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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써 진심으로 남자가 되고 싶었을 때
게시물ID : sisa_14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air
추천 : 10
조회수 : 58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5/05/22 00:11:34


여자로써 진심으로 남자가 되고 싶었을 때





1. 내가 태어날 무렵 엄마의 일기장을 봤을 때
- 엄마의 첫 출산. 엄마는 친척들이 남자아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을 깨달으셨다.

2. 초등학교 때 신체검사를 받았을 때
- 초등학교 5학년 때 척추검사를 받기 위해 여자애들만 상체를 탈의하고 교실에 모여 있었는데 어떻게 알고왔는지 5~6학년 남자애들이 창턱에 매달려 구경하고 있었을 때. 

3. 종가집 장녀일 때
- "남자였으면 가문을 이을 수 있었을 텐데"

4. 일도 하고 싶고 아이도 갖고 싶을 때
- 30대가 되기 전에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싶은데 꿈도 이루고 싶을 때

5. 외모로만 평가 될 때
- 내 자신의 능력이 아닌, 오직 겉모습으로만 평가될 때

6.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남자아이들에게 괴롭힘당한 기억이 났을 때
- 몇년이 지나도 가끔씩 악몽을 꿀 정도일 경우.

7. 남자들이 농담이랍시고 "여자와 북어는 3일에 한번씩 패야 한다"고 말할 때
- 피해망상이 생기지 않을 리가 없다.

8. 동생 역시 여자일 때
- 내 동생마저 여자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린 나이였지만 나도 모르게 울기 시작했다. 만약 첫째인 내가 남자아이였으면 연달아 나를 포함해 세명의 딸을 낳은 엄마가 안쓰러워서 울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9. 혼전성교나 혼외정사로 피해받는 쪽은 여자라는 것을 깨달을 때
- 여자의 혼전성관계 여부는 처녀막의 존재로 알 수 있지만, 남자는 자유로울 때.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자의 동정여부는 신경도 쓰지 않을 때.

10. 생리통이 심할 때
-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도 없고 아픔을 참기도 힘들 때. 허리가 아프다고 말해서 이유를 묻기에 애써 생리통 때문이라고 털어놓자 갑자기 선정적인 질문이나 농담을 하기 시작했다.

11. 옛날이야기를 보다가 딸을 낳고 소박맞고 쫓겨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12. 한여름에 남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웃통을 벗고 운동을 할 때
- 가슴이 커질 무렵부터 옷을 껴입어 몸을 가리려고 애쓰곤 하던 나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몸을 가리는 이유는 두려웠고, 불편했으며 신경쓰였기 때문이지만 '여자니까' 더욱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13. 치마를 입으라고 강요받을 때
- 불편하기에 웬만하면 입고 다니고 싶지 않지만 학교에서, 직장에서 여자들은 치마 입기를 요구받는다.

14. 남자들이 음란한 농담을 할 때
- 귀를 막고 자리를 뜨고 싶어도 자존심 때문에 뻣뻣하게 서서 자리를 지켜야 했을 때

15. 남자들보다 성적이 잘 나온 다음부터 '독한 년' 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 못 들은 척 했지만 큰 상처를 받았다.

16. 남자가 애인이 많을 경우=남자의 능력이 뛰어난 것
여자가 애인이 많을 경우=사생활이 문란한 것.
-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Can't hold us down을 듣고 공감하는 여자들이 많았다.

17. 남자들이 자신을 순종적인 가정주부로 남길 바랄 때
- 가지고 있는 꿈은 그 무엇보다 크고, 포부는 그 누구보다 원대하다고 해도 자신에 대한 기대가 다를 경우엔 좌절할 수밖에 없다.

18.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필 수 없을 때
- "너는 여자이고 커서 아이를 낳을 몸이니까 담배를 피지 않는게 좋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물론 이해할 수 있었고 커서 아기도 갖고 싶었기에 주저않고 끊었지만 조금은 아쉽다. 

19. 싸우고 싶을 때
- 남자로부터 심한 모욕을 받아 정말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싶을 때, 그렇지만 결코 이길 수 없는 걸 깨달을 때.

20. 여자들은 피해망상으로 가득찬 페미니스트들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들이 페미니스트까진 아니라도 어느정도의 피해망상은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몰라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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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군대에 가게 돼서도 단 한번도 여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고 하셨다. 반면 엄마를 비롯한 여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남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었던 여자들은 거의 없었다. 만약 내가 건강한 남자였다면 UDT라도 얼마든지 갔다오겠는데, 남자들은 군대에 갈 때즘 되면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하니 참 떨떠름하고 부럽기도 하다.


나는 군가산점 제도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여성부가 여성인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것 대부분은 여성의 입장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고용주라고 해도 능력에 따라 사람을 고용하지, 남녀를 가려서 뽑지는 않을 텐데 일부러 여성직원을 따로 고용해야 한다는 정책은 오히려 여성의 한계를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여자들이 아무리 살아생전 여자 대통령이 보고 싶다고 해도 능력도 그릇도 안되어있는 여성 국회의원 (박근혜, etc.)을 대통령으로 추대할 리는 없는 것이다. 세계에 몇 없는 여성부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여자라고 능력없는 여자를 편들어 주지는 않는다.



가끔씩 오유에서 여자들에 대한 남자들의 공감이라고 올라오는 글을 보게 된다. 도저히 같은 여자로써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보게 되기에 나로써는 그 여자들을 위해 변론해 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만약에 비슷한 내용의 남자들에 대한 여자들의 공감이 올라왔으면 무슨 반응이 나타났을지 궁금하다. 오유를 즐기고 사랑하는 오유인 중의 한명으로써 진심으로 말하건 데 그런 류의 특정다수를 주제로 한 공감은 상처를 주기 쉽다.


물론 이 글 역시 남자들에게 기분 좋은 내용일리는 없다.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그 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는 그동안 주변의 지인들에게 오유야 말로 '다른 유머사이트보다 언어도 정중하며 욕설도 적고 여성에게는 정말 괜찮은 곳'이라고 소개해왔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유에는 여성용 짤방이 희귀하다는 것이다. 여성용 짤방을 덧붙이는 것 만으로도 여성 오유인들은 충분히 감사해하며 즐거워할 것이다. 가끔 짤방만으로 베오베에 가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혹시 아는가? 여성 오유인들이 짤방에 감동받아 베오베로 추천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짤방 : 문근영/임수정,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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