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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들의 암묵적 동의
게시물ID : gomin_14995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pxa
추천 : 15
조회수 : 847회
댓글수 : 150개
등록시간 : 2015/08/13 05:27:21
나름 지역에서 유명한 원장이자 강사가 클레임이 걸린다.
학부모는 "아이에게 정치적인 발언을 너무 일방적으로 주장했다."고 말한다.
그 후 그 학원에서는 정치적인 언급 금지령이 내렸다.
 
'뭐 좀 수업하다 자기 수업에 취하셨구나~'
 
주변 학원에서 한 강사가 수업 중 정치적인 발언을 해 클레임이 걸렸는데,
그 학부모가 엄청난 진상을 떨었다더라~ 는 소식을 듣는다.
 
'거 좀 조심하시지...'
 
어느날,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수업했다.
당연히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설명해야 했다.
단순히 70년대야~. 이때는 공업화 시대야~. 하고 끝낼 수도 있었다.
저학년 이라면...
고학년인 아이들에게는 알려주고 싶었다.
 
70년 전태일이 기폭제가 된 노동운동.
온 몸에 불을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라는 한 청년의 외침은 작은 나라 전체에 울렸다.
 
79년 YH무역 여공 사건.
187명(이 맞나?)의 여공이 신민당사에서 2000여명의 경찰에게 23분만에 진압당한 사건.
피칠갑을 하고 신민당 의원과 언론인들이 함께 끌려나왔던 그 사건.
 
이렇게 정당성이 없던 정당이 외적 성장을 내세우기 위해 강압적으로 추진했던 공업화.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명혹하에 죽어나갔던 수많은 노동자들.
그 노동자들을 짓밟고 모든 시위는 정부에 반하니 빨갱이다!를 위쳤던 시대.
 
그 시대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다.
 
YH무역 여공 사건의 두 달 뒤.
일제 강점기 민족을 배신하고 천황폐하께 충성!을 맹세한 뒤 독립군을 때려잡던 배신자.
광복 후 남로당원 이었으나 자기만 살기위해 조직을 배신하고 남로당원을 전부 실토한 배신자.
이승만으로 시작된 이미 더렵혀진 민주주의를 또다시 배신한 군사정권, 독재자.
한 일생을 일관되게 배신에 몸 바쳐 살아왔던 인물이 죽는다.
 
그 시대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을 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그 나라가 너희의 나라고, 너희가 살고있는 시대다.
 
"선생님. 그래도 경제는 많이 발전시켰잖아요."
 
"독재자를 업적과 죄를 따로 구분해서 평가할 순 없다."
 
"그래도 많은 언론이나 여러 어른들은 그 시대에 많은 발전을 했다.
지금보다 그 시대가 좋았던 점도 있다면서 칭찬도 하잖아요."
 
"동네에 연쇄 살인마가 있는데 평소 동네 어르신들에게 친절했다고 잘못이 경감되지는 않는다."
 
"그 당시는 후진국이고, 후진국에서 독재가 일어날 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리고 그 독재자는 마땅히 욕을 먹지."
 
"그런 독재자들은 잘한게 없이 독재만 해서 욕을 먹는거잖아요."
 
"어떤 독재자는 평화 연설 후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세계 최초의 장거리 고속도로 아우토반, 세계 최초 동물 보호법을 만들었다.
경제 부흥은 물론, 실업자가 거의 없었다.
히틀러. 그는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했고, 독일 민족은 그를 악마라고 칭한다.
그리고 그 시대를 악마의 광기에 온 국민이 사로잡힌 시대'라며 수치스러워한다.
하지만 어떤 민족의 독재자는 자국민을 수 없이 죽인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 정적을 죽이고, 경제 부흥이라는 명목하에 수 많은 자국 노동자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자국민을 빨갱이라 부르며 죽인다.
모든 독재가 강한 집권력을 갖기위해 '공공의 적'을 만들어 낸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민족의 적으로 만들어 학살했다면
박정희는 내부의 국민 중 독재에 저항하는 모든 세력을 민족의 적 빨갱이로 만들어 학살했다.
나는 히틀러보다 박정희가 더 악마라고 생각한다.
독재를 위해 다른 민족의 생존권을 침해한 것과 자국민의 생존권을 침해한 것 중에
후자가 더 악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히틀러는 많은 사람을 죽이고 큰 업적이 없지만 박정히는 그렇게 많이 죽이지 않았고..."
 
"그만. 독일의 아우토반과 자동차 산업은 지금도 독일의 경제에 큰 기둥이다.
모두 히틀러의 업적이지만, 누구도 히틀러의 그런 부분을 칭찬하지 않는다. 독재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학생과 대화를 하며 아찔함을 느꼈다.
 
나또한 수업 중에 정치적 발언을 해서 클레임이 걸린 강사가 되겠구나.
 
어김없이 아이가 집에 간 뒤 곧 학부모의 전화를 받는다.
 
"수업 중에 너무 일방적인 정치적 견해를 강요했다.
히틀러를 옹호하다니 어의가 없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한쪽으로 치우친 정치적인 수업이 올바른가.
객관적이지 않은 수업이라 불만이다. 선생을 바꿔달라."
 
내가 받은 전화는 아니다.
그냥 그렇게 연락이 왔다고 메모와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학부모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겠다. 강사는 계속 내가 들어간다.
불만이 있으시면 퇴원하셔도 좋다."
 
설득할 자신이 없던 그 학생. 여학생이라 좀 더 당황했던 것 같다.
적당히 타이르듯 납득시키려던게 일이 커졌다.
 
'이렇게 다들 정치적 발언으로 인한 클레임을 겪는구나...'
 
10여년 동안 한번도 학부모와 갈등하지 않았다. 항상 예스 맨이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학부모를 설득하거나 화해할 의지가 없었다.
 
다행인건 클레임 한 통화가 나에게 큰 영항은 없을 것이고,
그 학생과 학부모 또한 나에게 꼭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한다는 점.
 
아쉬운 건. 나름의 노력을 했고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 했다고 생각했는데... 
 
"히틀러를 옹호했다." 
 
"히틀러를 옹호했다." 
 
"히틀러를 옹호했다." 
 
"히틀러를 옹호했다." 
 
"히틀러를 옹호했다." 
 
"히틀러를 옹호했다." 
 
"히틀러를 옹호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납득시킬 자신이 없다.
나의 의지 뿐만 아니라 능력도 부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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