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 깊이 열심유전자라는 것이 없어서 노력이 잘 안되는 여징어입니다.
그동안은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커버쳐 주는 입장이었고
나는 그냥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따까리여서 책임질 일도 많지 않았지요.
그런데 너무나도 급격하게 상황이 바뀌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너무 큰 책임을 맡게 되었고
그 누구도 저를 커버쳐주지 않아요.
너무 외롭고 무섭고..
...
대학교 때 고학번이 되어 동아리에서 중책을 맡았고
그때도 도망쳐서 선배가 꺼내줬었거든요
반 강제로 꺼내서 끝까지 책임을 완수 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그때 생각했죠.
아 난 노답이다.
어쩜 이렇게 무책임하고 겁만 많을까.. 했었는데
요즘 조금 다시 느끼고 있어요.
일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 투닥투닥 거리다가
누군가가 일의 결과에 대해서 묻기 시작하면 심장이 쫄깃하고
도망가고 싶고 막 그래요.
며칠전에도 대표님이 일의 결과에 대해서 물으시는데
스트레스가 확 올라와서 도망치듯이 퇴근 했거든요.
사실 이게.. 제가 일을 열심히 해서 당당하면 쫄리지 않아도 되는데..
아니, 일을 열심히 하기는 했어요.
원래 열심히 살지 않았긴 했지만 어쨌든 살면서 손에 꼽힐만큼 열심히 했죠.
사수도 없이 시작한 회사 생활에 일을 배우겠다는 열정도 있고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 뭐 그랬거든요.
근데 저는 이렇게 주도적으로 이 업무를 해본 적은 없어서
많이 헤매고 시행착오도 많아서 대표님이 원하는 만큼의 퍼포먼스를 내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억울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잘하고 싶어요.
당당해지고 싶어요...
답은 하나밖에 없는건 잘 알아요.
제가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올때까지 해야한다는 거.
사수도 없고 후임도 없어 이 일을 수행할 사람도, 책임질 사람도 저 하나거든요.
그래도.. 누구한테 차근차근 털어놓지도 못하는 얘기..
오유에서라도 풀어놓고 싶었어요.
월요일도 이렇게 지나가네요.
모두들 남은 일주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렇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