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회사로 부터)
25살 한창 여러 세계를 맛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할 나이에
1년, 열두달 중 월급날만 바라보고 산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다.
돈
누구나 그렇듯이 돈 욕심 없지 않다. 보다 나은 음식, 보다 높은 삶의 질 누리고 싶다.
하물며 우리 집안은 내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보다 나은 진로를 찾을 때 까지 기다려 줄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집안에 보태지는 못 할 지언정 내 앞가림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하고 미래를 위해서 저축도 꾸준히 해야 한다.
진로
전역 후 이것저것 일을 해보다가 약 1년 반 전에 직장을 잡았다.
나름 열심히 일했고 인정도 받았다. 적성에는 맞는 것 같은데 흥미나 비전은 없는 것 같다.
다른 일들을 찾아보고 싶지만 '돈'이나 '환경'을 생각하면 쉽사리 그만둘 수가 없다.
생각없음
한편으로는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아 볼까도 생각한다.
'자유'가 어떤 목적성을 띄는 거라면 '생각없음'은 말 그대로 생각이 없는 거다.
굶어 죽지 않을 정도만, 사람같이 살 정도만.
이성친구
외롭다. 퇴근하고 홀로 집에 들어가는 길이 유난히.
연애 경험이 없어서 '남들 하는 연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니고
단지 의지할 수 있고 날 웃게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환경
'돈'에서 '나'를 빼면 환경이다. 아니 그냥 돈이 곧 환경인 듯 하다.
일탈
지금까지 모아둔 돈 들고 유유자적하게 여행이나 다녀올까 싶다.
돈이든 진로든 그 외 모든 가치에 '반'하는 행동이지만
제일 끌린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이것 저것 적었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떠오르고, 서로 충돌하는 것은 돈(환경)과 진로다.
언젠가 25살의 진로 고민에 대한 답변들을 본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답변이 '25살이면 한창 시작할 나이인데 무엇이 그렇게 걱정이냐' 라고들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같이 일하는 형 중에 막 이일을 시작하는 형이었는데 나이가 30살이었다.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25살이든 30살이든 그렇게 늦지 않은 것 같다.
집안에 돈이 없어서, 나는 고졸이니까 등등
다 지금 내가 편하니까, 아니 불편하진 않으니까.
넉넉하진 않더라도 부족하진 않으니까 지금에 안주하려는 변명이다.
나는 땀흘리며 바쁘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그렇다면 돈이나 진로 둘 다 윈윈 아닌가?
알면서도 계속해서 머물러 있는 이유
위의 여러가지 상념들을 나열하게 한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돈도 환경도 아닌 아직까지도 내가 정말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마 '25살 진로'라는 제목을 달고 글을 올렸던 나의 인생동기들 대부분이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꽃 피우려면 더 많은 시간(경험)이 필요한데 나는 조급한 마음에 닦달을 하고 있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환경'과 '진로' 보다 '생각없음'과 '이성친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