘기 해 주세요." 이러니까 아버지께서 "할 거 없어." 라고 하셨어요. "그래도 해주세요." 하니 "다른 사람들이 재밌게 얘기한다지만 나는 너에게 과장으로 대답해줄 수 없단다." 라고 하셨어요. 아버지도 생각해서 말씀하신다지만 이 이후로는 군대 얘길 꺼낼 수 없어요.. 두번째로 "아빠, 첫사랑 얘기 해주세요. 엄마랑 결혼했을 때 어땠어요?" 라는.. 일종의 사랑 얘기. 화제가 잘못된 걸까요.. 내가 단편적으로 묻는것만 대답해주십니다. 대화가 뚝뚝 끊겨요.. 세번째로 돈. "아빠는 이담에 뭐하실꺼에요? 아빠는 천만원이 있으면 뭐하고 싶으세요?" 라든가.. 역시 한두마디 뿐이에요.. 항상 끊기는 편이에요.. 저는 이거에 대해 엄청 고민이에요. 말주변도 없는데다가 부녀지정 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 라는 거 말이에요. 정말 나쁜 딸이게도.. "아빠는 내가 죽으면 울어주실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못된년이죠..
두번째로 동생이에요.. 제 동생 올해 고1인데 제가 알기로 중3때부터 담배를 펴요.. 손버릇도 나뻐요.. 근데 공부도 잘하고 붙임성도 있어요.. 얼굴도 곱상한 편이구요.. 아. 동생은 남자에요. 저랑 같은 학교 다니는데도 길거리에서 눈에 띄일때마다 정말 우울해요.. 나보다도 더 우울해. 끊으래도 안끊고.. 독단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