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재팬이라는 사례로 글을 4개를 올렸는 데, 4개 모두 베오베를 갔네요.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사례라기 보다는... 댓글들을 보니
가볍게 국뽕 좀 마시고, 그런 건 좋은 데... 좀 과하신 분들도 계셨고요.
일방적인 혐일 콘텐츠를 생산하고 싶은 의도는 아닌 데...좀 그렇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 조금 적고자 합니다.
이글은 아래 댓글에 대한 답변이기도 합니다. 댓글 달린 글은 여기.https://analog-japan.com/bbs/board.php?bo_table=analog&wr_id=62
작년에 일본 은행들이 플로피 디스크 사용을 중지했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란 한국사람들도 많았을 겁니다.
20년 전에 그 플로피 디스크죠.
은행은 중단했지만 관공서는 여전히 사용중이고요 ㅎㅎ
겨울바다님이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신 것 처럼
종이 비행시간표 발행을 중단했다는 뉴스를 보며 '아직까지 비행시간표를 책으로 냈단 말이야?'라고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종이로 된 전철 시간표는 발행하고 있습니다.
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여기로 ^^ https://www.kotsu.co.jp/service/publication/jikoku/
아날로그 재팬,
비효율적인 것 맞습니다.
그런데 조금 시선을 바꾸면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디지털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용고객에 대한 책임있는 서비스!
아직까지 플로피 디스크를 가지고 오는 고객이 있으니 비효율적이지만 대응을 해왔고,
책으로 항공시간표를 보는 사람이 있으니 적자지만 발행을 해왔을 수도 있습니다.
몇년 전에 한국에 가서 영화티켓 자판기로 사는 데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카드가 안되어서 결국 영화를 못 봤네요.
어르신들이 햄버거 가게에서 기계로 주문하기 힘들어 하시는 것도 자주 보입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편리하겠지만,
한국은 디지털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한국은 효율 중시로 95퍼센트 손님이 만족하다면 5%는 포기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제외되는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불편은 개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한국에 본인 명의의 휴대폰이 없는 사람들....정말 불편합니다.
저도 1년에 한국에 며칠 없지만...하도 불편해서 개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즉, 한국은 본인 휴대폰에 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 하고는 별도로요.
아날로그 재팬 시리즈로 한국사람의 눈에 비친 황당하기까지 한 아날로그의 예를 들고 있지만,
이게 전부 조롱과 혐오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물론 아~주 비효율적이고 말이 안되는 황당함이 많습니다.
(하도 많아서 열받아서 이런 사이트 오픈할 정도로! 여러분보다 제가 제일 열받은 사람일 겁니다. ^^;;)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을 무턱대고 까내리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무인 우주선을 보내서 우주의 흙을 퍼오는 기술을 가진 나라입니다. 매년 노벨상을 배출하고요.
기술의 격차는 아직 있습니다.
전철이나 버스에서 휠체어 탄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직원이 메뉴얼에 따라 친절히 대응하며 누구도 시간 걸린다고 불평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장애인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이 적은 게 아니라 손쉽게 외출할 환경이 정비되지 않은 탓이지요.
장애인 승객을 고려하지 않은 빠듯한 배차시간을 짜는 회사,
빨리 안 내린다고 짜증을 내는 승객,
공간을 잡아먹는다고 슬로프 없이 만든 계단...
효율성은 한국이 훨씬 뛰어나겠습니다만, 이 경우 한국이 더 나은 사회일까요?
효율성이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어떨 때는 비효율적이라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날로그 재팬의 비효율성을 비판하는 건 좋지만 그 이면에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까지 조롱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의 글들이 그렇게 근본없이 조롱하는 듯이 보여졌다면 사과드립니다.
너무 무겁게 가지 않으려고는 합니다만, (열받기 시작하면 홧병으로 죽으니까...) 가볍게 취급하는 듯한 그런 것들이 불편하실 수 있겠네요.
저의 글들은 심각하게 한일 비교분석하는 그런 글은 아닙니다.
아...기술 선진국이라는 일본에 이런 측면도 있구나...하고 가볍게 봐주셔면 됩니다.
한국이 편하고 잘되어 있구나 하는 상대적인 만족감을 적당히 가지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지나친 국뽕은 몸에 해롭습니다ㅎㅎ
뭐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니까요.
이 글들이 모여서 나중에 일본이 정말 본격적으로 디지털로 전환하려 할 때 참고자료로 쓰여지면 좋겠다는 그런 기대도 있습니다.
일본 좋아? 싫어?
이런 폭력적인 이분법은 사양합니다. 좋은 부분도 있고 싫은 부분도 있습니다.
아날로그 재팬도 마찬가집니다. 아~주 비효율적이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적당히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막나가지도 않게...
힘든 그 아슬아슬한 선 위를 걷는 마음으로 앞으로 글들을 써 나갈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너무 선을 넘는다 싶으면 언제든지 브레이크 댓글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https://analog-japan.com/bbs/board.php?bo_table=analog&wr_id=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