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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현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2030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모~
추천 : 6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6/03/23 11:21:03
오유 눈팅생활 2-3년만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보게 되네요...
어제 저에겐 너무 충격적인 일을 겪었기에...
가정폭력에 관한 것을 그냥 뉴스나 TV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폭력을 가한 가해자나 피해자보다 주위에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제 자신의 가치관 자체가 혼란스럽기만 하네요...

전 집이 수도권이지만 거의 서울에서 지내다가... 이번엔 좋은 자리에 취직을 하여 처음으로 남쪽 마산 함안근처로 내려오게 되었죠...
사건은 어제(3. 22일)였습니다...
저희 매형과 회사분들이랑 칠원쪽 에이스 아파트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난후 대리운전을 불러 기다리고 있었죠...
근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40대로 보이는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티격태격하고 계시더군요...
‘부부 싸움인가..?’ 그런 생각에 그리 신경을 안쓰다가...
저희 매형이 “어??” 하시며 그쪽으로 달려가시더군요...
저도 무슨일인가 따라가보았더니...
싸우고 계셨던 아주머니가 아닌 다른 한 아주머니께서 시멘트 바닥에 쓰러져 계시더군요...
그리고 싸우시던 아주머니는 아저씨를 계속 말리고 계셨고요...
“무슨일이죠??” 그러며 저희가 다가가니 아저씨는 사라지시고 아주머니는 안절부절 못하시더군요...
쓰러지신 아주머니를 일으키기 위해 다가가보니 이미 정신을 잃고 계셨더군요...
그리고 왼쪽 안면이 벌겋게 부어있었고요...
일단 저희 매형이 머리와 어깨를 들어 일으켜 세우고선 아주머니께 물어봤죠...
어쩌다 이리 되셨는지... 그리고 119 부르시라고...
그런데 아주머니는 계속 안절부절 못하시더니 또 나오신 한 아주머니분과 어떻하냐고... 계속 걱정만 하시더군요...
“어쩌다 이렇게 되셨어요???” 계속 여쭤보니... 결국엔 얘기하시더군요...

조금전 술을 마신후 남편한테 재떨이로 맞았다고... 맞아서 쓰러져 기절했는데도 남편이 계속 때렸다고.........
일단 제 핸드폰으로 119에 신고했죠...
그때 사라졌던 남편이 저희쪽으로 다가오더니 발로 아내를 또 밟으려고 했습니다...
순간 놀란 저희들은 놀랐고... 저희 중 회사분 한분이 남편을 때릴 듯 위협하며 하지말라고 제재를 했습니다...
화가 덜 풀렸는지 남편은 다시 사라지더니 차를 타고 오더군요...

저희는 “아저씨 왜 그랬냐?”고... “그냥 가시면 경찰에 신고합니다...”라고 얘기했죠...
남편은 너무도 당당히 “신고할테면 해라~”라며 말하며 떠나더군요...
전 달려가 번호판만이라도 외워뒀죠... 너무 순식간이라 나머지는 볼 수 없었고요...

112에 신고할려니 아주머니들이 또 걱정하더니군요...
“남편이 술마셔서 음주운전 걸리면 큰일난다”고...ㅡ_ㅡ;;;
순간 이상하게 생각됐죠... 그리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지금이 처음이 아니죠??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죠???”라며...
아주머니들은 머뭇거리시더니 얘기하시더군요...
자기들도 본거는 이번이 처음인데... 집에서 자주 그러는거 같다고.......

119차량이 도착을 하였고 뒤따라 경찰차 2대가 왔습니다...
그 지역이 경계선이라 양쪽 지역에서 다 출동한다고 동네사람들이 그러더군요...
그때까지도 아주머니는 정신을 잃고 계셨고... 들것에 의해 차에 옮겨지셨습니다...
같이 계셨던 아주머니가 이거 같이 가야되나 어떻게 해야하나 계속 안절부절 못하시기에...
“당연히 타셔야죠... 한분이 지켜주셔야죠...”라며 같이 가시게 했습니다...

경찰분들에게 사건상황을 얘기해 드렸더니 누군지 알고 계시더군요..ㅡ_ㅡ;;
이미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녔다고 합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고 나갔다며 차번호와 차종 색깔을 얘기했습니다...
남편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물어보니 이번 경우는 ‘친고죄’라며 아내가 나중에 안 맞았다고 하면 남편은 혐의가 없게 된다고 하시며 남편을 잡으러 떠났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폭력보다 동네 주민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차타고 나간걸 왜 얘기하냐고... 아내야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겠지만... 남편은 이번에 음주운전 걸리면 큰일난다고...’ ...........ㅡ_ㅡ;;;
‘전에도 음주운전에 걸렸고... 그 와중에 경찰이랑 싸우기도 해서... 이번에 걸리면 인생 완전 끝이라고...’ 정신을 잃은 사람 걱정보다 가해자를 걱정하는 모습이 너무도 어이없었습니다...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인데... 술마시면 항상 저런다고... 술깨면 기억 하나도 못한다고...’

정말 어이가 없어 “사람이 정신을 잃었는데 그 걱정보다 남편 걱정이 돼요?? 진짜 어이없네...참나..” 라고 내뱉었죠...

“그쪽 집안 문제는 그쪽에서 해결해야지 우리가 관여할 수 없지 않냐?”“중1 짜리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넘도 완전 찌질x라고... 이번에 걸리면 저쪽 집안 쪽박 찬다고...”라고 하는 겁니다...
아무리 아는 사이라지만 요즘 문제시 되는 폭력인데 이리도 나몰라라 생각하다니...
너무나 어이가 없었고 저희 매형은 “인생이 참 이렇다... 다 우리 뜻같지 않다..”라며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아파트로 돌아왔고... 잠들기 위해 침대에 눕자 전화가 오더군요...
“경찰인데요... 신고하셨어서 결과를 얘기드려야 할 것 같아 연락드렸네요..”라고 하시더군요...
“쓰러지신 분은 아내인게 확인됐구요 병원에서 진단결과 큰 부상은 없었습니다...
 아내분은 정신을 차렸고... 맞았다는 얘기를 안하며 집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예............
남편은 잡았나요???” 여쭤보니...
“아직 잡지는 못했는데 계속 노력중이라고...”......
“예 알겠습니다... 감사드리고요 수고하세요!” 하며 통화를 끊었습니다...

... 과연 자식과 생활고를 위해 폭력을 감수하면서까지 살아야 하는가...??
... 나중 생활이 너무 힘들더라도 폭력을 추방해야 하는가...??

가정폭력은 당연히 근절해야 한다는 제 신념에서 어제사건을 겪으니 너무도 혼란스럽네요...
요즘 세상에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그리고 가정폭력 신고건수가 30%정도라는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되더군요...

오유인분들은 어떤 것이 최선책이라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제가 법쪽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런 경우 제 3자가 신고해도 소용없나요???
솔직히 가해자의 인생보다는 잘못을 잡고 그 벌을 받게끔 하고 싶은 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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