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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119 장난 전화
게시물ID : humorbest_15023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31
조회수 : 3955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0/03 02:42:28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0/03 01:13:01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상황실 : 119입니다, 주소가 어떻게 되시죠?
발신자 : 벽 안이에요.
상황실 : 선생님, 주소를 알려 주셔야 해요.
발신자 : 제가 벽 안에 있는데요, 그 여자는 몰라요.
상황실 : 무슨 상황이신지 설명해 주셔야 해요, 누가 위험한 상황인가요?
발신자 : 곧 그렇게 돼요.
상황실 :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발신자 : 벽 안에 꽤 오래 있었거든요. 기다리면서.. 계속 기다리려고요.
상황실 : 선생님, 119 장난전화는 범죄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장난이면 지금 멈추세요.
발신자 : 장난 아닌데... 지금 숨어있어요.
상황실 : 위치를 말씀 못 하시겠으면, 전화 끊겠습니다.
발신자 : 폴마스 힐, 350번지예요.
상황실 : 뭐라고요?
발신자 : 네... 거기예요.
상황실 : 거긴... 우리 집인데...
발신자 : 네... 그렇죠.
상황실 : 이런 식... 이런 장난을 하시면...
발신자 : 확인해 보세요, 벌써 하셨겠지만.
상황실 : 세상에.
발신자 : 그렇죠.
상황실 : 왜 이러시는 거예요?
발신자 : 바람은 한 번 불고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아. 파멸이 지나간 곳은 무덤이 되지.
상황실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신이 왜 우리 집에 있어? 거기 무슨 일이 있는 거야?
발신자 : 일이 있긴 하지. 
상황실 : 무슨 일?
발신자 : 나. 
상황실 :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발신자 : 너를 본다.
상황실 : 뭐?
발신자 : 너의 집에 살면서 너를 본다. 난 벽 안에 있어.
상황실 : 말도 안 돼.
발신자 : 돼.
상황실 : (웅얼거림)
발신자 : 크게 말해, 앨리스.
상황실 : 당신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발신자 : 이름뿐이겠니, 앨리스. 
상황실 : (흐느낌)
발신자 : 정신 차려, 앨리스.
상황실 : 경찰이 가고 있어.
발신자 : 알아.
상황실 : 너 그거 범죄야.
발신자 : 알아.
상황실 : 감방 신세야, 이제 너는.
발신자 : 글쎄.
상황실 : 뭐?
발신자 : 앨리스, 아직도 모르겠니. 내가 눈에 띄지 않는 데에 선수거든. 경찰이 금방 오겠지만 이미 난 사라지고 없을걸.
상황실 : 무슨 수로?
발신자 : 내가 어디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벽으로 들어가고 나갔는지도 다 조사를 하겠지만. 뭐...
상황실 : 그럼 그대로 사라져, 꺼지라고.
발신자 : 그럴 거야.
상황실 : 좋아.
발신자 : 잠깐만이지만.
상황실 : 돌아오지 마.
발신자 : 네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을 때 그때 돌아올게.
한동안 너는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거야. 예민해져서 수척해지겠지.
정신이 너덜거려져서 결국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애들 있잖아 왜. 그럴 수밖에...
가족이나 친구들이 널 돌봐 줄 거고... 그러면 넌 천천히 나아질 거야. 
너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고, 다 지난 일이니 잊으라고 용기도 주면서.
네가 예전처럼 정신이 맑아지면, 전부 극복하고 나면, 그때 돌아올게.
상황실 : -
발신자 : 그래야 더 재미있잖아. 마음의 치유가 고통이 되는 거지.
상황실 : 이사 가면 돼.
발신자 : 따라가면 돼.
상황실 : -
발신자 : 이쯤 되면 확실히 이해하겠지. 네가 어디서 무얼 하든 난 다 알게 돼 있어.
넌 절대 내 손 밖으로 못 나가. 더 재미있는 거 말해줄게.
이제부터는 내가 실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네 마음속에는 늘 내가 있을 거야. 절대 어디 안 가.
상황실 : -
발신자 : 그럼 끊을게, 앨리스.
 
 
 
 
출처 Fun With 911
https://redd.it/73712r by ByfelsDisci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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