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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구조의 문제와 메르스
게시물ID : medical_149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쥬크박스
추천 : 4
조회수 : 7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09 15:15:16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장점은 세계적으로 유래 없을 정도로 높은 접근성인데.

보통은 의료 전달 체계에서 동네의원(1차)->2차 병원->3차 종합병원 순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3차 상급 종합병원이 굳이 진료 안 봐도 될 환자를 독식하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 특유의 공무원들의 탁상 행정과 자본주의적 논리인 승자 독식구조때문에 이런 구조가 생겼는데.

정작 메르스같은 감염병에 유독 더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응급실에 잘 퍼진 이유 중 다른 요인들(환자 병문안 보호자 간병 등)은 분석이 잘 되어 있지만 이런 의료 구조는 아무조 지적을 안하기에 의사인 제가 한번 짚어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삼성이나 성모 병원 급의 소위 빅 5에서 환자를 독식하기 때문에 정말 응급한 질환이 아니어도 일단 응급실에 밀고 들어가 입원을 대기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병실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2차급 병원에서도 얼마든지 치료할 사람들이 못믿는다는 이유로 상급 종합병원 중 최고라는 빅5 병원에 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상적인 의료체계라면 1차나 2차에서 3차로 못 가게 하는 것이 맞는 겁니다. 
이렇게 아픈 사람 안 아픈 사람 다른 병원 갈 사람 등등 온갖 사람이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 응급실에 몰리기 때문에 감염병 환자가 그 응급실에 체류하는 순간 감염이 퍼지는 건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의료 전달 체계 였다면 이렇게까지 통제 안되는 상황까지 올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대한 악순환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 해봅시다 환자의 불신과 의사의 안이함 그리고 공무원들의 의사에게 책임 돌리기가 낳은 대한민국의 현실이죠.,)

두번째로 환자들의 의료쇼핑 입니다. 감염된 환자가 있는 응급실에 존재하는 환자들 중에 일부는 이 병원 안되면 저 병원 가고 여기저기 병원을 옮기면서 격리대상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됩니다. 동선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더더욱 감염병에는 취약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의료쇼핑도 건보재정 낭비하게 되는 큰 원인이지만 파퓰리즘, 즉 표가 깍이기 때문에 아무도 시행하자고 하질 않습니다. 특히 노인층에게 치명적이거든요 현재 노인들이 병원 물리치료실은 마실가는 정도로 생각하는데 의료 쇼핑을 막는 방법이 아무래도 가격상승이나 엄격한 의료필요(의학적으로 치료를 받지않으면 거동이 힘들어지거나 생명에 위협적인 정도에 따라 의료보험 적용)인 경우 노인들에게 큰 불편으로 다가 올 겁니다. 하지만 의료는 불편의 측면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생존이나 사회 안전망의 측면을 더 중요시 여겨야 합니다. 
이는 첫번째 이유랑 상통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만약 의료쇼핑을 억제하는 정책이 있고 의료전달 체계가 제대로 되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되었습니다. 

세번째로는 관치의료입니다. 공무원들이 의료정책에 중심이 되기 때문에 메르스 같은 감염병의 방역 체계 또한 행정공무원들 중심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관치의료의 허점은 평소에 잘 드러나지 않고 의사들만 치를 떨지만 전문가의 말을 무시하는 관치의료의 결과가 이번 메르스 사태입니다. 
경제학자 출신 장관 따위가 아니라 감염병, 방역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서 지휘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려면 보건의료 현장 전문가가 행정을 할 수 있는 체계가 되어야 합니다. 

네번째로는 보건과 복지가 함께 있는 보건복지부 자체가 문제입니다. 보건과 복지는 많은 부분 겹치지만 추구해야할 목표가 완전히 다릅니다. 보건은 복지가 아닙니다. 복지에서 지원해야할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보건문제는 복지와 같은 시각으로 들어가면 안됩니다. 보건은 정책적으로 강제성을 띠고 여론에 흔들리지 말고 추구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이 바로 전문가의 견해를 갖고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것인데 복지와 같은 부서에 있으면 그런 정책이 제대로 추진 되지 않습니다. 어떤 환자의 경우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에도 응급상황이라도 자꾸 지연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바로 의사는 전문가적 견해를 가지고 환자가 싫다하더라도 단호히 수술을 시행합니다. 보건 정책도 이와 마찬가지로 국민이 싫다하여도 (격리와 같은) 단호히 시행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를 혼동하기 쉽고 여론에 흔들리기 쉬운 복지부와 같은 부서에 있다면 그러한 정책들은 시행이 어려울 것입니다. 

이상 제가 본 메르스 사태의 의료체계와 정책의 문제점을 써봤습니다. 다른 생각이나 의견들은 댓글 통해 교류했으면 좋겠습니다 꾸뻑(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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