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사는 20대입니다. 구석진곳에 있는지라 한국인 학생이라고는 저와 그녀 뿐이죠. 그녀는 모르겠지만(아니 눈치챘을수도 있고. 여자들 눈치가 어디 좀 빠릅니까?) '어느정도' 호감이 있어요. 글쎄요. 이게 연애 공백기가 길어서 '상실감' 에 의한, 필요에 의한 호감일지는 몰라도, 호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올때도(지금은 방학차 한국에 왔슴다) 제 항공사 등급을 이용해서 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게끔 하고, 수하물도 하나 더 챙기도록 하고... 나름대로는 배려? 랄까요 아무튼 잘해주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래도 학교에 유일한 동양사람들이 우리 둘 뿐이다보니 어느정도 경쟁구도가 생긴다는것이지요. 물론 저는 그녀보다 학업적인 모든면에서 더 우수합니다. 그곳에 오랫동안 살았고, 언어능력도 더 낫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아니면 워낙에 기가 쎈 성격탓인지 보이지도/들리지도않는 경쟁구도가 가끔 생깁니다. 그래도 같은 기숙사에서 주방을 공유하다보니 가끔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거의 매일 얼굴을 보다보니 그냥 엄청 친한친구 같기도 하고... 헷갈립니다. 이게 진짜 친한 친구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인지 아니면 이성으로서 연인단계로의 발전을 원하는 감정인지. 솔직히 막상 그녀와 연애를 한다고 하면 뭔가 상상이 안됩니다. 매일 얼굴 보는 '친한' 친구와 연애라니..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내 속마음을 말하기도 참 그 친구에게 당혹스러울듯 하고. 이 새벽에 그냥 끄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