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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한]
누가 칼을 쥐어 줬느냐
심장을 겨누고 달려들도록
불쌍해서 어이할꼬
단칼에 베어버리자니
차마 못할 짓이로구나
그래도 어여삐 여겼던 식구가 아니었더냐
어차피 진창에 있었던바
다시 뒹굴 것이야 무에 겁이야 나겠냐만
뜻을 세운 연판장이 참으로 무겁구나
아이야 내 어이 되어도
네 탓이 아님을 알거라
네가 쥔 칼이 네 손이 아님을 아노라
너를 벤들
이미 내려치는 망나니 칼을 어찌 피하겠느냐
그리하여그저 순순히
호젓한 산야 청솔에 이름을 두고 떠나매
사람 피가 어이 하얄까만
붉다가 검다가 하얄때즈음에는
사람도 나라도 그저 하얗기만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