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산지 벌써 십년째..
그것도 샌프란에 살다보니..
한국에서 출장오는 친구들도 많고, 혹은 샌프란이 관광명소로 소문나다보니(사실 전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관광오는 친구들도 있고 혹은 외국에 사는 비루한 독거노인네가 궁금해서 겸사겸사 놀러오는 친구들
혹은 친척어른들등등등
그들을 큰 분류로 나누자면..
내가 한국에 나갈때마다 이제 다 결혼하고 자식도 있어서 모이기 힘들지만..
어떻게든 바쁜와중에도 술 한잔이라도 악착같이 하는 친구들도 있고..
혹은 드문드문 소식만 가끔 듣는 친구도 있으며..
아예 친하다고 말하기 힘든 부류도 있고..
그래도 누가 온다고 할때마다(적어도 1년에 한두번 많으면 8팀을 상대했던 적도 있네요)
최선을 다해 반겨주려고 노력하지만..
그 중엔 정말 대책없이 와서 온갖 민폐란 민폐는 다 끼치고 가는 부류도 있습니다.
3일전에 바로 그런류의 친구라기도 민망한 녀석이 한국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교회친구였지만 서로 그다지 친하진 않았던 사이..
굳이 따지자면, 핸드폰에 번호 저장은 되있지만 서로 연락은 한번도 없었던 사이의 친구정도랄까..
하여간 그녀석이 나랑 친했던 교회친구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물어 저한테 연락한거였습니다.
'나 9월 20일에 샌프란에 간다 혹시 재워줄수 있나?'
'그래 근데 너 혼자 오냐?' -> 전 당연히 재워달라길래 혼자 오는줄 알았음.
'아 와이프랑 애기 둘인데..'
'그러냐 그럼 호텔 잡는게 편하지. 방 두개짜리라 나는 괜찮은데 여자친구가 불편해할거 같다'
'에이 그러지말고, 니 집이라면서 좀 재워줘'
'뭐 일단 여자친구랑 상의해보고..카톡해줄께. 그건 그렇고 오랫만이네. 결혼한것도 몰랐으니..'
-> 그간 연락도 없었는데 덜컥 재워달란 소릴하니 좀 비꼬려는 의도도 있었는데
'아 한국에선 사는거 다 똑같지 뭐 ㅎㅎ 넌 잘 지내냐? 가면 샌프란 안내도 좀 해줘 볼게 많다면서'
.
.
.
.
.
.
.
.
.
.
.
.
머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얘기 잇엇는데 좀 거지근성같은 얘기들뿐..ㅡ.ㅜ
제가 백수도 아니고 하물며 관광가이드도 아니고 여관집 주인도 아닌데..
어줍잖은 친구가 이렇게 말하니 저도 그냥 짜증이나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너한테 빚진게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친했던 것도 아닌데,
내가 널 집에 재워주고 관광가이드까지 해주는건 아닌거 같다.
샌프란 놀러온다니 잘 놀다가라' 하고 확 전화 끊었네요.
외국에서 사는게 죄도 아니고 제가 접대할 의무를 가진것도 아닌데..
가끔 저렇게 무례한 사람들이 있곤 하는데..
저렇게 말하고 가니 진짜 십년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듯..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