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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YTN 체온기 고발에 대하여(현재 발열 체크 하는 입장에서.)
게시물ID : corona19_46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등어순한맛
추천 : 3
조회수 : 7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9/19 19:08:35

저는 지금 1달 조금 넘게 발열체크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월화수목금, 하루에 대략 300~400 명 정도 열체크를 하고 있네요.

ytn 보도를 보고 흠칫 하고 놀랬습니다. 제가 잘못된 기계로 하고 있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에 걱정도 되고 잠을 조금 설쳤네요.

 

그런데 계속 보다가 보니 조금 아쉬운 점이 있네요.

 

1. 열체크를 할 때 거리가 조금이라도 멀면 잘 안되는 기계입니다.(기계가 그리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런데 기자분이 열체크 할 때 기계 화면에 잡힌 모습을 봤는데 저 정도면 제가 지금까지 해본 경험 상으로는 열체크가 잘 안 되는 거리입니다. 제가 열 체크 일을 할 때는, 오시는 분들에게 얼굴 전체가 하얀 얼굴선에 가득 들어가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방송에서 보여주실 때는 기계 화면이 제가 평소 사용하는 얼굴선이 드러나는 형태가 아니네요.(처음에 고발 하실 때 화면과도 다릅니다.) 그리고 화면에 얼굴이 너무 적게, 오른쪽 아래에 치우쳐 들어가 있습니다. 뉴스 화면에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앉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옆에서 보고 있었다면 반드시 얼굴을 가까이 갖다 대시라고 할 겁니다.

 

2. 측정 받으시는 분의 얼굴에 검은 색이 많으면(검은 색 마스크, 머리카락) 얼굴 인식도 잘 안 되고, 열도 잘 측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머리가 이마를 가리는 경우 화면에 다른 뜨거운 물체가 잡히면 그 물체의 온도를 재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마가 잘 보이는 경우는 가려진 경우와 달리 주변에 다른 뜨거운 물체가 있어도 잘 반응하지 않습니다. 즉 측정하실 때 얼굴이 이마와 함께 온전히 보이는가 아닌가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측정 받으시는 분 뒤로는 뜨거운 물체를 두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3. 이 기계에서 "36.x 도"가 뜬 것은 그냥 "열이 없다"를 말하는 것이지 실제 온도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일하는 동안에 사진을 갖다 대고 온도가 36.x도가 떴다고 뭐라하시는 분들이 요즘 너무 많아서 조금 피곤합니다. 제가 실험한 바로는 연예인 사진이나 심지어 리제로의 스바루 얼굴을 가져다 대도 36.x가 뜹니다. 제 이마에 얼음으로 식혀서 온도를 측정해도 36.x가 뜹니다. 즉 진짜 뜨거운 열원이 없으면 모두다 36.x로 뜹니다.(여기서 36.x에서 x는 5이하의 한자리 숫자입니다.)

 

4. 요즘 날씨가 점점 쌀쌀해져서 그런지(혹은 에어콘 바람을 많이 쎄서 그런지) 피부 표면 온도가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 분들보다 여자 분들이 그런 경우가 많네요. 바람이 많이 닿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기계 말고 다른 적외선 체온계로 재도 생각보다 낮게 나오시는 분들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36.6~9 나오면 귀로 재는 체온계로 다시 측정합니다. 

(반대로, 8월 중순 때는 날이 굉장히 덥고 태양이 높을 때는 기계가 37.x로 잡는 경우가 많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측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쉬는 날에 이것 저것 실험해 봤습니다. 뉴스에 나온 실험도 대략적으로 다 따라 해봤습니다. 

제 결론은 좀 가까이 와서 이마 까고 측정하면 다른 적외선 체온계랑 큰 차이 없이 측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냥 이 기계 안 쓰고 체온계 들고 일일이 측정하면 안 되냐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기계를 계속 사용하는 쪽이 훨씬 안전하고 편합니다. 하루에 몇 백명 열체크하고 방문기록 작성하고 안내하는 과정에서 노인분들, 외국인, 아이들, 임산부들도 많아서 아주 당연히 접촉을 적게 할 수록 좋으니까요.

 

저는 ytn 뉴스가 까는 것에 너무 집중할 뿐,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계를 어떻게 사용하면 괜찮은가를 이야기 하지 않은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좀 악의적인 부분들도 많이 보이네요. 저는 이 기계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먼저 안내 받고 그것에 대하여 반박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기계에 대한 설명서도 안 읽고 욕하는 것은 환상에 기댄 무의미한 비판일 겁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1. 기계가 안 좋아서 1m가 아니라 하얀 얼굴선에 꽉 차도록 가까이 얼굴을 갖다 대야 한다.

2. 열체크 때 이마까고 재야 한다. 검은색 마스크는 너무 올려 쓰면 얼굴을 못찾는다.(이럴 경우 열 있는데도 정상 뜬다.)

3. 이 기계가 말하는 36.x는 걍 뜨거운 거 못 찾았다는 말이다. 실제 체온이라 생각하지 말자.(제발 체크하는 사람에게 사진 좀 그만~!)

4. 피부 표면 온도는 기온, 땀 등에 영향을 어느정도 받는다. 자신이 열이 있으면 기계에 상관없이 꼭 체크하는 사람에게 알리고 지시를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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