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주식을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말합니다. 주식이란 뭘까요?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 샀다 팔았다 하는 도박 같은 것일까요? 주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투기판이 될 수도 있고 투자처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일단 주식이 뭔지 생각해 봅시다.
압둘라가 대장간을 열어서 장사를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대장간 지을 땅을 사고, 그 위에 대장간을 짓고, 전기로나 거푸집 같은 것을 준비한 다음 쇠를 구해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면 될 겁니다. 아마 이래저래 해서 몇 억 정도 필요하겠네요.
그런데 만약 압둘라에게 특별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스스로 위성방송 사업을 하고싶다면 어떨까요? 인공위성을 쏘고, 위성 안테나들을 공장에서 만들고, 방송 컨텐츠를 사고, 영업소를 많이 만들고 전문가들을 고용 해야겠네요? 아마 수천억은 필요할 겁니다. 그 정도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사실 우리 나라에 그리 많지 않을 거에요. 특별히 대단한 부자가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디어라도 구현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낭비겠죠.
그래서 예전에 네델란드 사람들은 주식회사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큰 돈이 드는 회사를 마구마구 쪼개서 여러 사람들이 그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운용 자본을 대 주는 것이죠.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네델란드 사람들은 개인 혼자는 만들기 어려운 커다란 배들을 많이 만들 수 있었고, 동인도회사를 통해서 세계 무역을 아주 잘 할 수 있었답니다.
이런 주식은 현재에도 계속 잘 사용되고 있지요. 주식시장을 통해 돈을 모아서 반도체, 조선, 자동차, 화학 같이 거대한 사업을 시작하거나 운용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커다란 사업을 같이 하고 싶다면, 주식을 구입하는 것 만으로도 사업을 함께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요?
회사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회사의 근로자? 사장? 오너?
주주가 아닐까요? 주주는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죠. 주주들은1년에 한 번 이상 ‘주주총회’라는 모임에 초대를 받습니다. 그 자리에서 주주들은 그 회사의 상황을 보고받거나 의사결정을 하거나 합니다. 특히 회사의 돈을 어떻게 쓸까 하는 의사결정도 하게 되는데요, 수익 중에 일부를 주주들이 나눠 갖겠다는 ‘배당’에 대한 결정도 그 때 하게 됩니다. 보통 회사들은 순수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배당’을 실시합니다. 돈이나 주식을 매년 나누어 주는 것이지요. 물론 여러 번에 걸쳐서 주거나 안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일 같은 ‘물건’들은 신선도나 당도나 크기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골라야 하겠죠? 가격도 그 ‘물건’의 상태나 수급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고요. 하지만, 주식은 모두 독같이 ‘지분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오프라인에서 매도자를 만나 상태를 확인하고 매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주식은 거래소와 증권사를 통해서 인터넷으로 쉽게 거래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삼성전자 47,850원. sk하이닉스 83,700원.
주식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두 배 큰 회사인가요? 아니면 비싼 건가요 싼 건가요? 주식의 가격이 어떻게 합의되는 것인지 알아보죠.
슈퍼마켓의 땅과 건물 가격이 8000만원 정도. 그리고 그 안에는 2000만원 정도의 물건들이 있고요, 매 년 400만원 정도 순수익을 낸다고 하면 여러분은 그 슈퍼마켓을 얼마에 사실 건가요?
얼마의 가치를 둘 것인가는 사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누구는 1억, 누구는 2억, 누구는5천만원에 사겠다고 할 겁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사람들은 자본에 대한 이득이 4%정도면 꽤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안전하다는 예금 이자율이 높아도 2%. 건물의 임대소득이 건물 가격의3~4%대를 목표로 하는 걸 보면 말이죠. 대강 1억 정도에 저 슈퍼마켓을 산다면 연 4%의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니 어느정도 괜찮지 않을까요? 하지만 만약 바로 옆에 대형마트가 들어올 계획이라 순수익이 확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면 슈퍼마켓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고요, 반대로 슈퍼마켓의 땅값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면 더 비싸게 사도 괜찮겠죠. 어쨌든 지금은 아무 변화도 예측할 수 없어서 그냥 슈퍼마켓의 적정 가격을1억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 1억 가치의 슈퍼마켓 법인이 100주의 주식을 발행하면, 한 주에 100만원씩의 가격에 거래가 되겠죠? 100주 말고 1,000,000주를 발행한다면 한 주에 100원 정도에 거래될 것이고요. 얼마나 많이 슈퍼마켓 주식을 나눠서 발행할 것인지는 그 회사가 그냥 결정하는 겁니다. 따라서 주당 100만원이든, 100원이든 그 회사의 주식이 싼 지 비싼지는 가격만 봐서는 알 수가 없어요.가격이 싼 건지 비싼 건지 알기 위해서는 회사의 내부 가치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4. 밑에 생기는 옵션 중에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분기보고서’를 체크해 볼게요.
사업보고서는 1년에 한 번, 반기 보고서는 중간에 한 번, 분기 보고서는 1년을 1/4해서 나오는 보고서에요.
연습이라서 아무거나 클릭해 봐도 좋지만, 최근에 나온 분기보고서를 클릭해보죠.
2019년 3/4분기의 삼성전자 상황에 대한 보고서네요.
많은 내용이 있지만, 연습 삼아서 두 가지만 봅시다. .
분기보고서에 목차부분 ‘주식의 총 수’를 클릭해 보면 보시다시피 발행된 주식이 68억 주 정도 된다는 걸 알 수 있겠네요.
‘재무제표’나 ‘요약재무정보’를 클릭해 보시면, 재무제표가 나옵니다.
여러가지 내용들이 다들 중요한 의미가 있겠지만, 크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산총계: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 부동산, 주식 등등 말 그대로 자산들의 합
3. 자본총계: 자산 – 부채. 부채를 다 갚고도 남는 회사의 자산.
4. 당기순이익: 1년동안 회사가 이런저런 일로 벌어들인 총 수입.
공시 사이트(Dart)에서 보는 것이 정확하지만, 편하게 보시려면 포털 사이트를 이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삼성전자’를 검색하면, 증권정보 링크가 뜹니다.
빨간색 박스 안의 종목이름(삼성전자)를 누르면, 세부내용이 뜨죠.
오른쪽에 보면, 상장 주식 수가 60억 주 있다고 나오네요.
어? 조금 이상하죠? 아까는 총 주식이 68억 주라고 하던데…
위에 ‘공시사이트(dart)’에서 봤던 ‘주식의 총수 등’ 부분을 자세히 보면, 보통주가 60억 주 발행됐고 우선주가 8억 주 발행됐다고 합니다. 갑자기 나온 보통주와 우선주는 또 뭘까요? 보통주는 보통의 주식입니다^^; 반면에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서 배당이나 혜택을 더 많이 받는 주식이지요. 다만 우선주를 발행했을 때의 조건에 따라서 어떤 우선주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변하기도 하고,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수 있는 권리가 없기도 하고 기타등등 다양합니다. 발행할 때의 공시를 찾아봐야 하죠. 보통주에 비해서 우선주는 발행도 적고 시장에 많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에 비해서 거래량이 매우 적어요. 그래서 거래하기가 힘들고, 주식과 가격 차이가 꽤 발생하는 경우가 많죠.
어찌됐던, 삼성전자가 발행한 총 주식은 68억 주에요. 삼성전자라는 커다란 회사는 68억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죠.
이제 포탈에서 쉽게 재무제표 보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종목분석 탭을 누르시면 다음과 같은 유용한 화면들이 뜨네요.
일단 ‘기업개요’부분에서 이 회사가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버는지 브리핑을 해 두었어요.
보세요. 자산, 부채, 자본이랑, 당기순이익이 이렇게 보이죠?
이제 이런 정보들을 가지고 주식의 가치를 대략 계산해볼 수 있어요.
종합해 보자면, 이 회사는 68억개의 주식으로 쪼개져 있고요.(주식의 총수)
최근에 연간 21.7조를 벌었고요.(당기순이익)
그리고, 부채 빼고 자산이 263조 정도 되네요.(자본총계)
이 챕터 처음부분에 소개드렸던 ‘슈퍼마켓’모델로 생각해 보자면요,
삼성전자 주식은 연간 자본의 8.27%정도 수익을 내고 있고요.
*자기자본 이익률 (ROE: Return On Equity) - 자본대비 연간 수익
: 217,389억(당기순이익) / 2,628,804억(자본) = 8.27%
자산 가격만 쳐서 주식 가격이 얼마 정도 될지 생각해 본다면, 주 당 38,658원정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주당 순 자산가치(BPS: Bookvalue Per Share)
: 262,880,400,000,000(자본총계) / 6,800,000,000(주식의 총수) = 38,658
현재 가격에 비해서 어떤가요? 가치를 판단하는 건 보는 사람의 몫이죠.
사람들은 기업이 은행 이자율보다 많은 수익을 낼 경우에는 BPS(주당 순 자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에도 기꺼이 매수를 하려고 하고요, 기업의 수익률이 너무 적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에는 BPS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하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기업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나 특허권이나 트렌드 기타등등 많은 요소들이 기업의 운명을 가르기 때문에, 재무제표 만으로 기업이나 주식의 가치를 논하는 것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도 주식 가격의 기준이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더 심도깊게 현재 가격이 싼 건지, 비싼 건지 알고 싶다면 최소한 PER, PBR은 알아두는 게 좋아요. 두 요소는 각각 ‘주가에 비해서 기업이 얼마나 벌었는가’, ‘주가에 비해서 어느 정도의 자본가치를 가지고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PER(Price earning ration: 주가수익비율) : 주식가격 / 주당 순 이익
네이버에서 본 바에 의하면 PER이 17.63이라고 하네요
직접 계산해 볼까요? 당기순이익이 21.7조 정도 되니까,
주당 순 이익 = 217,389억(당기순이익, 억) / 68(주식의 총 수, 억) = 3,197(원)
PER = 47,850 / 3,197 = 14.96
네이버에 나와있는 숫자랑은 좀 다르죠? 우선주를 주식 수에 넣느냐, 비유통주식을 넣느냐 주가가 언제일 때 계산했느냐 등등 계산하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서 숫자가 좀 달라질 수가 있어요.
PER이 14.96이라는 것은, 14.96년 동안 벌면 현재 주가만큼 주식당 순이익이 난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PER이 낮을수록 가격이 싸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 주가 / 주당 순 자산
네이버에 나타난 삼성전자 PBR은 1.19네요
주당 순 자산(EPS) = 2,577,470(자본총계, 억) / 68(주식의 총 수, 억) = 37,903(원)
PBR이 1.26이라는 의미는 뭘까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수한 자산들이 주 당 37,903원인데, 시장에서 거래된 시세가 그의 1.26배인 47,850원이라는 의미에요. 낮을수록 현재 시세가 싸다는 얘기겠죠? 실제로 PBR이 1.0보다 한참 아래인 경우, 당장 영업을 끝내고 청산하게 되면 주가보다 높은 청산배당을 받게 돼요. 자, 이제 PER, PBR의 기본 개념을 알아봤으니까 실제로 비교를 해 볼까요?
아까 5-8의 네이버 종목 검색 화면을 밑으로 내려보면, 네이버에서 뽑아준 공일업종 비교표를 보실 수가 있어요.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반도체 관련 업종들이 비교대상으로 나열돼 있네요. 삼성전자는 PER가 15.11, PBR이 1.28로 계산되어 있는데요. sk하이닉스에 비해서 PER이 저평가되고, PBR은 거의 비슷해 보입니다. PER이 낮다는 말은, 주당 순이익이 높다는 뜻이에요. 이해가 혹시 안 가시나요? 삼성전자의 올 해 순이익이 주가에 비해 1/15 정도 났다는 거거든요. 반면에 sk하이닉스는 올 해 순이익이 현재 주가에 비해 1/30정도 난 거에요. 그러니까 지금 주가 대비해서 삼성전자의 순수익이 sk하이닉스에 비해서 두 배 정도 크다는 거랍니다. 반면에 리노공업의 경우에는 PER과 PBR이 삼성전자보다 높죠? 현재주가에 비해 순이익이 올 해 1/21 정도 났고, 총 자산(자본)에 비해 주가는 3.72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거에요.
그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주주들이 리노공업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큰 것 같네요.
수익이 많이 늘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거나, 아니면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땅이나 달러 등등)의 자산가치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되면 PER, PBR이 높더라도 사람들이 주식을 기꺼이 사고 싶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