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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맘충이었구나...
게시물ID : gomin_15025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Fja
추천 : 12
조회수 : 776회
댓글수 : 83개
등록시간 : 2015/08/17 23: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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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신랑은 출장가고, 까먹고 있었던 회식이 오늘이라 친정엄마에게 아이 둘 좀 봐달라 전화해두었다.

요즘 육아에 지쳐있는듯한 친정엄마에게선 "그걸 당일에 말하면 어떻게하니!"하는 날선 말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집에 가는 사람 생기면 나도 빠져나오려고 했던 회식은 오늘따라 단결력 최고.

결국 동동거리다가 택시타고 들어오니 열시가 넘었다.

엄마 고생했지? 늦어서 미안해. 라는 말을 건낼 틈도 없이,
화가 난 얼굴로 친정엄마는 나가버리셨다.

요즘 체력이 떨어지시는거 같기도 하고,
내가 오자마자 깨서 한참을 칭얼대는 딸아이를 보니, 오늘 저녁시간 내내 이렇게 굴었다면 울 엄마 진빠졌겠구나 싶다.

나는 맘충.
엄마의 벌레. 
 나이는 이만큼이나 먹어서는 친정엄마 기빨아먹는 딸년이다.

타인에게 민폐 안끼치고 애키우는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엄마에게 폐 끼치고 산다.

아이데리고 밖에 나가서는 혹시나 손가락질 받을 행동 할까봐 맘 졸이며 애들 단속하고,
회사에서는 주어진 업무 시간내에 다 하고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을까, 동료들이 내 칼퇴근을 이해해줄까 마음 졸이며 보낸다.
그러고나서 집에오면 오늘도 나보다 더 피곤한 얼굴을 한 엄마를 보면서 또 한번 마음 졸인다.

외출해서 회사에서 집에서
내가 꼭 굼실굼실거리는 벌레가 된 것 같아

스쳐가다 본 맘충이라는 말이

나보러 하는 말인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출처 소주 몇잔과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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