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한테는 고등학생인 여동생이 있습니다.
저는 남징어고요.
저랑 나이 차이도 있고, 제가 최근 몇년간은 해외에서 살아서 솔직히 여동생이랑 많이 친하지는 않습니다.
어느날 동생 충전중인 아이패드를 우연히 봤는데 제가 보낸 카톡이 와있더군요.
그런데 제가 "오윾이" 이렇게 저장되어있더군요..
이게 뭐냐고 저도 모르게 언성을 높이면서 얘기하니까
자기가 하는 사이트에서는 오유하는 사람을 "오윾이"라고 불러서 재미있어서 그렇게 저장했답니다..
(제가 오유하는 걸 동생도 잘 압니다.)
그래도 제가 잘 타이르니 다시 "오빠"이렇게 바꾸긴 했습니다만..
무슨 사이트냐고 물어봤더니 메갈리아라더군요.
제가 그런 사이트하지 말라고 했더니..
오빠야말로 오유 같은 여혐 사이트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너 오유 와보기는 했냐. 오유는 여시같은 애들 혐오한적은 있어도 여성을 혐오한적은 없다..
라고 설명했더니, 오유에 가본적은 없긴 한데 메갈리아에서 무슨 캡쳐 같은 것을 봤다며
그걸로 오유를 일반화 시키더군요..-_-;;
오유에 와본적도 없으면서 오유가 여혐 사이트라고 하지를 않나, 저를 "오윾이"라고 저장해놓지를 않나..(솔직히 충격이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니, 내가 메갈에 가본적도 없으면서 멋대로 판단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저도 메갈에 가보았습니다. 거기에 베스트 같은 글을 살펴보았더니
솔직히 거의 다 눈쌀이 찌푸려질 지경이더군요..
말투도 일베의 것을 그대로 흉내내었고...
남성의 성기 사이즈로 열등하다며 조롱을 하질 않나, 자신의 아버지에게 "애비충"이라고 부르질 않나...
유저들끼리 서로 욕하면서 노는 것도 꼭 일베를 연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제 밤에도 동생이 밤에 아이패드만 들여다보면서 낄낄거리고 있기에
"너 또 메갈해?" 이렇게 물어봤다니 맞다고 하면서, 자기 글이 메념(오유의 베스트 혹은 베오베 같은 개념입니다)에 갔다고 자랑을 하더군요.
그래서 조용히 너도 "애비충"같은 단어를 쓰거나 하냐..라고 물어봤더니
자기는 그런 단어를 쓰지는 않는다면서.. 몇몇 개념 없는 아버지에게 쓰는 단어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동생이 제가 메갈리아에서 봤던 그런 종류의 글을 쓰고, 그런 종류의 글을 보며 동감하고 웃는다고 생각하니
이거 진짜 어떻게든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가 아직 시작한지는 얼마 안된거 같고, 원래는 착한 아이니 설득을 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이런 사이트를 한다고 부모님께 알리는 게 좋을까요?
(특히 아버지께는 아버지들을 "애비충"이라고 부르는 이 사이트에 동생이 간다는 것을 알려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입니다)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