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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하려면 제대로 해보자
게시물ID : humordata_18753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스트
추천 : 15
조회수 : 2531회
댓글수 : 58개
등록시간 : 2020/08/26 14:15:05
순천향의대 박윤형 예방의학과 교수

폐교된 서남의대 정원(49명)으로 전북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는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김성주 의원은 지난 6월말에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의대법)을 대표 발의 제출하여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나 제출된 공공의대법을 보면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이며, 심지어 이 법으로 공공의대를 설립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주요 문제점과 대안을 살펴봤다.


문제점으로 첫째, 공공의대는 국가에서 필요한 인력을 직접 양성하는 만큼 국립대학으로 해야 함에도 법인으로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대가 국립에서 법인으로 전환할 때 교직원 등이 반대하는 이유가 재정지원 문제였다. 서울대 법인화 전환 시에 이를 위하여 매년 인건비, 경상적 경비, 시설 확충비 및 교육ㆍ연구 발전을 위한 지원금을 정부가 출연하도록 법에 명시했다.(강제조항). 그러나 공공의대법에는 재정지원이 임의조항으로 되어있어 설립하더라도 재정적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둘째, 법안에는 국립보건의료대학에 의학전문대학원과 보건대학원을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6년제 의과대학이 대세인데 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하는지에 대한 사유가 불분명하다. 보건대학원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비롯하여 경북대 충남대, 전북대 등 지방 국립대학 등 전국에 32개나 설치되어 있어 별도로 보건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은 필요성과 실제 운영측면에서도 아무 이익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보건대학원은 장학금을 주는 것도 아니니 학생모집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공공의대는 의과대학이면서 실습병원에 대한 사항을 ‘국립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 등 에서 실습하도록 하는 등 대학병원을 건립할 계획이 없는 듯 보인다. 대학병원이 필요한 이유는 실습도 필요하지만 임상교육을 할 임상교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의학전문대학원은 통합교육으로 1학년부터 조기 임상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는데 학생들은 설립지인 전북 남원에는 입학만 하고 서울의 국립중앙의료원과 전국의 지방의료원을 떠돌아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의학교육의 현저한 저하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의학교육기관으로 인증 받기도 어려워 보인다.

넷째, 학생들은 졸업 후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전문의 수련기간의 반(2년-2년6개월)은 의무복무기간으로 인정해 준다. 전문의 수련 후 7년 6개월-8년간 근무해야 한다. 공중보건장학제도가 5년을 최대의무기간으로 정한 것 보다 길다. 졸업 후 추천한 시도별로 배정되어 주로 시도에서 배치한 기관에서 근무하여야 하고 매년 근무실적을 보고한다. 근무지역을 변경하려면 시도와 보건복지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종전의 공중보건장학제도에 의해 배출된 공중보건장학의사의 경우 지방의료원 등에 배치했을 때 가장 갈등요인이 원장과 의사의 관계이다. 즉, 원장은 의무 복무하는 의사에게 자신의 권한으로 급여, 근무조건 등을 정하려고 했다. 의사는 스스로 의노(醫奴)가 된 듯한 느낌에 자괴감을 가졌다고 했으며 배치와 함께 떠날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방의료원 뿐 아니라 다른 기관도 유사한 행태를 보였다. 그때의 제도상 미비한 점과 폐해가 이 법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종전제도 운영에 따른 교훈이 전혀 반영이 안 되어 있다. 공중보건장학제도도 현재 운영하고 있으면서 공공의대와 경쟁관계로 남아있다.

그러면 공공의대는 어떻게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공공의대는 그야말로 공공의대의 성격에 맞게 우선 법인이 아닌 국립으로 설치해야 하며 본인의 선택에 따라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도록 6년제 의과대학으로 설치해야 한다.

공공의대는 국가기관에서 근무할 인력을 양성하는 만큼 사관학교나 경찰대학의 모형으로 설립 운영하는 것이 맞다. 즉, 공공의대 졸업 후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국가공무원법에 의한 의무사무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이다. 근무는 국가에서 역학조사관, 국립병원, 보건소, 국립결핵병원 등 특수병원 국제협력의사, 질병관리청, 역학조사관,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직, 식품의약품 안전처 등 의사가 필요한 기관을 조사하여 근무기관으로 제시하고 본인의 희망하는 데를 지원하되 필요한 경우 조정하여 근무하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본인이 원하면 결핵과(결핵병원), 피부과(나병원), 예방의학이나 감염내과(역학조사관, 또는 보건소 근무), 재활의학과(재활병원) 등 관련 전문과목을 수련하게 하되 본인이 정하는 병원에서 수련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수련 후는 관련기관에서 최소 5년 이상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

공공의대의 성패는 먼저 공공의료에 종사할 생각이 있는 학생이 입학해야 하고, 국립으로 충분히 투자하여 질 높은 교육을 해야 한다. 졸업 후 국가공무원으로 임용하여 자긍심을 가지고 계속 국가기관에 근무하도록 하여야 하며 공무원법에 따라 급여, 승진, 유학 등 자기발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제도로 결핵, 나병, 에이즈, 말라리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과 백신 등에 전문가와 생명과학 연구에 평생 종사할 인력을 키워 나가고 국제기구에도 파견하여 제2의 이종욱박사를 배출할 수 있는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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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의 교수님이 쓰신글인데 괜찮은거 같아서 가져와봤습니다
그냥 지금 정부가 시행하려고하는 정책에 이런문제가 있다... 라는거 한번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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