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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을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 ''한문읽기방법-맹자편-'
게시물ID : phil_150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맹자읽는사람
추천 : 4
조회수 : 102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1/23 21:26:24
*이 글은 '고려대학교 CORE사업단'의 주관하에 '한문고전탐구모임'의 자료로 쓴 글 중 일부임을 밝힙니다.
*이 글은 全文이 아니며, 글의 대중성과 가독성을 알아보기 위해 시험삼아 쓴 글임을 밝힙니다.

위의 두 마디는 향후에라도 혹시나 시비가 들어올까봐(ㅠ) 밝혀둔 글입니다.
한문학과 학부생의 마지막을 앞둔 사람으로서, 뭐라도 학과에 기여할 방법을 찾다보니 어느덧 6년동안 표지라도 본 맹자가 떠오르더군요.
아래의 글은 처음 학부에 입학하는 학부 1학년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맹자를 읽었나' 라는 주제로 1년이 약간 안되는 시간동안 여러 학우들과 함께 읽었던 '맹자孟子'의 내용을 실어둔 글입니다. 처음 한문을 익는 분들에게 맞추어 서술했는데, 혹시 피드백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주세요.
(제가 틀린 부분이 많을 수 있습니다. 술 한잔 마시며 쓴 내용이 있던것 같던데...긁적긁적..)
'누구나 알기 쉬운' 내용으로 서술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렇지 않을까 항상 전전긍긍 하고 있습니다.

사정상 모든 글을 한번에 실을 수 없으니, 매일 연제할까 싶습니다. 
글은 맹자의 고자장구 상편, 1장부터 시작합니다. 고자 상 1장->양혜왕 상 1장-> 공손추 1장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각각 '인간의 본성', '정치의 방법', '살아가는 마음가짐' 을 대표하는 글귀들이라 생각하여 뽑았습니다.

아래는 내용상 반말로 구성됩니다. 2017년 대학 입학생이 대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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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告子曰 性猶杞柳也猶桮棬也以人性爲仁義猶以杞柳爲桮棬이니라
(한글)고자왈 성은 유기류야요 의는 유배권야니 이인성의인의는 유이기류위배권이니라
(해석)고자가 말했다. 은 버들나무 가지와 같고, 는 나무광주리와 같으니, 사람의 성품을 仁義롭게 만드는 것은 버드나무 광주리를 휘고 꺾어 나무 광주리를 만드는 것과 같다.
告子杞柳也桮棬也人性仁義杞柳桮棬이니라.
 
한문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읽는 것이야. 말장난처럼 보이긴 하지만, 어찌됐건 글을 읽어야 하잖아? 마치 우리가 문장의 역할에 따라서 한글을 띄워 쓰거나, 읽는 것처럼. 한문을 익숙하게 띄워 읽기 시작하면 글의 문장 구조가 익숙해져. 그러면 자연스럽게 무슨 글자가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
 
읽는 방식에 대해서 본문을 가지고 다시 설명할게.
 
告子杞柳也桮棬也
여기서 告子는 주어지. 자 다음부터는 고자가 말한 내용이 나와. 그러니까, 우리말로 한다면
'고자가말하기를√'
이렇게 띄워 읽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은 고자가 한 말에서의 주어가 되겠지? 한자 사전을 참고하면 자는 뜻이 17개나 되는 다의어야. 여기서는 ‘-와 같다라고 쓰여. 뭐와 같을까? 바로 뒤에 나오는 단어, ‘杞柳와 같지. 자는 어조사로, 흔히 종결 어미로 쓰여. 지금 여기서는 ‘-라고 봐도 돼.
여기까지 말한 것을 바탕으로 한글로 치환해 보면 성은기류와같다라고 되겠지?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뒤의 말은 의는배권과같다.”라고 해석이 돼. 이렇게까지 하면 위의 문장이 해석된 거야.
우리가 정확하게 띄워 읽은 것만으로 문장이 구조를 드러냈지? 이렇게 해 둔 것이 지금 가지고 있는 책에서 언해(諺解)’ 부분에 있는, 그래 그 가운데에 작은 글자들. 중세 국어로 적힌 이상한 말들이야.
告子 갈오대 杞柳같고 桮棬갇타니~”
 
그런데 성은기류와같고,의는배권과같다.’ 이 두 문장으로는 의미가 파악이 안 돼. 한글인지 한자인지도 모르겠어. 도대체 은 뭐고, 杞柳는 뭐고, 는 뭐고, 桮棬은 뭐야?
대강 이야기한다면 이라는 것은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본래의 성품이고, 는 사회를 유지하는 규범이야. 그렇다면 杞柳桮棬은 각각 무엇이길래 각각 를 비유한 것일까? 杞柳는 버들가지고, 桮棬은 버들가지를 구부려 만든 광주리야. 그러면 문장이 명확해지지. 告子버들가지를 구부려 광주리를 만들 듯, 사람도 타고난 본성을 계도해야만 사회에 적합한 로움이 길러진다.” 고 말하는 거지.
 
人性仁義杞柳桮棬이니라.
앞에서 말과 이어지는 문장이야.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A B”숙어. ‘~로써라고 자주 해석되고, ‘~를 위해’, 또는 ‘~가 되다(~로 삼다)’ 식으로 많이 해석이 되는데, 이곳에서는 ‘~가 되다(~로 삼다)’라고 해석이 돼. 그러면 앞의 人性仁義인성으로써인의삼다.”라고 직역되지. 마찬가지로, 뒤의 글은 기류로써배권삼는 것과 같다.”라고 해석되겠네. 언해에는 이렇게 되어 있어.
사람의 성()으로써 인의(仁義)를 함이 기류(杞柳)로써 배권(桮棬)을 함같으니라
 
자는 앞에서도 비슷하게 쓰인 것을 알겠니? 앞 문장에서 杞柳, 桮棬라고 하면서 엮었었지? 마찬가지로, 여기서는 인성으로써 인의 삼음기류로써 배권 삼음과 같다고 말해. 앞에서 이미 설명을 했지만, 다시 설명하자면 사람의 바탕을 잘 다듬어서 인의(仁義)’로운 사람, 교양 있는 시민으로 만드는 과정은 버들가지를 이리저리 꺾고 다듬어서 광주리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거야. 고자는 본성 그 자체만으로는 교양 있는 사람이 되기엔 충분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네.
 
그렇다면 우리가 한 해석을 짜깁기 해보면 고자 말하길, 성은 기류와 같고, 의는 배권과 같다. 인성으로써 인의의 삼는 것은 기류로써 배권 삼는 것과 같다.”이렇게 되겠네.
이걸로 모든 해석이 끝난 거야? 아마 고개를 젓겠지? 왜냐하면 한글로 번역이 된 문장이어도 우리가 방금 전까지 설명으로 들은 모든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보기 힘들거든.
번역을 할 때는 때문에, 가장 적절한 한국어 어휘를 선택해서 자신의 말로 다시 만들어야해.
 
고자가 말했다. 은 버들나무 가지와 같고, 는 나무광주리와 같으니, 사람의 성품을 仁義롭게 만드는 것은 버드나무 광주리를 휘고 꺾어 나무 광주리를 만드는 것과 같다.
杞柳, 桮棬, 人性 등은 각각 우리말로 적절하게 해석을, ‘-로써 로 삼다등의 한문 구문은 ‘-로 만들다등으로 부드럽게 변환을, 그리고 기류로써 배권 삼다와 같이 얼핏 해석이 안되는 부분은 휘고 꺾다라는, 본문에는 없지만 문맥상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삽입해서 정상적인 말이 되도록 바꿨어.
물론 이건 내가 잠깐 생각하고 해본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옳다고는 볼 수 없어. 그래도, 번역이라는 것은 지금의 우리가 읽더라도 현대어처럼 분명하고 편안하게 읽히도록 자신의 말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

17. 01. 23
출처 고려대학교 CORE사업단 인문학 탐구모임 중 팀'한문고전탐구모임' 에서의 자료집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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