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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게시물ID : readers_150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수화풍
추천 : 2
조회수 : 139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8/18 17:58:24
학교에서 공부하는 주 이유는 (...) 높은 연봉에 안정적이고 남에게도 좋아 보이는 직업을 얻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 배운 것에 불과하니, 충분히 학문을 익히지 않았다 한들 큰 문제는 없다. 고용주가, 단순히 사회적인 값어치를 매기는 데 목적이 있는 학력을 그렇게나 중시하는 까닭은 오로지 순종할 인물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세상의 가치관에 어디까지 순종적일 수 있는지, 그 어처구니 없는 입시 전쟁에 얼마나 투신한 인간인지를 판단하고 싶기 때문이다.​ - 45쪽
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 한 번도 없다. (...) 만약 특정 소수가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면 (...) 그렇게 풍족하게 생활하지 않을 것이다. 진지하게 국민의 행복을 바라는 행정가라면 적어도 생활수준을 평균 정도로 낮추었을 것이고, 좀 더 마음이 있는 자라면 저소득층 생활에 맞추었을 것이다. (...) 그들은 나라가 어떤 상황에 빠져도 '풍족한 생활'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 이들의 가장 큰 목적은 필요 이상의 '풍족한 생활'이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52쪽
한편 국민은 어떠한가. 제대로 생각지도 않거니와 인간을 보는 안목을 키우지도 않고서 '골치가 아파서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정치에 대해서는 관심도 가지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얍삽한 이미지만 좇아 인기투표라도 하듯이, '인상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잡배들에게 귀중한 한 표를 던진다. 그러니 양쪽이 똑같은 셈이다. 인간적인 수준이 너무나도 낮은 탓에 그런 정부가 생겨난 것이다. - 55쪽
 
유사 이래 나라를 궁지에서 구한 영웅 중의 영웅으로 전​승되는 이들도 그들에 얽힌 신화의 껍질을 냉정하게 벗겨 내면 속물근성을 지닌 평범한 인간이었을 뿐이다. (...) 강자와 영웅을 원하는 유치한 소망과 그들에게 무턱대고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사태를 초래하는지 충분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권력이나 권위에 무조건 굴복하는 것이 얼마나 큰 비극을 불러오는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 60쪽
나라를 통치하는 자들은 국민이 국가의 정체를 단박에 꿰뚫어볼 만큼 현명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것이 본심이다.
그런가 하면, 너무 어리석어 평범한 일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인간이어도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즉, 그들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할 정도의 어리석음과 노동의 정신에 반하지 않을 만큼의 현명함을 지닌 어중간한 국민을 이상적으로 여긴다. 또 그렇게 되기를 획책하면서 그 방침에 따라 세금을 쓴다. - 71쪽
 
불합리에 대한 분노를 포기한 인간은, 저항의 정신을 내던진 인간은, 인간임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삶 자체도 스스로 포기한 어리석고 우매한 자에 불과하다. 이치가 그러한데, 아직 청춘의 한창 때를 보내고 있으면서도 이미 죽어 있는 젊은이가 얼마나 많은가. - 64쪽
멀쩡한 젊은이가 하는 일이 있는데도 부모 집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집을 떠나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자립의 가장 기본 조건이다. 이를 갖추지 않고서는 어엿한 어른이, 아니 제구실을 하는 인간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 95쪽
 
정신적인 죽음이란 살아 있는 주검을 뜻하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나이를 먹어 봐야 살아가는 충만감을 얻을 수 없다. 오래 살아 봐야, 그 눈이 기쁨으로 빛나는 일은 없다. (...) 집을 떠난다는 것은 제2의 탄생을 뜻한다. 제1의 탄생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부모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제2의 탄생은 그 전권을 자식이 쥔다. (...) 그것은 진정한 삶을 쟁취하느냐 마느냐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 24쪽
 
자유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하루 세 끼를 먹고, 그럭저럭 남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왠지 하루하루가 밋밋하고, 살아 있음을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일도 없고, 새 아침을 맞아 본들 마음에서 우울함이 떠나지 않는 원인을 찾아본 일이 있는가.
그 이유를 알고 있는가.
인생이란 그저 그런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아닌가.
동물원의 동물이나 애완동물이 아닌, 즉 야생의 사는 동물들이 그렇게 가혹하고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어떻게 그렇게 생기발랄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끊임없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수많은 위험과 정면으로 맞서는 데서 오는 충만감으로 삶을 이어 간다. 긴장으로 점철된 하루하루를 즐기는 것이 몸에 배어, 비록 수명은 인간보다 훨씬 짧아도 삶의 충만감만은 인간과 비교할 수 없다. 이런 충만감이야말로 이 세상을 사는 자로서 누려야 마땅한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온몸과 오감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 105쪽
​​
죽음이나 다름 없는 삶을 살 것인가.
또는 한치의 거짓 없는 진정한 삶을 살 것인가. - 22쪽
 
 
 
*********
 
너무 좋은 책이라, 책 읽고 나면 보통 블로그에 혼자 끄적거리는데 오유에도 글을 조금 써봅니다.
이 책은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이 쓴 책인데도, 한국 얘기를 하는 것만 같습니다. 한국이 일본 따라가고 있다고들 하죠..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라는 책(바다출판사)에서 옮긴 내용들입니다.
글 제목은 그저 책 제목이었을 뿐입니다 ㅎㅎ
 
이렇게 직설적인 책은 처음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국가에 대한 얘기는 특히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요.. 아니 모든 내용에 거의 다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더욱 직설적인(거의 독설적인) 문장들은 수없이 많지만, 더 적었다가는 집중도만 떨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멈춥니다.
대신 목차 사진을 올릴게요.
목차만 봐도 내용에 대한 감이 오니까요.
 
1-1.jpg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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