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으로 그 입술에 뽀뽀 한 번 하고 싶었지만, 타지역에 살고있는 여자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오빠, 아이스크림 사러 나갔다 올래요?"
A는 술때문에 벌게진 얼굴로 말했고 나도 술을 좀 깰겸 바로 밑의 편의점에 다녀오자며 나왔다
편의점에 도착해서 어떤 아이스크림을 고를까 고민하던 찰나, 누군가 내 손을 살포시 잡았고
깜짝놀라 보니 A가 "술마셨을땐 역시 메로나죠?" 라며 눈은 아이스크림에 고정한 채 내 손을 잡고 있었다.
속으론 많이 놀랐지만, 태연한 척 하며 아이스크림을 계산하고 다시 술집으로 A와 올라갔고, 문 앞에서 손을 놓고 들어왔다.
한 두 시간이 더 흐른 뒤, 막차시간이 되어서야 모임은 파할 분위기가 되었고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은 나와 A는 같이 걸어갔다.
A는 신이 났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렸고, 나는 아까의 상황이 생각나 어색해서 괜시리 딴청을 피웠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A는 씨익 웃으며 다시 손을 잡았고, 나도 그 상황이 싫지만은 않았다.
"나 어떻게 생각해요, 오빠?"
집으로 가는 방향에 있던 모텔촌 앞에서 A가 멈춰서며 말했고, 나는 그냥 친한 동생이라고 말했다.
A는 혼자서 다시 살짝 웃더니 친한 동생이랑 손잡고 다니냐며 잡고있는 손을 붕붕 흔들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어버버거리고 있는데, A가 내 목을 감싸더니 단숨에 끌어당겨 입술을 맞댔다.
술냄새가 섞였지만 부드러운 입술의 촉감이 기분 좋았고,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A와 나는 자연스레 바로 앞에 있던 모텔로 들어갔고,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더욱 격정적으로 키스를 나눴다. 여자친구가 생각났지만 A의 혀를 탐닉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모텔방에 들어와서 서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A의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감상했다.
A는 싱긋 웃더니 아래로 내려가 나의 사타구니 사이에 손을 집어넣었고, 혀로 천천히 메로나를 빨듯 움직였다.
메로나를 생각하니 아까 술자리에서 먹은 메로나가 생각나고, 그 빙과류의 역사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메로나는 1992년 대한민국의 빙그레에서 출시한 막대 아이스크림으로, 초기의 메로나는 멜론맛이 아닌 참외맛이었다. 당시 동남아시아를 벤치마킹하던 빙그레가 멜론과일에 주목하여 생산했지만 한국에서는 멜론이 생소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참외맛에 가까운 메로나였다.
패밀리마트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메로나는 2007년 가장 많이 팔린 항목 8위에 위치했으며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싱가폴, 파라과이, 필리핀, 중국,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에서 볼 수 있다.
수출용 메로나는 메론맛, 바나나맛, 딸기맛, 망고맛이 있고 미국에서도 현지생산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는 "올 때 메로나"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어 빙그레에서도 이를 의식했는지 메로나 포장지에 "All that Melona"라는 문구가 씌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