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인 다음 댓글에서도 이 사안 만큼은 군필 형님들이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정부가 '고의성 없음'이라고 발표한 것을 북한 대신 변명한다고 성토하는 것을 봅니다. 저도 장교전역자로서 대응태도에 답답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좀 열기를 가라앉히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격한 총기가 고사포더군요.개인화기가 아니구요. 좆선일보는 이 총알로는 장갑차도 뚫는다면서 또 혼란을 조장하던데 진짜 격노가 올라옵니다.
포병 출신은 다 아시겠지만 공용화기는 기본적으로 세팅이 타켓을 향해 있습니다. 이것은 유사시 따로 표적을 계산하지 않고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오뚜기부대 출신이라 FEBA 브라보에 있던 저도 심지어 아군지역에 예상 TOT 지점을 가지고 진지 방렬 시 항상 셋팅된 사각이 있었어요. 훈련 시 최전방을 나가면 어느 사단을 막론하도 포는 항상 핵심타격 시설을 향하고 있습니다. 고사포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일부러 조준해서 쏜 것이 아니라 아마 처음부터 남한 GP에 고정해 놓고 있다가 실수 혹은 노후화로 격발이 되었을 겁니다. 왜 그러냐면, 안개가 낀 환경에서는 절대, 네버, 목표를 맞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1Km 거리면 사격 지점에서 5도 오차만 나도 20미터나 벗어나 버리거든요. 조준이 안되는데 GP벽을 맞춘 것은 99% 이미 셋팅된 값입니다.
군 생활 때 106미리 오발 사고로 전우들이 많이 죽었어요.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공이를 고정하는 핀이 마모가 심하면 장전된 탄이 갑자기 격발됩니다. 사격 훈련 나갔기 때문에 탄은 사격지에 떨어졌지만 후폭풍을 피할 준비가 안된 전우들이 슬프게 희생된 일이 있었습니다. K9도 몇년 전 그런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각보다 자주있어요, 이런 일... 원인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의 군경험을 토대로 너무 화를 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군에서 너무 너무 고생하셨지만 대부분 병이셨기 때문에 모든 군사적인 상황에 전문가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