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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9027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회상.
추천 : 1
조회수 : 21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05/08 0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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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 날은 조금 더웠던 날이였는데,

나는 사실 그대와 뭘 하던 상관이 없었죠. 

그저 그대와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음이 아쉬울 따름인지라.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하고 아련해지고 

감정이 격해진다는 걸 느끼고..

뭐, 그런, 

사랑하면 그렇게 되는, 

당연한 그런 감정이였어요.


그대와 걷던 그 거리가 조금 멀고, 의외로 심심했고

별 거 아니였어도 

나는 좋았어요. 

그건 그저 그대와 함께라는 사실만으로 그랬어요.


그대와 함께 있을 땐

머리 속에 그대로 가득 차버려서

나는 그 감정을 어찌할 줄 몰라서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바보가 되어버리고

그걸 알아서 그대도 그저 웃어주곤 했지요.

나는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해서 평생을 간직할 생각이랍니다.


그랬던 날들이 

결국 지나갔고

우리의 불행은 

이미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바라던 시기보단 빠르게 찾아왔어요.


서로 바라보는 것이 다름을 알았을 때,

나는 여전히 그대만을 바라보는데, 그대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았을 때,

내가 그대에게 그렇게 화를 내는 이유가, 그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였음을.

그대는 그런 나와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았을 때.

놓아준다는 것이 얼마나 아프고 괴로운 일인지 나는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대가 바라는 것이고 그대의 행복임을 알기에 나는

놓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나는 슬펐어요. 어쩔 수 없는 자신이 한심했지요. 

내가 변해서가 아니라, 그대가 변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잡을 수 없음을 알기에.

그대는 아직 젊고 푸르며 눈부시는 날이기에 

잠시 머물러 간 자리에 내가 있음을 감사할 따름이라고.

그대의 우주에 내가 남았으니 

그걸로도 행복할 따름이라고.


그렇게 길고 긴 인내의 시간들을 나는 버티고 버텨서

이제는 조금 무덤덤해지기도 했지요.

이별은 그런걸까요. 원래 그랬던 걸까요.


무던히도 뜨거웠던 여름의 한 때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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